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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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39번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5. 4. 15:08

[MOVIE TODAY] 39번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2017)

 

2017년의 첫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첫 영화이자 MCU 페이즈 33번째 영화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이하 <가오갤2>)가 개봉했다. 개봉 당일 심야영화로 관람하고 집에 오면서 평범하다라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가오갤2>에 대한 찬양이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어서 놀랐다. 필자에게 <가오갤2>는 시리즈 전체에 대한 복선을 많이 풀지도, 회수하지도 않은 작품이다. 스타 로드(크리스 프랫)의 출생의 기원이 밝혀지는, 또한 <어벤저스>에서처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결속이 강해지는 내용이다.

 

우선 전체적인 플롯은 오이디푸스의 그것을 답습한다.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들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왕이 아들을 버렸으나 결국 장성한 아들이 아비를 죽인다는 내용이다. 오이디푸스를 내버리는 동기를 떠나서, 아들이 아버지와 싸우는 이야기는 <스타워즈>에서도 다뤄진 적이 있다. 시리즈 5편인 <스타워즈 5: 제국의 역습>에서 제국군 수장인 다스 베이더와 싸우는데, 다스 베이더가 사실은 루크의 아버지인 아나킨 스카이워커임이 밝혀진다. <스타워즈> 최고의 명대사인 “I’m your father”가 이 장면에서 나온다.

 

스타 로드도 비슷한 플롯을 반복한다. 소버린에게 쫓기던 중 그의 아버지라는 에고(커트 러셀)이 그를 구하고, 자신의 행성으로 데려간다. 여기서 스타 로드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고 결국 스타 로드는 아버지와 싸우게 된다. 아버지와 적대한다는 점, 그리고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점에서 루크 스카이워커, 오이디푸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사이에 일어나는 해프닝들은 오이디푸스 서사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들에 불과하다. 스타 로드와 가모라의 이야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 이야기, 욘두와 스타 로드, 욘두와 라바저스, 가모라와 네뷸라 등 수많은 곁가지 플롯들이 넘실대지만 결국 뼈대는 스타 로드와 에고의 이야기라는 것. 그리고 이마저도 원작과는 전혀 다른 설정이다.

 

더불어 전작의 인기 요소(아이 앰 그루트라든지, I am Groot라든지, 아이 애앰 그루우우트라든지)를 그대로 가져오려다 보니 나름 무게가 있는 서사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연출이 되어버렸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그루트가 춤을 추는 장면이나, 예고편에도 나왔지만 폭탄을 들고 뛰는 그루트가 그 예시다. 또한 다소 더러울 수 있는 섹드립이 튀어 다니는데 정확히 미국 B급 정서의 유머코드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MCU 작품들에 비해 스탠 리가 등장하는 장면이 많다. 역시 지구의 왓쳐다운 모습이다.

 

풀리거나 회수된 떡밥은 많지 않다. 욘두에 대한 떡밥이 풀렸고, 라바저스, 아담, 타노스에 대한 떡밥이 풀렸다. 전작에 나왔던 하워드 더 덕이나 다른 왓쳐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의 왓쳐 스탠 리 같은 이스터 에그들은 넘쳐난다. 결과적으로 재미는 있지만 전작과 같은 짜릿함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오갤2>가 최근에 개봉한 작품들 중에 가장 나은 편에 속한다는 사실이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할 뿐이다.

 

마블의 거품은 언제쯤 빠질는지. 평점은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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