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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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번째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 The Legend of Tarzan, 2016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6. 7. 3. 17:55



결론부터 말하면 실망스럽다. '타잔'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는 '거친 밀림의 왕' 같은 느낌이다. 맹수로 가득찬 정글을 거침없이 누비며 또한 야생의 고릴라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인간을 만나지 못한 남자.

그런데 <레전드 오브 타잔>에서 타잔(알렉산더 스카스가드)은 영국의 귀족이며 아프리카의 부족과 친하고 또한 다른 부족과는 적대적인 관계를 가진 '정치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캐릭터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작은 이유이다.

스토리 또한 굉장히 정치적이며 '인간적'이다. 유럽의 제국주의가 아프리카를 침략할 때 원주민을 노예로 삼고 무분별하게 다이아몬드를 착취하려는(<블러드 다이아몬드>가 생각나는 구절이다) 벨기에. 그런 전략의 선봉에 서서 총독 자리를 노리는 롬(크리스토프 왈츠)이 타잔과 적대 관계에 있는 부족의 신뢰를 얻기 위해 타잔을 초대하지만 타잔은 잡지 못하고 제인을 납치하는데 타잔이 제인(마고 로비)을 구하러가는 그런 내용이다.

우선 악역이 너무 단순하고 평면적이다. 관객의 입장에서 롬은 '그냥' 나쁜 놈이다. 거기에 원주민들이 개입하면서 정글을 배경으로 한 '자연과 인간의 싸움'이(타잔은 자연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과 인간의 싸움이 되어버렸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탐욕스러운 영국의 상원의원들에 더불어 뜬금없는 윌리엄스 박사(사무엘 L. 잭슨)의 존재는 결과적으로 '노예제도를 폐지한 평등을 추구하는 진정한 정의의 사도 미국'의 이미지를 영화 전반에 투영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우리가 원하는 '타잔'이 아니다.

내가 원했던 타잔은 동물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탐욕스러운 인간들을 동물들과 함께 무찌르는 타잔이다. 감독도 그런 타잔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지 결국 동물을 이용하기는 한다. 하지만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타잔과 적대 부족장(디몬 하운수)의 싸움이다. 1999년에 개봉한 디즈니의 <타잔>이 훨씬 재미있다.

영상 기술과 배우의 퀄리티는 있지만 결과물은 이런 졸작. 차라리 생각없이 볼 수 있는 화끈한 활극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타잔은 어디가고 존 클레이튼만이 남았다. 평점은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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