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92번째 영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2016)> 후기 본문
일본식 드라마를 하이틴 성장물에 녹여내었다. 전교 꼴등의 '구제불능'인 쿠도 사야카(아리무라 카스미)가 츠보타 선생님(이토 아츠시)를 만나 명문 게이오 대학이라는 꿈을 가지고 꿈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연출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4)>의 도이 노부히로가 맡았다.
하이틴 장르는 다소 억지스러워지기 쉽고 또 관객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쉬운 장르다. 유치하고 뻔한 내용에 감동을 집어넣으려다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하이틴 장르의 단점이 일본식 드라마를 만나니까 훌륭하게 상쇄되었다. 일본식 드라마는 자연스러운 감동이 있지만 이야기가 단조로워지거나 루즈해지기 쉬운데 그럼에도 하이틴 성장물의 장르적 요소 또한 하나도 놓치지 않고 두 개의 장르를 조화시킨 감독의 역량이 새삼 대단해보인다.
아리무라 카스미의 활력도 꽤나 큰 역할을 한다. 약간은 과장된 톤의, 밝고 에너지 넘치는 사야카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영화를 보다보면 이야기의 초반에 성공적으로 관객을 매료시키는 그녀에게 어느 새인가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츠보타 선생이라고 생각한다. '참된 스승'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모두가 구제불능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학생일지라도 끝까지 그 학생을 믿어주고 감싸주는, 진짜 스승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와서 느낀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자신을 믿고 꿈을 향해 달려가면 그 꿈은 현실이 된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교육론'에 대한 이야기 같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사람 사이의 '믿음'이라는 것에 대한 예찬일까. 츠보타 선생을 비롯해 엄마(요시다 요), 레이지(노무라 슈헤이), 동생, 같이 다니는 친구들까지 사야카에게는 그녀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슬럼프에 빠졌을 때(성장물의 필수 요소다) 그 사람들의 믿음으로 사야카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교육자와 부모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삭막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도 감독은 위로의 메세지를 던지고 있다. '세상이 너를 비웃어도, 언제나 네 편인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너를 믿어주는 만큼 너도 너 자신을 믿어라. 너에게는 가능성이 있다. 너는 활짝 만개할 수 있는 꽃이다' 라고. 그러면서 위의 두 가지 주제를 모두 함축한 의미심장한 대사를 던진다. "이 세상에 구제불능인 학생은 없습니다. 다만, 그런 선생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들려주는 가슴 따뜻한 힐링 이야기. 평점은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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