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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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번째 영화, 매그니피센트 7 The Magnificent Seven, 2016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6. 9. 16. 21:11



개봉 전 빵빵한 출연진으로 많은 이목을 끌었던 작품이다. <7인의 사무라이(1954)>를 웨스턴 스타일로 리메이크 했던 <황야의 7인(1960)>을 다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무려 56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매그니피센트 7>은 정통 웨스턴을 기대하고 본다면 장담컨대 분명히 실망스러울 것이다.

<매그니피센트 7>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앞서 웨스턴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야기가 우선되어야할 것 같다. 웨스턴 무비는 흔히 서부영화, 서부극으로도 알려져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미국판 사극 쯤이 적당한데, 미국은 그 역사가 짧아 사극을 다룰때 왕조보다는 임팩트 있는 사건을 위주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웨스턴은 주로 서부개척시대, 골드러시 등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정통 웨스턴 무비를 떠올리면 가장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백인 카우보이, 잔인한 인디언, 흑인 악당 등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웨스턴 무비는 인종 차별로 꽤나 많은 비판을 받아왔고, 이후에 이러한 부분들을 참고해 '수정주의 서부극'이라는 장르가 개척되었다. 하지만 수정주의 서부극에서도 이어지는 웨스턴 무비의 특징은 바로 '결투'다. 주인공은 일대일, 일대 다수, 혹은 다수대 다수로 결투를 하고 승리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것이 웨스턴의 특징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매그니피센트 7>은 수정주의 서부극이라는 장르적 틀마저 박살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들은 반드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반드시 선한 주인공은 전통적인 웨스턴 무비의 클리셰이다) 주조연 7명의 인종 또한 다양하다. 메인 주인공인 샘 치좀(덴젤 워싱턴)은 흑인, 동양인 칼잡이 빌리 락스(이병헌), 원주민, 멕시칸까지 다양한 인종들이 선한 역에 선다(이또한 기존의 클리셰를 완전히 박살내는 설정).

그리고 주인공들은 결투로 결착을 짓지도 않는다. 영화의 대미인 마지막 15분 대규모 총격전은 cg처리를 하지 않은 사실적 액션으로 제법 훌륭한 박진감을 선사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시공간적 배경만 웨스턴이라는 것이다. 골드러시라는 시간적 배경, 서부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농부들을 괴롭히는 부자 백인을 응징하는 과정에서 동료를 모으고, 전략을 설정하는데 긴장감이 지나치게 부족한 것은 연출의 문제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백악관 최후의 날(2013)>이라는 역대급 의미없는 액션 영화를 만들어냈던 안톤 후쿠아 감독이 또다시 덴젤 워싱턴, 크리스 프랫, 에단 호크 등의 명배우들을 가지고 실망스러운 액션을 만들어냈다. 서부극이라는 뼈대 위에 나름의 위트를 버무리고 총격 액션이라는 살을 입혀 완성하려 했겠지만 마지막 15분을 제외하고 이 영화에서 남는 부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마치 전쟁영화를 떠올리게끔하는 액션의 스케일은 웨스턴 팬에게는 뒤통수를 후려치는 믿는 도끼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시원시원한 액션과 배우들의 열연은 나름 봐줄 만 하다.

이야기도 메세지도 없는 서부 액션 '판타지'. 평점은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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