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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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44번째 영화, 보스 베이비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5. 16. 01:18

[MOVIE TODAY] 44번째 영화, 보스 베이비 (2017)

 

어린 아이의 시점으로 풀어낸 이 이야기는 <보스 베이비>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복적인 캐릭터로부터 긴장감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나 시각을 약간만 비틀어주면, 이 이야기는 어느 날 동생이 생겨 부모의 사랑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어린 형의 방어기제가 망상으로 표현된 것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절반은 상상 속의 공간이다. 이쯤 되면, 현실이라 생각했던 공간이 상상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마일즈 크리스토퍼 박시)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는 평범한 7살 아이다. 스스로가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이야기하는 팀의 이야기는 고릴라와 싸우거나 상어와 싸우는 일상을 보낸다. 팀이 상상 속에서 시간을 보낼 때의 파스텔톤 색감과 왜곡이 심한 그림체는 팀의 상상을 더욱 상상같이, 혹은 현실같이 보이게 한다.

 

아무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팀에게 어느 날 동생이 생긴다. 보스 베이비(알렉 볼드윈)는 등장부터 남다르다. 택시를 타고 등장한 보스 베이비가 현관을 통해 들어오고, 현관으로 재빨리 내려온 팀에게 부모는 동생을 소개한다. 첫 만남부터 팀은 보스 베이비를 견제하기 바쁘다.

 

필자는 보스 베이비를 대하는 팀의 태도에서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죽음의 5단계를 떠올렸다. 죽음의 5단계는 부인, 분노, 협상, 우울, 수용의 5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팀은 보스 베이비가 평범한 아기가 아니라고 부인한다. 이내 부모의 사랑을 빼앗긴다 생각이 들자 보스 베이비에게 분노한다. 그런 팀에게 돌아온 것은 3주간 외출 금지령이다. 팀은 우울해한다.

 

우울한 팀의 심리를 그려낸 공간이 바로 감옥이다. 하이 앵글로 비스듬히 내려찍은 프레임은 팀의 우울한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그런 팀에게 보스 베이비가 다가온다. 둘은 대화를 나누고, 협상을 한다. 그렇게 서로의 윈-윈을 위한 모험은 시작된다. 모험을 마친 둘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별이다. 팀은 수용의 단계에 접어든다.

 

영화의 초반에 보스 베이비는 팀에게 사랑의 총량은 정해져 있으며, 이걸 나누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부모의 사랑은 나이든 팀이 아닌 자신에게 향하는 것이 지당하다고. 모험이 끝나고 팀은 보스 베이비에게 편지를 쓴다. 부모의 사랑이 정해져 있다면, 내 사랑을 네게 주겠노라고. 그렇게 둘은 재회하는데 이때 보스 베이비는 더 이상 보스가 아닌 평범한 아기가 된다.

 

결국 보스 베이비라는 뒤틀린 캐릭터를 통해 긴장감을 만들고, 자연스레 동생을 향한 형의 적대감을 형성한다. 모험이라는 상상 속 이야기, 즉 성장을 통해 자연스레 형제로서 유대감을 갖게 한다. ‘갭모에라는 발칙한 상상을 통해 어린 아이의 시점에서 형이 되어가는 과정을 전달하는 이야기는 다소간의 허점을 귀여운 캐릭터로 극복한다. 그러나 캐릭터의 귀여움을 배제하면, 피곤하고 요란한 사건만 가득하니 보는 이는 지칠 수밖에.

 

어린 아이의 심리에 대한 장편 애니메이션, 티함이 포인트. 평점은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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