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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의 짧은 리뷰
[MOVIE TODAY] 46번째 영화, 길 (2017) 은 세 유형에 대한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다. 하나의 세계관에서 세 개의 단편이 합쳐진 장편인데, 대체 왜 서로 다른 세 개의 이야기를 하나의 세계관에 우겨 넣었는지 모르겠다. 은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한다. 그 사진에는 순애, 수미, 상범이 찍혀있다. 1부는 순애(김혜자)의 이야기다. 순애는 외롭다. 자녀를 다 키워 내보내고, 혼자 도시생활을 하면서 외로워한다. 수미는 사람들의 정이 그리워 가전제품을 고장내고 AS기사를 부른다. 자신의 생일, 혹은 다른 기념일마다. 억지다. 2부는 상범(손재호)의 이야기다. 상범은 빵집을 차렸다. 창업을 도와주는 코디네이터(지안)에게 자신의 첫사랑 순애를 비춘다. 순애를 좋아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넣은 건 아마 상..
[MOVIE TODAY] 45번째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2017) 필자는 홍상수의 필름을 모른다. 는 필자가 처음으로 접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다. 이를 테면 홍상수라는 사람을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였는데, 홍상수의 첫인상은 굉장한 달변가다. 흔히들 ‘이병헌을 연기로는 깔 수 없다’고 한다. 홍상수도 같다. 연출가로서, 각본가로서 홍상수를 욕할 수는 없다. 홍상수는 1996년 로 데뷔해 21년간 19편의 연출과 각본을 맡아왔다. 이른바 연출을 겸하는 작가인 셈이다. 그리고 그 중 11편이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할 정도이니, 예술영화 장르에서 홍상수라는 이름이 가지는 작가적 매력, 연출가적 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이 가능하다. 는 유부남 영화감독과 스캔들 이후 해외로 잠적해 있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
[MOVIE TODAY] 44번째 영화, 보스 베이비 (2017) 어린 아이의 시점으로 풀어낸 이 이야기는 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복적인 캐릭터로부터 긴장감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나 시각을 약간만 비틀어주면, 이 이야기는 어느 날 동생이 생겨 부모의 사랑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어린 형의 방어기제가 망상으로 표현된 것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절반은 상상 속의 공간이다. 이쯤 되면, 현실이라 생각했던 공간이 상상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팀(마일즈 크리스토퍼 박시)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는 평범한 7살 아이다. 스스로가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이야기하는 팀의 이야기는 고릴라와 싸우거나 상어와 싸우는 일상을 보낸다. 팀이 상상 속에서 시간을 보낼 때의 파스텔톤 색감과 왜곡이 심한..
[MOVIE TODAY] 43번째 영화, 세일즈맨 (2017) 의 두 개의 공간적 배경을 가진다. 하나는 무대 위, 하나는 실제 삶이다. 에마드(샤하브 호세이니)와 라나(타라네 앨리두스티)라는 접점을 통해 현실과 무대는 기묘하게 교차한다. 영화는 무너지는 건물로부터 시작한다. 집은 가정을 상징한다. 평화로운 가정을 떠올릴 때, 보통은 집에서 오순도순 둘러앉아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연상할 것이다. 그런 집이 무너진다는 것은 에마드와 라나에게 앞으로 어떠한 시련이 닥칠 것을 의미한다. 초반의 사건 전개는 제법 빠르다. 부부는 연극 을 준비하고 있다. 집을 잃고, 극단 동료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집으로 들어간다. 극단의 일 때문에 에마드의 귀가가 늦어진다. 라나는 집을 정리하고 씻으려 하는데 ..
[MOVIE TODAY] 42번째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2017) @ 본 글은 과제 제출을 위해 쓰였기 때문에 평소와 달리 해석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 리뷰가 아닌 해석이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2012) 이전까지 단 두 편의 SF 영화만을 제작했다. 바로 (1982)와 (1979)다. 와 는 바로 그 의 속편이자, 프리퀄이다. 인간과 에이리언의 탄생의 기원을 밝혀간다는데, 3부작까지 예정되어 있다. 은 그동안 많은 속편이 만들어졌고 시리즈와도 콜라보 했을 정도로 ‘외계인’을 소재로 하는 SF 영화의 클래식이며 원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 원래 아버지가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아, 이거 물건이겠구나!’였다. 를 이해하기..
[MOVIE TODAY] 41번째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2017) 석조저택에서 두 남자가 마주치고, 이윽고 총성이 울린다. 이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다. 동시에 이 영화에 존재하는 두 개의 시간 축에서 한 이야기의 종착점이고, 한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은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한 이야기는 이석진(고수)과 남도진(김주혁)이 갈등의 주인공이고, 또 다른 이야기는 변호사 윤영환(문성근)과 검사 송태석(박성웅)이 갈등의 주인공이다. 큰 틀에서 요약하면, 이석진과 남도진의 갈등으로 인해 살인사건이 벌어지는데 이에 관한 재판에서 윤영환과 송태석이 싸우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 영화는 서스펜스고 법정물이다. 이 영화와 참 닮았다고 느낀 영화는 (1996)이다. 도 두 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물..
[MOVIE TODAY] 40번째 영화, 보안관 (2017) 은 (2012), (2012)의 연출부를 거쳐 (2014)의 조감독을 맡았던 김형주 감독이 연출로서는 처음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굳이 따지자면 데뷔작인 셈인데, 별로라는 느낌보다는 나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은 수사 중 실수에 의해 해고당한 경찰 대호(이성민)가 고향으로 내려가 마을의 해결사 혹은 오지라퍼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이 과거의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종진(조진웅)의 등장이다. 종진의 등장과 동시에 과거에 놓친 전력이 있는 일식(정만식)이 활동한다는 첩보와 마약이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대호는 주인공답게 수사에 착수한다. 경찰도 아닌 일반인이..
[MOVIE TODAY] 39번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2017) 2017년의 첫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첫 영화이자 MCU 페이즈 3의 3번째 영화인 (이하 )가 개봉했다. 개봉 당일 심야영화로 관람하고 집에 오면서 ‘평범하다’라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에 대한 찬양이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어서 놀랐다. 필자에게 는 시리즈 전체에 대한 복선을 많이 풀지도, 회수하지도 않은 작품이다. 스타 로드(크리스 프랫)의 출생의 기원이 밝혀지는, 또한 에서처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결속이 강해지는 내용이다. 우선 전체적인 플롯은 오이디푸스의 그것을 답습한다.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들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왕이..
[MOVIE TODAY] 38번째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2017) ‘궁 넘고 담 넘는 유쾌한 과학수사가 시작된다!’라는데, 과학수사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코미디만큼은 잘 잡은 것 같다. 그저 그뿐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 능력을 이용해 나라를 구한다는, 영웅주의 영화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플롯을 그대로 가져왔다. 안재홍의 어리버리한 연기는 덤이다. 우선 극의 완성도를 떠나서 필자에게는 배우들의 연기가 아쉬웠던 영화다.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중 김희원을 제외한 그 누구도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선균은 여전히 버럭 지르고, 안재홍은 여전히 어리버리하며, 주진모는 웃음 담당, 김홍파 · 김응수 · 조영진은 비열하다. 유일하게 김희원만이 그동안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았..
[MOVIE TODAY] 37번째 영화, 특별시민 (2017) 장미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야말로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들의 테크닉적인 부분을 녹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언변과 유세 뒤에 ‘있을 거라고 의심이 가는’ 상황들을 녹여내니 변종구(최민식)가 박경(심은경)을 영입한 이후로 영화는 시종 극한의 드라마를 달린다. 은 헌정 사상 최초로 3선에 도전하는 서울시장 변종구의 이야기다. 당연히 공간은 서울특별시다. 공간적 배경에 의해 ‘특별시민’이라는 제목은 서울특별시의 시민이라는 의미와 특별한 시민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둘 중 어느 것에 힘을 실어주느냐는 온전히 관객의 몫이다. 이 기존의 정치권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과 달리 맥락으로 유추할 수 있는 특..
[MOVIE TODAY] 36번째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2017) 패밀리 비즈니스가 돌아왔다. 2001년 빈 디젤과 故 폴 워커로 시작한 시리즈는 16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8명의 대가족이 됐다. 故 폴 워커가 사망한 지금은 빈 디젤만의 시그니쳐 브랜드가 됐지만. FF8의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전 시리즈들을 쭉 훑어볼 필요가 있을테다. (2001)에서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는 LA 뒷골목에서 그저 드래그 레이싱을 하는 폭주족이었다. 사복 경찰 브라이언이 등장한다. 레이싱만을 즐기는 선량한(?) 폭주족과 강도행위를 일삼는 폭주족, 그리고 경찰의 이야기이다. (2003)는 FF1에서 도미닉을 놓아준 브라이언의 이야기다. 브라이언은 경찰 배지를 반납했고 마이애미 연방정부는 이들에게 전과 세..
[MOVIE TODAY] 35번째 영화, 아빠는 딸 (2017) 또 ‘바디체인지’다. 올해도 두어 편의 바디체인지 장르가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임팩트가 컸던 작품이라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리뷰 보러가기)일 것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이성간 바디체인지 중에서 이 영화가 가지는 독특한 설정이라면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뀐 것이 아닐까 싶다. 아빠와 딸은 대척점에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가깝고도 먼 사이다. 우선 남자와 여자라는 차이점이 있고, 회사원과 학생이라는 사회적 지위의 차이, 아버지와 딸이라는 가정에서의 지위 차이, 40~50대와 10대라는 나이 차이, 70~80년대와 2010년대라는 세대 차이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의 아버지’가 가지는 이미지가 있다. 무뚝뚝하고, 표현 잘 못하..
[MOVIE TODAY] 34번째 영화, 로즈 (2017) 무속인들 사이에서 ‘화기가 있다’라고 한다. 특유의 색기와 매력으로 원하지 않아도 남자가 꼬이는 여자를 표현하는 말이다. 로즈(루니 마라)가 딱 그런 여자다. 1943년의 아일랜드가 배경이다. 보수적인 아일랜드의 분위기 속에서 남자가 꼬이는 로즈는 여러모로 눈엣가시다. 로즈와 함께 살고 있는 이모는 로즈의 염문을 견디다 못해 로즈를 숲 속에 있는 헛간 같은 집에서 홀로 지내게 한다. 마을의 건달도, 곤트 신부(테오 제임스)도 뿌리친 로즈는 어느 날 마이클(잭 레이너)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로즈가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이유에는 곤트 신부의 역할이 컸다. 남몰래 로즈를 흠모하던 곤트 신부는 로즈의 집에서 마이클이 나오는 것을 보고 질투에 사로잡힌다..
[MOVIE TODAY] 33번째 영화, 랜드 오브 마인 (2017) 한 때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있다. 유저는 전지적 시점의 사령관이 되어 전쟁을 수행한다. 이러한 장르를 RTS, Real Time Simulation이라고 한다. 실제로 전쟁은 패배한 진영의 지도층이 처형당한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RTS 게임과 다를 것이 없다. 총칼 속에서 살이 찢기고 마음이 베이는 것은 나약한 민중이다. 히틀러와 나치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패배했다. 은 이 시기의 덴마크를 배경으로 한다. 포로로 잡힌 소년병들이 덴마크 해안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 이야기다. 영화의 가장 첫 장면에서 칼 상사(롤랜드 몰러)가 호송되는 독일군 포로를 핍박한다. 험한 욕설과 함께 얼굴을 곤죽으로 ..
[MOVIE TODAY] 32번째 영화, 라이프 (2017) ‘지구의 최후가 화성에서 시작된다.’ 자극적인 카피다. 정확히 말하면 자극적이었던 카피다. 자극적인 카피가 범람하는 요즘에야 누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아무튼 예고편으로 봤던 는 (2013)와 (1987)을 합쳐놓은 느낌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공간이 우주정거장이라는 점에서 를, 파멸의 인도자가 외계 생명체라는 점이 을 닮았다. 닮은 수준이 아니라, 이쯤 되면 카피 수준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우주정거장에 있는 6인의 우주인들은 화성의 토양 샘플을 채취해 그 속에서 외계 생명체를 발견한다. 이 생명체는 ‘칼빈’이라는 이름을 얻으며, 휴(앨리욘 버케어)의 주도 하에 포도당을 먹으면서 성장한다. 일정 수준 성장한 ‘칼빈’은 동면에 든다. 휴..
(2016)를 기억하는가? (리뷰 보러가기) 은 를 연출했던 이윤기 감독의 신작이다. 2005년 부터 9편째 연출을 맡은 작품이지만 필자가 이윤기 감독을 처음 만났던 영화는 다.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 예쁜 화면을 그려내는 능력도, 배우의 발성을 활용하는 능력도 훌륭하지만 그의 화법은 필자에게 용납하기 어려운 소재다. 필자의 두 번째 ‘이윤기’는 가뜩이나 나빴던 첫인상을 네거티브 저 멀리로 고착시켰다. 영화는 강수(김남길)가 아내 선화(임화영)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강수의 처남 영우(성준)가 전화를 하지만 결국 받지 않고 안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는다. 이후 강수는 평소와 같이 출근을 한다. 회사에서 영우는 강수를 기다린다. 영우의 ‘누나가 빨리 죽기를 바란 것 아니냐’는 물음에도 ..
30번째 영화, 13층 (1999) 우리가 사는 세계가 진짜 세계가 아니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 상상이고, 실제로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짐 캐리 주연의 (1998)이다. 는 트루먼(짐 캐리)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트루먼이 살고 있는 세상이 현실이 아닌 만들어진 세상이고, 트루먼은 ‘트루먼 쇼’라는 프로그램의 주인공이라는 내용이다. 어릴 때 이 영화를 봤는데, 아직도 그 반전이 주는 충격에 적응하지 못했다. 시리즈도 네오(키아누 리브스)가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곳은 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였고, (2010)은 다른 사람들의 꿈으로 들어가는 내용이다. 은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물리적 공간이다. 이곳에서 주인공 더글러스(크레이그 비에코)는 가상의 세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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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번째 영화, 보통사람 (2017)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살고 싶은 보통 사람. 추 기자(김상호)의 대사다. 이 영화의 주제를 담고 있는 대사라 명대사로 회자될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추 기자 만을 ‘보통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시대적 상황에서 가족을 위해 권력의 물살에 휩쓸리는 성진(손현주)도 보통 사람이다. 경찰의 강압적 수사에 시달리는 태성(조달환)도 보통 사람이다. 보통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인물은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뿐일까. 영화 속에서 성진에 대치되는 장치는 경찰서 마당에서 키우는 강아지다. 성진은 얼굴도 알아보지 못한다며 구박하지만, 후반부에서 복날을 맞아 보신탕이 돼버린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비춘다. 토사구팽. 성진의 상황을 정확히 나타내는 사자성어다. 감독은 규남으로 대표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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