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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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35번째 영화, 아빠는 딸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4. 14. 00:59

[MOVIE TODAY] 35번째 영화, 아빠는 딸 (2017)

 

바디체인지. 올해도 두어 편의 바디체인지 장르가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임팩트가 컸던 작품이라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리뷰 보러가기)일 것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이성간 바디체인지 중에서 이 영화가 가지는 독특한 설정이라면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뀐 것이 아닐까 싶다.

 

아빠와 딸은 대척점에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가깝고도 먼 사이다. 우선 남자와 여자라는 차이점이 있고, 회사원과 학생이라는 사회적 지위의 차이, 아버지와 딸이라는 가정에서의 지위 차이, 40~50대와 10대라는 나이 차이, 70~80년대와 2010년대라는 세대 차이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의 아버지가 가지는 이미지가 있다. 무뚝뚝하고, 표현 잘 못하고, 무덤덤하고, 가족에게 표현도 잘 못하고. 그러면서 짊어지고 있는 짐은 많아서 그 삶의 무게를 능히 짐작하지도 못하는 존재. 소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나무 같은 존재. 이게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 있는 아버지의 초상일 것이다.

 

딸은 또 어떠한가. 아니, 딸로 한정하지 말고 자녀로 보자. 머리가 굵어가면서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부모보다는 또래와 가깝게 지낸다. 부모 입장에서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통제도 안 되고, 당신은 잘못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아이는 당신을 이유 없이 미워하는 것 같고. 그런 이미지를 여고생에 투영시키며 아빠의 대립각을 세운다.

 

설정은 나쁘지 않았다. 주제도 나쁘지 않다. 몸이 바뀌고 서로의 삶을 체험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게으르다. 몹시 게으르다. 그냥 우화 수준에 머무른다. 판타지적 요소가 있으나 큰 비중은 없다. 결국 아빠와 딸이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드라마인데, 웬걸, 드라마 장르에서 드라마가 이렇게 빈약할 수가! 결국 코미디만 남아 한없이 혹사당한다.

 

신구, 도희, 허가윤, 박혁권, 김인권, 박명수 등의 캐스팅을 활용해 쉴 새 없이 웃음 포인트를 넣으려고 한다. 딸 도연 역을 맡은 정소민의 걸쭉한 아재연기나 윤제문의 아이돌 섹시 댄스는 꽤나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뿐이다. 코미디와 드라마 둘 다 잡을 수 없으면 둘 중 하나라도 살려야 하는데, 드라마가 축 쳐져버리니 코미디가 견인하는 모양새다. 코미디도 제대로 잡은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난국일 뿐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굳이 봐야할까? 평점은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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