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7/05 (14)
김사장의 짧은 리뷰
[MOVIE TODAY] 50번째 영화, 겟 아웃 (2017) 해외에서 난리가 났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9%의 기염을 토하며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한 영화다. 국내에서도 관객들에게 꽤나 호평을 받았기에, 공포 영화를 즐겨 보지 않는 필자도 용기를 내서 보러 갔다. 결과는 매우 별로였다. 우선 은 그 장르를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라는 장르라고 표명하고 있다. 그런데 미스터리라고 하자니 반전이 예상 가능하고, 공포라고 하자니 딱히 무섭지도 않다. 결국 스릴러만 남는데, 차라리 스릴러에만 집중했으면 더 긴장감 넘치지 않았을까. 예고편에서도 강조한 조지나(베티 가브리엘)의 경우 공포감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기괴하게 촬영했는데, ‘무섭다’보다는 ‘징그럽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MOVIE TODAY] 49번째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2017) 포스터도 예고편도 시놉시스도 (2013)와 비슷한 느와르인줄 알았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불현 듯 예고편에서 꽤나 인상 깊었던 한재호(설경구)의 대사가 생각났다. “사람을 믿지 마. 상황을 믿어야지.” 그랬다. (2016)에서처럼 이 영화도 이미 할 말을 다 한 영화였다. 전체적인 플롯은 의 반복이다. 경찰 출신이 범죄 조직에 잠입한다. 내부에서 정보를 유출시키고 경찰과의 합작을 통해 범죄자를 잡는다. 그러나 범죄 조직에 잠입한 경찰은 이미 범죄자에 동화됐다.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온통 죽어가는 숨결로 가득한 영화. 도 똑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재호와 조현수(임시완)의 멜로다. 이 영화는, 느와르의 탈을 쓴..
[MOVIE TODAY] 48번째 영화, 킹 아서: 제왕의 검 (2017) 은 제목 그대로 아서 왕의 이야기다. 아서 왕 이야기는 지금까지 수많은 이야기로 각색되었다. 신화를 넘어선 전설로 아주 오랜 시간동안 살아남은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아서 왕 이야기의 스토리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할 수 있는데, 가이 리치 감독의 각색이 원래의 이야기에 비할 만큼 ‘좋은’ 이야기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원전에서 아서 왕은 우서 왕의 아들로 우서 왕의 부하 기사에게 맡겨져 길러진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우서 왕(에릭 바나)의 동생 보티건(주드 로)의 반란으로 인해 우서 왕이 탈출시키는 것으로 나온다. 어딘가 많이 익숙한 플롯이다. 확신하건대, 창세기에 나오는 모세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모세 이야기와..
[MOVIE TODAY] 47번째 영화, 목소리의 형태 (2017) 니시미야 쇼코는 청각장애인이다. 청각장애를 다룬 영화는 많다. 강우석 감독의 (2011)도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야구단에 대한 이야기다. 청각장애인들의 경우 들리지 않아 말을 정확하게 못한다. 그래서 필담이나 수화로 이야기한다. 제목 ‘목소리의 형태’는 수화라고 생각했다. 사람은 ‘다름’을 차별한다. 나와 같지 않으니 동질감도 소속감도 느끼지 못한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경우 이질적인 사람이나 환경에 대한 경험이 적어 빠르게 수용하거나 강하게 배척한다. 쇼코가 전학 온 초등학교도 그랬다. 이시다 쇼야는 앞장서서 쇼코를 괴롭혔다. 이를 견디지 못한 쇼코는 결국 다시 전학을 간다. 큰 이야기 속에서 쇼야와 쇼코는 같다. 감독은 초반에 ‘쇼짱..
[MOVIE TODAY] 46번째 영화, 길 (2017) 은 세 유형에 대한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다. 하나의 세계관에서 세 개의 단편이 합쳐진 장편인데, 대체 왜 서로 다른 세 개의 이야기를 하나의 세계관에 우겨 넣었는지 모르겠다. 은 한 장의 사진으로 시작한다. 그 사진에는 순애, 수미, 상범이 찍혀있다. 1부는 순애(김혜자)의 이야기다. 순애는 외롭다. 자녀를 다 키워 내보내고, 혼자 도시생활을 하면서 외로워한다. 수미는 사람들의 정이 그리워 가전제품을 고장내고 AS기사를 부른다. 자신의 생일, 혹은 다른 기념일마다. 억지다. 2부는 상범(손재호)의 이야기다. 상범은 빵집을 차렸다. 창업을 도와주는 코디네이터(지안)에게 자신의 첫사랑 순애를 비춘다. 순애를 좋아했던 과거의 이야기를 넣은 건 아마 상..
[MOVIE TODAY] 45번째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2017) 필자는 홍상수의 필름을 모른다. 는 필자가 처음으로 접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다. 이를 테면 홍상수라는 사람을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였는데, 홍상수의 첫인상은 굉장한 달변가다. 흔히들 ‘이병헌을 연기로는 깔 수 없다’고 한다. 홍상수도 같다. 연출가로서, 각본가로서 홍상수를 욕할 수는 없다. 홍상수는 1996년 로 데뷔해 21년간 19편의 연출과 각본을 맡아왔다. 이른바 연출을 겸하는 작가인 셈이다. 그리고 그 중 11편이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할 정도이니, 예술영화 장르에서 홍상수라는 이름이 가지는 작가적 매력, 연출가적 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이 가능하다. 는 유부남 영화감독과 스캔들 이후 해외로 잠적해 있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
[MOVIE TODAY] 44번째 영화, 보스 베이비 (2017) 어린 아이의 시점으로 풀어낸 이 이야기는 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복적인 캐릭터로부터 긴장감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나 시각을 약간만 비틀어주면, 이 이야기는 어느 날 동생이 생겨 부모의 사랑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어린 형의 방어기제가 망상으로 표현된 것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절반은 상상 속의 공간이다. 이쯤 되면, 현실이라 생각했던 공간이 상상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팀(마일즈 크리스토퍼 박시)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는 평범한 7살 아이다. 스스로가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이야기하는 팀의 이야기는 고릴라와 싸우거나 상어와 싸우는 일상을 보낸다. 팀이 상상 속에서 시간을 보낼 때의 파스텔톤 색감과 왜곡이 심한..
[MOVIE TODAY] 43번째 영화, 세일즈맨 (2017) 의 두 개의 공간적 배경을 가진다. 하나는 무대 위, 하나는 실제 삶이다. 에마드(샤하브 호세이니)와 라나(타라네 앨리두스티)라는 접점을 통해 현실과 무대는 기묘하게 교차한다. 영화는 무너지는 건물로부터 시작한다. 집은 가정을 상징한다. 평화로운 가정을 떠올릴 때, 보통은 집에서 오순도순 둘러앉아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연상할 것이다. 그런 집이 무너진다는 것은 에마드와 라나에게 앞으로 어떠한 시련이 닥칠 것을 의미한다. 초반의 사건 전개는 제법 빠르다. 부부는 연극 을 준비하고 있다. 집을 잃고, 극단 동료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집으로 들어간다. 극단의 일 때문에 에마드의 귀가가 늦어진다. 라나는 집을 정리하고 씻으려 하는데 ..
[MOVIE TODAY] 42번째 영화, 에이리언: 커버넌트 (2017) @ 본 글은 과제 제출을 위해 쓰였기 때문에 평소와 달리 해석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 리뷰가 아닌 해석이기 때문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2012) 이전까지 단 두 편의 SF 영화만을 제작했다. 바로 (1982)와 (1979)다. 와 는 바로 그 의 속편이자, 프리퀄이다. 인간과 에이리언의 탄생의 기원을 밝혀간다는데, 3부작까지 예정되어 있다. 은 그동안 많은 속편이 만들어졌고 시리즈와도 콜라보 했을 정도로 ‘외계인’을 소재로 하는 SF 영화의 클래식이며 원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 원래 아버지가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아, 이거 물건이겠구나!’였다. 를 이해하기..
[MOVIE TODAY] 41번째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 (2017) 석조저택에서 두 남자가 마주치고, 이윽고 총성이 울린다. 이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다. 동시에 이 영화에 존재하는 두 개의 시간 축에서 한 이야기의 종착점이고, 한 이야기의 시작점이다. 은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한 이야기는 이석진(고수)과 남도진(김주혁)이 갈등의 주인공이고, 또 다른 이야기는 변호사 윤영환(문성근)과 검사 송태석(박성웅)이 갈등의 주인공이다. 큰 틀에서 요약하면, 이석진과 남도진의 갈등으로 인해 살인사건이 벌어지는데 이에 관한 재판에서 윤영환과 송태석이 싸우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 영화는 서스펜스고 법정물이다. 이 영화와 참 닮았다고 느낀 영화는 (1996)이다. 도 두 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물..
[MOVIE TODAY] 40번째 영화, 보안관 (2017) 은 (2012), (2012)의 연출부를 거쳐 (2014)의 조감독을 맡았던 김형주 감독이 연출로서는 처음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굳이 따지자면 데뷔작인 셈인데, 별로라는 느낌보다는 나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은 수사 중 실수에 의해 해고당한 경찰 대호(이성민)가 고향으로 내려가 마을의 해결사 혹은 오지라퍼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이 과거의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종진(조진웅)의 등장이다. 종진의 등장과 동시에 과거에 놓친 전력이 있는 일식(정만식)이 활동한다는 첩보와 마약이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대호는 주인공답게 수사에 착수한다. 경찰도 아닌 일반인이..
[MOVIE TODAY] 39번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2017) 2017년의 첫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첫 영화이자 MCU 페이즈 3의 3번째 영화인 (이하 )가 개봉했다. 개봉 당일 심야영화로 관람하고 집에 오면서 ‘평범하다’라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자고 일어나니 에 대한 찬양이 인터넷을 지배하고 있어서 놀랐다. 필자에게 는 시리즈 전체에 대한 복선을 많이 풀지도, 회수하지도 않은 작품이다. 스타 로드(크리스 프랫)의 출생의 기원이 밝혀지는, 또한 에서처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결속이 강해지는 내용이다. 우선 전체적인 플롯은 오이디푸스의 그것을 답습한다.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들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왕이..
[MOVIE TODAY] 38번째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2017) ‘궁 넘고 담 넘는 유쾌한 과학수사가 시작된다!’라는데, 과학수사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코미디만큼은 잘 잡은 것 같다. 그저 그뿐이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 능력을 이용해 나라를 구한다는, 영웅주의 영화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플롯을 그대로 가져왔다. 안재홍의 어리버리한 연기는 덤이다. 우선 극의 완성도를 떠나서 필자에게는 배우들의 연기가 아쉬웠던 영화다.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중 김희원을 제외한 그 누구도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선균은 여전히 버럭 지르고, 안재홍은 여전히 어리버리하며, 주진모는 웃음 담당, 김홍파 · 김응수 · 조영진은 비열하다. 유일하게 김희원만이 그동안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았..
[MOVIE TODAY] 37번째 영화, 특별시민 (2017) 장미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야말로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들의 테크닉적인 부분을 녹여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한 언변과 유세 뒤에 ‘있을 거라고 의심이 가는’ 상황들을 녹여내니 변종구(최민식)가 박경(심은경)을 영입한 이후로 영화는 시종 극한의 드라마를 달린다. 은 헌정 사상 최초로 3선에 도전하는 서울시장 변종구의 이야기다. 당연히 공간은 서울특별시다. 공간적 배경에 의해 ‘특별시민’이라는 제목은 서울특별시의 시민이라는 의미와 특별한 시민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둘 중 어느 것에 힘을 실어주느냐는 온전히 관객의 몫이다. 이 기존의 정치권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과 달리 맥락으로 유추할 수 있는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