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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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32번째 영화, 라이프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4. 12. 02:35

[MOVIE TODAY] 32번째 영화, 라이프 (2017)

 

지구의 최후가 화성에서 시작된다.’ 자극적인 카피다. 정확히 말하면 자극적이었던 카피다. 자극적인 카피가 범람하는 요즘에야 누가 신경이나 쓰겠는가. 아무튼 예고편으로 봤던 <라이프><그래비티>(2013)<에이리언>(1987)을 합쳐놓은 느낌이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공간이 우주정거장이라는 점에서 <그래비티>, 파멸의 인도자가 외계 생명체라는 점이 <에이리언>을 닮았다. 닮은 수준이 아니라, 이쯤 되면 카피 수준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우주정거장에 있는 6인의 우주인들은 화성의 토양 샘플을 채취해 그 속에서 외계 생명체를 발견한다. 이 생명체는 칼빈이라는 이름을 얻으며, (앨리욘 버케어)의 주도 하에 포도당을 먹으면서 성장한다. 일정 수준 성장한 칼빈은 동면에 든다. 휴는 칼빈을 연구하기 위해 전기충격을 가한다. 이에 분노한 칼빈은 휴의 손을 꺾고 인큐베이터 밖으로 탈출해 생쥐를 잡아먹는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실험용 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감독은 의도적으로 실험용 쥐를 강조한다. 6인의 우주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작은 쥐를 어째서 그렇게 강조했을까. <컨택트>(2017)(리뷰 보러가기)에서 사용된 앵무새의 경우는 카메라에 많이 잡히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스크린에 노출된다는 것은 대상이 가지는 의미가 제법 중요하다는 의미다. ‘칼빈은 미란다(레베카 퍼거슨)을 제외하고 5명의 사람과 1마리의 동물을 사냥하면서 유일하게 생쥐만 전부를 흡수한다.

 

생쥐를 흡수하면서 단세포 생물이던 칼빈은 빠른 속도로 척추동물과 같은 형체를 갖춰나간다. 본래 도구를 사용할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생쥐를 흡수한 칼빈은 우주정거장과 지구의 통신을 차단하거나 대장(올가 디호비치나야)의 우주복에 있는 냉각수를 터뜨리는 등 인간 이상의 놀라운 지능을 보여준다. 확실하게 드러난 사실은 없지만 분명 쥐를 흡수하는 것이 특정 요소로 작용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다른 행성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해결하고자 하는 인류의 욕망과, ‘칼빈을 연구하고 싶다는 개인의 욕망, 지구를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욕망이 한데 어우러져 지옥도의 서막을 그려낸다. 분명 영화는 한 세계관의 오프닝이지만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토스와 같은 제3의 종족이 나타나 인류를 구원하지는 않을지.

 

시작부터 애매했던 <라이프>는 서사, 개연성, 위기 요소, 반전까지 어느 하나 고유한것이 없다. 지나치게 뻔하다. ‘SF 스릴러라는 장르를 달고 나왔으면 최소한 반전의 요소만큼은 독창성을 가져야하는 것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책임이 아닐까? 교차편집을 통해 눈속임을 시도하다 결국 설마가 사람을 잡아버린다. SF로서도 스릴러로서도 합격점을 주기 어려운 총체적 난국이다.

 

용인 줄 알았던 이무기가 사실은 뱀이었네. 평점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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