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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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37번째 영화, 특별시민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5. 1. 21:43

[MOVIE TODAY] 37번째 영화, 특별시민 (2017)

 

장미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특별시민>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야말로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들의 테크닉적인 부분을 녹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언변과 유세 뒤에 있을 거라고 의심이 가는상황들을 녹여내니 변종구(최민식)가 박경(심은경)을 영입한 이후로 영화는 시종 극한의 드라마를 달린다. <특별시민>은 헌정 사상 최초로 3선에 도전하는 서울시장 변종구의 이야기다. 당연히 공간은 서울특별시다. 공간적 배경에 의해 특별시민이라는 제목은 서울특별시의 시민이라는 의미와 특별한 시민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둘 중 어느 것에 힘을 실어주느냐는 온전히 관객의 몫이다.

 

<특별시민>이 기존의 정치권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과 달리 맥락으로 유추할 수 있는 특정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변종구도, 양진주(라미란)도 각자의 약점을 쥐고 있다. 아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정치인들이 그들만의 치부를 가지고 있다. 오프닝에서 박경이 만든 광고가 의미심장하다. 정치인(이경영)이 신부(마동석)에게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이다. 입을 열자마자 악취가 퍼져나가 신부를 쓰러뜨리고, 이는 구강청결제 광고로 이어진다. 박인제 감독의 전작 <모비딕>(2011)에 이어 정치권에 대한 현란한 비난이다.

 

시장직에 도전하는 두 정치인, 변종구와 양진주에게 착한사람이 하나씩 있다. 변종구에게는 박경, 양진주에게는 임민선(류혜영)이다. 둘 다 서로가 밀어주는 후보에게 올바른 제언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나는 이 두 인물을 정치인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양심을 형상화한 것이라 생각한다. 말 그대로 최소한의 양심이다.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몰랐던 박경은 선거의 끝까지 변종구의 옆에 있었고, 진실을 알고 있던 임민선은 양진주를 떠났다. 그뿐이다.

 

작 중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심혁수(곽도원). 심혁수는 변종구의 옆에서 킹 메이커의 역할을 하는 선거대책본부장이다. ‘약점 잡힌 놈이 기는 거야라는 대사를 반복하며 변종구의 비선이 되려고 한다. 내가 심혁수를 인상적으로 본 설정은 바로 구두다. 언제나 구두를 빛이 날 때까지 닦는 그는 박경에게 좋은 구두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라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건넨다. 그의 구두는 결국 스크래치가 생긴다. 김낙현(김홍파)은 심혁수에게 좋은 구두를 받았다는 말을 변종구에게 하는데 이 또한 하나의 복선이지 않을까.

 

시장 선거의 개표 전까지 감독은 정치인들에게 가질 수 있는 모든 의혹을 열정적으로 풀어낸다. 정치인 본인의 과오부터 가족 문제, 검은 돈, 정치 공작, 언론 등 누구나 한번쯤 그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법한 것들을 재주도 좋게 풀어낸다. 결국 작 중의 정치인들은 명분이나 정의는 쏙 빠진 욕망의 화신들로만 그려질 뿐이다.

 

당신들이 우습게 생각하는 관객들은 특별한 관객이거든. 평점은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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