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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의 짧은 리뷰
김성수 감독이다. , 보다 한껏 가라앉은 분위기를 들고 돌아왔다. 정우성과는 네 번째 만남인듯. 그간의 작품들에서 관객과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김성수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관객이 끼어들 여지를 남겨두지 않은 채 본인의 뚝심으로 오프닝 시퀀스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몰아붙인다. 아수라 혹은 수라는 불교의 육도 중 하나인 (아)수라도의 왕 격인 귀신이다. 수라도는 전쟁이 끊이지 않는 세계이다. 수라도에 떨어진 귀신들은 계속해서 싸운다. 나는 영화의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수라도에 떨어져있는 것처럼, 끊임없이 몰아치는 폭력을 휘감는 혼란스러움은, 가상의 시대에 가상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이 지나치게 사실적이기에 더욱 가중된다. 아수라는 머리가 셋이고 팔이 여섯인 귀신이다. 이야기..
일본식 드라마를 하이틴 성장물에 녹여내었다. 전교 꼴등의 '구제불능'인 쿠도 사야카(아리무라 카스미)가 츠보타 선생님(이토 아츠시)를 만나 명문 게이오 대학이라는 꿈을 가지고 꿈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연출은 의 도이 노부히로가 맡았다. 하이틴 장르는 다소 억지스러워지기 쉽고 또 관객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쉬운 장르다. 유치하고 뻔한 내용에 감동을 집어넣으려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하이틴 장르의 단점이 일본식 드라마를 만나니까 훌륭하게 상쇄되었다. 일본식 드라마는 자연스러운 감동이 있지만 이야기가 단조로워지거나 루즈해지기 쉬운데 그럼에도 하이틴 성장물의 장르적 요소 또한 하나도 놓치지 않고 두 개의 장르를 조화시킨 감독의 역량이 새삼 대단해보..
카페 소사이어티는 상류층이 주로 출입하는 고급 클럽의 멤버십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흔히들 '가장 중요한 업무 이야기는 담배를 피우면서 이야기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스캔들에 대한 정보 또한 상류층들의 '술 한 잔'에서 시작된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30년대의 뉴욕과 LA이다. 미국에게 1930년대는 영화 산업의 위대한 첫 걸음의 시작이며 동시에 재즈의 황금기로 기억된다. 영화 속의 할리우드에서도 우리는 익숙한 이름들을 듣게 된다. 메이어, 파라마운트, 워너 등등. 그리고 영화의 빈 공간을 재즈가 아낌없이 채워준다. 우디 앨런은 전혀 상반된 두 지역의 전혀 상반된 두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바로 꿈으로 사랑하는 뉴욕의 바비(제시 아이젠버그)..
굉장히 실망스러운 리메이크이다. 얼핏 생각하면 원작인 를 압축시킨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저 실망스러움만 가득하다. 본래 가 20세기 최고의 종교영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작된 시기를 감안하고서라도 엄청난 스케일의 박진감과 에둘러서 전달하는 기독교적 메세지였다. 하지만 은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 시대적 배경은 예수의 공생애 전후(A.D. 30)이다. 유대인의 귀족인 벤허(잭 휴스턴)의 입양된 형제 메살라(토비 켑벨)는 고향을 떠나 로마군에 입대하고 높은 지위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노예가 된 벤허가 노예로 살다가 어찌어찌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와 복수를 위해 메살라와 다시 싸우는 이야기다. 원작에 비해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유..
개봉 전 빵빵한 출연진으로 많은 이목을 끌었던 작품이다. 를 웨스턴 스타일로 리메이크 했던 을 다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무려 56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은 정통 웨스턴을 기대하고 본다면 장담컨대 분명히 실망스러울 것이다. 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앞서 웨스턴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야기가 우선되어야할 것 같다. 웨스턴 무비는 흔히 서부영화, 서부극으로도 알려져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미국판 사극 쯤이 적당한데, 미국은 그 역사가 짧아 사극을 다룰때 왕조보다는 임팩트 있는 사건을 위주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웨스턴은 주로 서부개척시대, 골드러시 등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정통 웨스턴 무비를 떠올리면 가장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백인 카우보이, 잔인한 인디언, 흑인 악당 등이다. 이..
에 이어 5년만에 개봉한 속편이다. 전편과 달라진 점은 주인공 아서 비숍(제이슨 스타뎀)이 킬러 생활에 환멸을 느낀다는 것과 늙었다는 것. 확실히 그동안 시리즈, 시리즈, 시리즈 등에서 보여줬던 스타뎀표 긴장감 넘치는 액션은 찾아보기 힘들다. 박진감도 짜임새도 부족한 액션이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안정적이다.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남자주인공 비숍, 비숍이 사랑하는 여자주인공 지나(제시카 알바), 과거의 원한으로 비숍을 응징하려하는 크레인, 크레인의 라이벌이자 비숍과 한 편이 되는 아담스(토미 리 존스). 세계 최고의 킬러답게 첨단 장비와 액션으로 무장까지 한 활극은 그야말로 킬러 액션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도 심심, 액션의 스케일도 심심하지만 짜임새는 생각보다 볼만하다. 평점은 6/10.
더 말해 무엇하랴. 지난 주에 개봉한 영화들 중 가장 최악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이 영화를 택할 것이다. , 등을 연출했던 강우석이라는 거장답지 않은 영화였다. 박범신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라고는 하지만, 전혀 맥락없는 이야기 전개에 넌더리가 날 정도이다. 우선 영화는 고산자 김정호(차승원)이 팔도를 돌아다니며 지도를 작성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게 끝이다. 이 영화의 매력은 오프닝 시퀀스에서 끝이 난다. 그 뒤로는 어린 고종을 왕위에 앉혀두고 수렴청정을 하는 흥선대원군(유준상)을 둘러싼 정치 다툼과 천주교 박해 등 구한말 조선의 시대적인 이야기만을 주워삼는다. 거기에 부성애, 애국심 등을 끼워넣으니 몸에 좋다는 것은 다 넣었지만 맛은 하나도 없는 이상한 영화가 탄생했다. 강우석 감독의 욕심이..
에 이은 후속편이다. 6년만에 나온 작품 치고, 굉장히 실망스럽다. 영화는 현실 세계에서 앨리스(미아 와시코브스카)의 행적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앨리스는 거울을 통해 다시 원더랜드로 들어가게 된다. 단점은 셀 수 없이 많지만, 나를 가장 실망하게 했던 것은 다름아닌 전편에 이은 동어반복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우리가 어릴때 한번씩은 읽어봤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없다. 전편에서는 '전사' 앨리스가 있었고, 이번에는 '도둑' 앨리스가 있다는 것이 다를 뿐. 더욱이 전편에서는 붉은 여왕(헬레나 본햄 카터)이라는 아주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악당이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에는 시간(사챠 바론 코헨)이라는 선도 악도 아닌 인물이 등장한다. 그것도 전작..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다. , , , , , 등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거쳐온 그의 작품을 논할 때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그의 뮤즈 이병헌과 송강호이다. 이병헌은 , , , 송강호는 , , 에서 각각 김지운 감독과 함께 작업한 이력이 있다. 그리고 그 작품들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김지운 감독의 수려한 연출 덕에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나 이번 작품인 에서 김지운 감독은 각본과 연출 뿐만 아니라 영화의 색감, 조명, 음악까지 영화의 모든 부분에서 한껏 힘을 준 것이 느껴진다.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영화는 감독의 역량과 스크린 속에 숨어있는 웅지를 느끼게 하는 법이다.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보다 감독의 기세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껏 일제..
참으로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와 고민하던 도중, 가을을 타는지 문득 '사랑'이라는 키워드에 꽂혀 이퀄스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괜찮은 선택이었다. 이름도, 필모그래피도 익숙하지 않은 감독이 SF 장르와 멜로를 어떻게 엮어낼까 조금은 걱정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훌륭하게 만들어낸 것 같다. 설정부터 살펴보자면, 의 설정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바로 '감정'을 질병, 즉 악의 근원으로 본 것이다. 주인공 사일러스(니콜라스 홀트)와 니아(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살아가고 있는 미래의 어느 시점, '선진국'에서는 감정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감정이 있는 사람들을 격리시키며 시민, 즉 이퀄들을 통제한다. 이퀄들은 각자 원하는 '작업장'에서 일을 하며 '선진국'은 이퀄들의 삶의 이유, 목적이 바로 우주를 탐사하는..
'그날 무너진 것은 터널만이 아니었다'라는 카피 프레이즈로 호기심을 자아내는 영화 . 서울과 가상의 공간 하도 신도시를 잇는 터널이 무너지면서 그 안에 갇힌 정수(하정우)와 그를 구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여러 이익을 위한 인간 군상을 그려낸 영화다. 그리고 김성훈 감독의 통찰은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김성훈 감독은 크고 작은 안전사고에서 우리가 봐왔던 여러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사고 피해자, 피해자의 가족, 피해자를 구하려는 구조대, 특종을 잡으려는 기자, 국회의원, 구조작업 중 사망한 구조대원, 그 구조대원의 가족, 관련 이익사업이 중단되어 피해를 보고 있는 사업자까지. 정수의 아내 세현(배두나)은 사고 직후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을 위한 식사 준비에 ..
내가 이 영화를 보기 전, 시사회를 통해 를 본 친구들로부터 어마어마한 혹평을 들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평에 휘둘리는 성격이 아닌지라 과감하게 봤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느낀 것은 생각보다 괜찮다는 것이었다. 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이다. '팀'을 강조하는 영화들(주로 스포츠 영화지만)에서 오합지졸들이 모여 이러쿵 저러쿵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하나의 팀으로 성장한다는 이야기는 와 완전한 동어반복이며 조금 멀리는 와도 대칭을 이룬다. 특히나 가 혹평을 듣는 이유는 에서 달라진 점이 종목과 성별이라는 것인데, 이는 정말 그러하다. 뭔가 어설픈 감독 오달수와 성동일, 팀의 에이스이지만 출신 때문에 갈등을 겪는 수애와 하정우, 에이스와 싸우다가 나중에 서로 동료로 인정하는..
동명 소설을 영화로 각색했다. 소설을 읽지 않아서 덕혜옹주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로 영화를 봤다. 짠했다. 일제의 압제 하에 힘없이 당해야만 했던 우리네 모습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라는 상징적인 인물로 드러낸다. 거기에 해방 이후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을 위해 입국을 금지하는 것까지, 덕혜옹주의 수난은 끝이 없다. 아쉬운 요소가 많다. 우선 친일파의 악행을 한택수(윤제문)만을 통해 드러내기에 극의 대립구도가 지나치게 명확해졌다. 이완용은 초반에만 살짝 나오고 끝나는 정도에 그친다. 그리고 급박한 상황에서 주저하다가 더 큰 위기에 봉착한다던지, 어어.. 설마.. 하는 순간마다 악당(한택수)가 나온다던지 하는 연출은 꽤나 구시대적이고 유치하다. 가장 ..
일루미네이션 군단의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일루미네이션은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안전한 구도를 그려서 완성하지만, 디즈니, 픽사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확연한 색이 있다. 바로 평이한 캐릭터 구도와 이야기를 압도하는 귀여움이다. 시리즈에 이어 스핀오프인 를 통해 그 특유의 귀여움으로 세계를 정복한 일루미네이션 군단은 4번째 작품인 을 통해 그 입지를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모두 제각기 특성이 있다. 일루미네이션은 그 사이에서 캐릭터의 매력으로 자신들만의 특성을 더욱 확고하게 다졌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한결같이 주인만 사랑하는 맥스(C.K.루이스), 어느날 주인이 데려온 듀크(에릭 스톤스트릿), 또라이 중의 또라이 토끼 스노우볼(케빈 하트), 식탐 끝판왕 클로이..
DC와 워너의, 에 이어 DC Extended Universe를 향한 두 번째 영화. 아주 실망이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 내러티브, 캐릭터들의 매력, 배우들의 연기를 모두 떠나서 '시리즈물'이 갖춰야할 가장 기본적인 것을 갖추지 못했기에 실망이다. 그것은 바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다. 앞서 언급했던 까지만 해도 의 슈퍼맨(헨리 카빌)의 절대적인 강함 앞에 한없이 무기력해지는 인간들, 그리고 인간을 대표해서 슈퍼맨에 맞서는 배트맨(벤 애플렉)이라는 소재로 마블과는 차별화되는 DC 특유의 다크함을 보여줬기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서 발판 역할은 충분히 수행하지 않았나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는 다르다. 첫 작품이 나와있는 상태에..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첩보물은 여러가지가 있다. 전통적인 007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최근에 히트했던 킹스맨 등. 그리고 그들은 각각의 매력이 있다. 본 시리즈는 본드 시리즈처럼 화려한 장비가, 킹스맨처럼 익살스러운 유머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다른 스파이 영화와 차별화되는 '액션'이 존재한다. 본 시리즈 전체의 내용은 이러하다. 주인공 제이슨 본이 있는데, 어느 날 눈을 떠보니 기억을 잃었고 생각나는 것은 스위스 비밀금고 하나 뿐. 거기엔 총이 있었고 기억을 찾아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알고보니 제이슨 본은 CIA 요원이었고, CIA 국장은 오히려 자신을 제거하려 한다. 은 기억을 찾은 제이슨 본이 불투명한 기억의 편린을 위해 CIA와 대립하는데 그 과정에서 본인은 몰랐던 ..
한국전쟁. 우리나라 전쟁영화의 단골 소재이다. 그만큼 이제는 다소 식상함이 없지않아 있다. 그래서 한국전쟁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이러한 식상함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리스크를 안고 간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 맥아더 장군이 출연하는 영화는 전무하다. 식상함 속에서 신선함을 찾은 영화라 하겠다. 전반적인 흐름을 본다면 안전하고 충실하게 공식에 따른 영화다. 이 흐름이 어색하지 않은 것인 기존 전쟁영화의 흐름을 안전하게 따라갔기 때문이다. 지휘관이 겪는 어려움, 작전의 일선에서 주인공이 겪는 어려움, 적을 배신하는 조력자. 틀에 박혀있다. 인물들의 구도 또한 지나치게 평면적이다. 주인공 장학수(이정재)는 끝까지 선하고, 주인공의 적 림계진(이범수)는 끝까지 악하다. 그리고 맥아더(리암 니슨)은 관결같이 ..
호불호가 꽤나 갈리는 영화다. 충무로에서 그간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는 좀비가 그 소재이기에 더욱 그렇다. 나는 '좀비물'하면 나 같은 작품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압도적이고 위협적인 좀비들 앞에서 무력한 먹잇감으로 전락한 인간의 모습이 꽤나 이질적이라서 그런 것일까. 영화는 얼핏 징글징글한 좀비들과 맞서는 압도적 무력의 '진 동석 무쌍'을 보는 기분이 든다. 주먹을 휘두르고 목을 꺾고 저 멀리 던져버리는 마동석의 전투력은 프리저도 당황할만한 전투력을 보여 준다(호오.. 전투력이 계속 올라가는군요?). 하지만 이 영화, 은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인간성'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다. 먼저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석우..
여름철 피서영화로 딱 적당한 영화가 나왔다. 사실 소재 자체는 아주 익숙하다. 시리즈에 이어 , , 좀 더 넓은 분류로는 시리즈까지 물 속에서 먹잇감이 되는 인간(특히 비키니 입은 여자)은 그간 수없이 반복된 이야기다. 하지만 이후로 빛을 본 영화가 없는 것이 현실. 간만에 제대로 된 상어 호러 영화다. 이런 저런 사연을 가진 주인공 낸시(블레이크 라이블리)기 멕시코의 어느 외딴 해변으로 놀러 갔는데 여차저차하여 상어와 조우하고 암초 위에 고립되는 이야기다. 상어 때문에 꼼짝도 못하는 상황에서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원맨쇼는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마력이 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연기 외에도 암초와 간조, 만조라는 한정적인 시공간이 긴장감을 더해준다. 시간제한이 있는 게임은 언제나 스릴 넘치는 법이니..
나는 자연재해 영화를 좋아한다. 대부분의 자연재해 영화는 해당 자연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 나오거나 원리를 좀 더 명확히 이해했을 때 나오기 때문에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자연현상에 대한 영화는 일종의 교육영상이다. 이 영화는 노르웨이의 피오르드 지형을 배경으로 한다. 원리는 단순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하수가 흘러나가고 지표 아래에 텅 빈 공간이 생기면서 지각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다. 지표에서는 암석 애벌런치가 발생하는데 이때 흘러내리는 암석들이 빙하호에 떨어지면서 고도 80m에 달하는 쓰나미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는 충실하게 공식에 따랐다. 재난이 발생하고, 뿔뿔이 흩어진 가족은 서로를 찾아 나서는데 그 과정에서 가..
제목이 주제를 잘 함축하고 있는 영화. Demolition은 파괴를 뜻한다. 아내를 잃은 남자의 심경변화를 그린 영화다. 사실 제목 말고도 주제를 드러내는 다른 요소가 있다. 바로 데이비스(제이크 질렌할)의 장인 필(크리스 쿠퍼)가 데이비스에게 하는 말이다. '뭔가를 고치려면 전부 분해한 다음 중요한게 뭔지 알아내야 돼'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데이비스가 캐런(나오미 왓츠)를 만나면서 그의 모든 것은 파괴된다. 어느 순간부터 데이비스는 정장 대신 작업복을 입고 나오며, 철거 현장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사무실을 분해하며 종국에는 집까지 파괴한다. 마지막에 가서 실은 아내를 정말로 사랑했음을 고백하는데 이 과정에서 데이비스의 심경변화가 표정과 배경음악 등 온갖 장치들로 드러나는게 감상 ..
다시 돌아온 호스맨. 전편보다 더 화려해진 마술로 돌아왔다. 하지만 단지 그뿐. 화려한 마술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형편없어졌고 돛을 잃어버린 영화는 표류한다. 우선 제시 아이젠버그와 우디 해럴슨을 제외한 호스맨의 구성이 바뀌었다. 전편에서 조수에 그쳤던 데이브 프랭코가 호스맨으로 승진(?)했고, 뉴페이스 리지 캐플란이 새롭게 합류했다. 예고편에서도 나왔던 카드마술이나 빗방울을 멈추는 등 마술 자체는 더욱 화려해졌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재미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의미없는 설명이 너무 많다. 이 영화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케이퍼/서스펜스 영화다. 서스펜스 영화에 지나치게 많은 설명이 담기면 장력을 잃어버린 기타줄처럼 의미없는 소리만 허공에 맴돈다. 딱 그 꼴이다. 마술 장면 외에 무엇이 남는..
시청률에 죽고 사는 방송가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내부고발적인 영화에 그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분명 이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진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별로다. 은 서스펜스가 숨어있는 영화다. 그것도 이중, 삼중으로. 하지만 그 서스펜스가 영화의 주제를 흐린다는 것이 문제다. 인물들의 표면적인 동기는 아주 단순하다. '돈', '성공', '타인의 인정'이라는 욕망. PD인 이정진도, 방송사 사장인 송영규도, 병원장인 이희진도, 도준의 아내 강예원도 제각기 선명하고 분명한 동기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최후의 5분에 모습을 드러내는 진실은 모두의 욕망을 덮어버리고 욕망으로 인해 나타나는 방송가의 부조리함을 흐지부지하..
의 후속작으로 나온 영화, . 에서 말린이 니모를 찾는 것을 도와주었던, 단기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도리가 가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물론 쉽지 않은 여정이다. 도리의 단기 기억상실증은 관객들에게 고구마 수백개를 단 한 씬에서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 리뷰에서는 해양 생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로 를 해석하고자 한다. 가장 대비되는 인물(?)은 말린과 도리이다. 기억상실증이 있는 도리에게는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기억의 편린이 아주 소중하다. 그리고 그 기억의 조각에서 도리는 오랜 시간동안 잊고 지냈던 부모님을 발견한다. 도리에게 있어 이 기억을 놓치는 것은 아마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말린은 지킬 것이 있는 가장이다. 지킬 것이 있는 인간, 특히 자식이 있는 부모는 매..
에서 유승호에게 실망이 컸던지라 솔직히 기대는 하지 않았다. 거기에 시우민이라니! 왜 아이돌을 자꾸 영화판에 데려오는건지.. 조재현, 고창석, 라미란 등의 조연 라인업에 기대를 걸고 봤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절반의 성공이다. 훌륭한 조연에, 흥미로운 소재, 그리고 케이퍼 무비라는 장르적인 이점을 가지고도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을 얻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믿음직한 주연의 부재이다. 리뷰에서 언급한것처럼 유승호는 분명하게 사극과 맞지 않는다. 물론 이 영화는 정통 사극이 아니다. 적당히 코믹하고 적당히 능청스럽다. 하지만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유승호는 능청스럽기만할뿐 주연이 갖춰야할 무게감이 없다. 시대극, 특히 사극에서는 그러한 무게감이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또다른 문제는 케..
제목이 이 영화의 전부다. 무진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인간 사냥. 이우철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감독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할매(예수정)이 발견한 금맥을 동근(조진웅)이 동료들에게 알리고, 동근의 쌍둥이 동생 명근(조진웅)이 엽사들을 데리고 산을 오르는데 그들을 막는 할매를 죽이고 그 장면을 문 반장(안성기)가 목격한다. 게다가 할매의 손녀 양순(한예리)마저 엽사들에게 쫓기게 되는게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명근의 무리는 문 반장과 양순을 '사냥'한다. 이 과정은 인간성의 상실을 의미한다. 이를 가장 잘 반영하는 인물이 세인(권율)이다. 초반부에는 그저 구두가 더러워지는게 싫은 샌님에 불과했던 그는 서사가 진행됨에 따라 죽은 동료의 신발을 주워신고, 총을 들기만 해도 ..
배우 김혜수의 마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타짜에서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외치던 정마담도, 차이나타운에서 김고은에게 '증명해봐'라고 카리스마있게 말하던 엄마도 아니다. 푼수 팔푼이 톱스타 고주연을 연기하는 김혜수는 '이 배우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연예계 대표 진상으로 통하는 고주연(김혜수)의 돌발적인 행동과 이에 휘말리는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예계 일이라 일반인들에게 많이 와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연예인의 일'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일을 다룬다. 이 영화가 던지는 주제는 바로 관계의 회복과 인간성, 그리고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다. 우연히 산부인과에서 만난 임신한..
결론부터 말하면 실망스럽다. '타잔'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는 '거친 밀림의 왕' 같은 느낌이다. 맹수로 가득찬 정글을 거침없이 누비며 또한 야생의 고릴라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인간을 만나지 못한 남자. 그런데 에서 타잔(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은 영국의 귀족이며 아프리카의 부족과 친하고 또한 다른 부족과는 적대적인 관계를 가진 '정치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캐릭터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작은 이유이다. 스토리 또한 굉장히 정치적이며 '인간적'이다. 유럽의 제국주의가 아프리카를 침략할 때 원주민을 노예로 삼고 무분별하게 다이아몬드를 착취하려는(가 생각나는 구절이다) 벨기에. 그런 전략의 선봉에 서서 총독 자리를 노리는 롬(크리스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