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MOVIE TODAY] 33번째 영화, 랜드 오브 마인 (2017) 본문

영화 FILM

[MOVIE TODAY] 33번째 영화, 랜드 오브 마인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4. 13. 22:22
[MOVIE TODAY] 33번째 영화, 랜드 오브 마인 (2017)

 

한 때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있다. 유저는 전지적 시점의 사령관이 되어 전쟁을 수행한다. 이러한 장르를 RTS, Real Time Simulation이라고 한다. 실제로 전쟁은 패배한 진영의 지도층이 처형당한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RTS 게임과 다를 것이 없다. 총칼 속에서 살이 찢기고 마음이 베이는 것은 나약한 민중이다. 히틀러와 나치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패배했다. <랜드 오브 마인>은 이 시기의 덴마크를 배경으로 한다. 포로로 잡힌 소년병들이 덴마크 해안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는 이야기다.

 

영화의 가장 첫 장면에서 칼 상사(롤랜드 몰러)가 호송되는 독일군 포로를 핍박한다. 험한 욕설과 함께 얼굴을 곤죽으로 만들어놓는다. 이 다음에 영화의 주인공인 소년병들이 비춰진다. 옌슨 대위는 소년들에게 지뢰를 제거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훈련 과정에서 일부는 죽고, 살아남은 소년들 중 13명은 칼 상사의 휘하로 들어간다.

 

칼 상사는 국가에 충성하는 평범한 군인이다. 군인이기 이전에 전쟁의 원흉인 독일을 미워하는 평범한 국민일 것이다. 자연스럽게 그는 독일군을 싫어했고, 마찬가지로 독일군 소년병들도 싫어한다. 소년들을 굶기고 위험한 작업에 도움조차 주지 않으며 아파서 구토를 하는데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가까운 민가에서 음식을 훔쳐 먹으려다 다같이 식중독에 걸리자 주인은 웃는다. 이유를 물으니 어쨌든 독일군이 골탕 먹었잖아요.”라고 대답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칼 상사는 조금씩 아이들에게 마음을 연다. 먹을 것을 갖다 주고 같이 축구도 한다. 세바스티안(루이스 호프만)과는 장난도 친다. 어느 순간부터는 아이들 숙소를 걸어 잠그지도 않는다. 지뢰 제거 작업이 끝나면 집에 돌려보내주겠다는 약속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위기는 찾아온다. 몇 가지 위기가 한 번에 찾아오는데, 그 중 하나가 이미 지뢰를 다 제거한 지역에서 칼 상사의 애견이 지뢰를 밟고 죽는 사건이다. 좋아지나 싶었던 관계는 이 사건으로 급격히 악화된다.

 

사건들과 관계를 넘어서 이 영화가 가지는 힘은 독일을 약자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2차 세계대전을 다루는 영화는 히틀러와 나치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독일을 절대 악으로 상정한다. 그러나 <랜드 오브 마인>에서 감독은 전쟁을 주모한 세력이 아닌 말단의 민중을 조명한다. 끝났음에도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서 승전국과 패전국의 소시민들의 교감을 통해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존재하는 비극을 극대화시킨다.

 

전쟁은 결국 약자들의 이야기. 평점은 7/1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