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94번째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2016) 본문
팀 버튼 감독이 돌아왔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가지고. 그리고 나는, 굉장히 크게 실망했다. 이 영화 어디에서 '팀 버튼'스러운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본래 팀 버튼 특유의 마력(오타 아니다)은 아직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가위손(1990)>, <혹성탈출(2001)>부터 비교적 최근에 개봉했던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유령 신부(2005)>, <프랑켄위니(2012)>와 같이 파스텔 톤의 감성에 발칙한 상상력을 끼얹은 그 무언가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그 '발칙한' 상상력이 보이지 않는다. 다양한 장르의 판타지에서 끊임없이 쓰여왔던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주인공 무리를 공격하는 악당들이라는 아주 뻔하고 익숙한 소재를 되새김질 하는 데에 그친다. 특히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재미있게 봤던 나로서는 움파룸파 수준의 상상력을 기대했던 터라, <판의 미로>나 여타 판타지 성장물에 전혀 다를 바 없는 영화에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노장 팀 버튼의 감각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 것은 미스 페레그린(에바 그린)을 찾아다니는 부분이다. 뿌연 안개를 헤치고 나가니 제이크(에이사 버터필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생생한 색감의 공간이었다. 파스텔 세계에서 빛의 세계로의 전환같은 느낌이랑까. 편집 기술도 여전히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유지시킨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개연성 없는 이야기들과 배우들의 연기.. 에바 그린과 사무엘 잭슨, 주디 덴치는 예외로 한다.
'팀 버튼'스럽지 않은 팀 버튼. 평점은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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