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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의 짧은 리뷰
, 저널리즘에 페미니즘 섞어 담기 2018.03.01., CGV 영등포 스티븐 스필버그의 실화 기반 영화다. 필자는 대체로 감독이나 배우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는 편인데, 오프닝 자막으로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름이 나오는 걸 보고는 생각지도 못한 기대를 가지게 됐다. 그리고 필자의 기대는 결과로 보답 받았다. 영화는 닉슨 대통령 재임시절 베트남 전쟁에 대한 펜타곤 페이퍼 보도 사건을 다루는데, 단순한 저널리즘을 넘어 이제는 고인이 된 언론여제 캐서린 그레이엄을 핵심 인물로 해 페미니즘 담론까지 다룬다. 캐서린 그레이엄은 최초의 여성 발행인이다. 원래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녀는 남편 필립 그레이엄의 자살 후 워싱턴 포스트의 발행인으로 취임한다. 그러나 최초의 여성 발행..
, 모든 차별받는 존재들에 대한 눈부신 찬사 2018.02.26., CGV 대전 복합터미널 할리우드의 판타지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연출이다. 어떻게 글을 쓰더라도 이 위대한 영화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겠지만 감히 글을 써본다. 1960년대 어느 항공우주 연구센터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엘라이자(샐리 호킨스)와 괴물(더그 존스)의 로맨스를 다룬다. 그러나 영화는 로맨스 이상의 그 어떤 것을 다룬다. 바로 차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라는 작품이 있었다. 해당 영화는 정치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었지만, 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정치적인 요소라기보다는 당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여러 편견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보이는 차별은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에 대한 차..
, 진정한 용기에 대해. 2018.02.20., CGV 용산, 키노라이츠 시사회 실화 기반의 재난 영화다. 모든 걸 제쳐두고, 소방관에 대한 영화라서 봤다. 군경은 여러 영화들에서 주된 소재로 사용하지만 소방관을 메인 소재로 하는 영화는 그리 많지 않으니까(적어도 필자가 봤던 영화들 중에는). 키노라이츠 시사회를 신청하면서 소방관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기대했는데, 영화 보기 직전 출연진을 찾아보니 의외의 호화 라인업에 당황하기도 했다. 미국에는 ‘핫샷’이라는 소방대가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그 피해가 천문학적인 규모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 방어선 구축을 위해 투입되는 최정예 엘리트 소방관이 바로 핫샷이다. 비행기를 이용해 살수를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핫샷은 다른 지원 없이 맨몸..
, 추억은 음모론을 타고. 2018.02.14., CGV 강변 비틀즈의 동명의 곡을 제목으로 하는 영화다. 여러 버전이 영화 전반에 깔린다. Get back home. 최근에는 일루미네이션의 에서도 등장한 적 있는 노래라 비틀즈를 잘 모르는 필자에게도 익숙한 멜로디였다. 굳이 영화는 안보더라도 곡은 들어보길 추천드린다. 노래가 좋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보자면, 용감한 시민상을 수상한 택배기사 건우(강동원)가 유력 대선후보를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도망가는 이야기다. 억울한 누명, 강동원의 사슴같은 눈망울, 김의성의 의외의 액션은 다 곁다리다. 이 영화는 음모론에서 출발한 저질 프로파간다 찌라시다. 영화에서 건우의 이야기를 설계한 조직은 당연하게도 국가정보원이다. 어째서인지 국정원은 사건을 설계하고..
, 피다가 져버린 꽃. 2018.02.14., CGV 강변 는 흥부전이 쓰이게 된 이유와 그 유래를 소재로 한다. 굳이 따지자면 민담의 재해석인데, 글쎄, 굳이?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굳이 흥부전을 가져와 이렇게 부질없게 사용해야 했나라는 의문이다. 영화로서의 재미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는 두 가지 점에서 티켓값이 아깝지는 않은 영화다. 첫 번째 이유는 이 영화가 이제는 고인이 된 배우 김주혁의 유작이라는 점이다. 와 가 각각 히스 레져와 폴 워커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보다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됐듯 도 김주혁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필자에게는 나름 특별한 영화가 됐다. 특히 김주혁이 영화에서 연기한 조혁이라는 캐릭터는 흥부전의 흥부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연흥부(정우)를 ‘글쟁이’로서 각성..
, 이 자리에 흑인이 서기까지. 2018.02.14., CGV 강변 마블에서, 아니 어쩌면 슈퍼히어로 장르 최초의 흑인 히어로가 등장했다. 쉴드의 국장 닉 퓨리(사무엘 L. 잭슨)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흑인이 있긴 했지만 이번에는 아프로 아메리칸 조연이 아니라, 오리지널 아프리칸인 주연이다. 약간은 어색한 영어 발음과 아프리카 고유의 문화경관은 첨단 과학 시설이라는 이질적인 서구 경관과 만나 블랙 팬서라는 히어로가 가지고 있는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여느 MCU 영화와 마찬가지로, 도 미술팀의 분투가 돋보인다. 소품은 말할 것도 없고, 가상의 국가 와칸다를 스크린에 담아낸 솜씨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마치 도공이 아름다운 도자기를 빚어내듯 소홀함없이 치밀하게 구성된 와칸다는 아프리카의 유서 깊..
, 이제는 안정적인 프랜차이즈, 그러나 절반의 성공. 2018.02.12., CGV 강변 2011년, 로 처음 시작은 한국형 셜록 홈즈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아무래도 탐정 수사 장르와 듀오라는 설정이 홈즈와 왓슨을 연상할 수밖에 없기도 했다. 그러나 셜록 홈즈 프랜차이즈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 코미디와 상업성은 한국형 셜록 홈즈라는 비난 아닌 비난을 충분히 무시하고 흥행에 성공했다.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의 케미와 패러디(이번 작품에서는 의 롱테이크 장도리 액션씬을 패러디했다), 매 시리즈마다 한 명씩은 등장하는 미녀는 시리즈의 상징이 됐다. 특히 멀쩡하게 생겨서는 허세만 가득한 허당인 김민은 어쩌면 한국 영화에서는 독보적인 캐릭터일지도 모른다. 햇수로는 8년, 작품수로는 3편째 합을 맞추면서 감..
, 주제는 좋았으나. 2018.02.06., CGV 대전 가오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실사영화다. 전체적인 느낌은, 글쎄, 연상호 감독의 만화적 상상력을 담아내기에는 실사영화의 연출 능력 부족인지, 아니면 연상호 감독이 하고자 하는 영화가 단순히 실사영화와는 어울리지 않는 건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연상호 감독과 실사영화는 잘 맞는 파트너는 아니라는 거다. 필자는 에 8/1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다. 영화의 형식보다는 의미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고, 사실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치고는 스케일이 작은 편이라 CG 처리가 미숙해도 티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의 경우는 다르다. 사람이나 물체가 휙휙 날아다니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영화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때 CG 처리가 자연스럽지 않..
, 미묘가 시기하네요. 2018.02.06., CGV 대전 가오 북핵 문제로 동아시아의 정세가 어수선한 지금, 시기가 매우 미묘한 영화가 개봉했다. 영화는 2001년 9월 11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그 사건’으로 시작한다. 실화 기반의 영화기 때문에 각본에 대해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주제와 개봉한 시기, 그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빈 라덴과 알카에다의 몰락은 전 세계가 지켜본 사실이다. 탈레반과의 전쟁에서 미국은 많은 희생을 치렀고 결국 승리했다.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이라는 병크를 터뜨리면서 탈레반을 뿌리 뽑지는 못했지만, 일단 응징하는 데는 성공했으니 반뿐인 성공일지라도 미국이 가진 힘을 과시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고 하겠다. 문제는 이..
, 나무를 보려다 숲을 놓쳤다. 2018.01.22., CGV 대전 가오 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 됐다. 1983년에 데뷔해 단 11편의 영화를 연출하고 그의 필모그래피는 끝났다. 대체로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하곤 했다. 농민들의 참혹한 현실부터(), 원양어선을 타는 막장의 사람들(), 행복을 꿈꿨던 좌익수의 이야기(), 비정규직의 애환을 담은 단편() 등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의 곪아 썩은 부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은 방산비리를 그 소재로 한다. 홍기선 본인의 화법이 그대로 드러난 영화는, 용두사미의 모양새로 엔딩 크레딧을 올렸다. 방산비리는 개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군이라는 거대하고 폐쇄적인 시스템 속에서 나타나는 권력의 전횡이다. 필자 같은 일반인으로서는 그 규모를 ..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2018.01.22., CGV 대전 가오 필요한 내용은 이미 1편과 2편에서 전부 나왔다. 남은 건 흘린 떡밥을 회수하는 것 뿐. 때문에 지난 시리즈를 안 봤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관객에게는 불친절할 수밖에 없다. 대충 정리를 하자면, 1편에서 주인공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는 낯선 곳에서 눈을 뜬다. 그곳은 미로 속. 미로를 탈출하려는 과정을 통해 뉴트(토마스 생스터), 민호(이기홍) 등의 친구들을 얻는다. 미로를 탈출하니 어떤 연구시설이다. 여기서부터 2편 의 내용이다. 위키드의 연구시설에서 탈출한 토마스는 스코치라는 곳에서 위키드에 저항하는 단체와 협력한다. 근데 이게 또 수상하다. 어떻게 벗어나긴 했는데, 민호는 위키드에 잡혔고 트리사는 위키드에 협력하게 됐다. 3편 는 ..
, 신파만이 감독의 세상. 2018.01.22., CGV 대전 가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는 말은 이 영화를 위해 헌납한다. 불 보듯 뻔한 설정과 줄거리는 같은 B급 액션보다 초라한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형제간의 우애를 주제로 하는 모든 영화들의 작은 요소들을 모조리 긁어와 조악하게 끼워 맞춘 느낌이다. 그마저도 이야기를 뒤집는 맛은 하나도 없고, 초회 관람임에도 다음 장면이 예측되는 기묘한 경험을 선물한다. 아무리 상업 장편 연출 데뷔작이라지만 이정도 결과물은 학부 졸업 작품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저 영화의 대부분을 배우들에 의지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감독의 태도가 스크린 위에 한가득 느껴지니 그저 거북할 따름이다. 균형을 잃으면 바로 설 수 없다. 싸구려 이야기에 흘려줄 싸구려 눈물은 없..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한 마디 “기억해줘” 2018.01.22., CGV 대전 가오 말이 필요 없다. 멕시코와 멕시코의 전통 명절 죽은 자의 날을 소재로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줄이야 그 누가 알았겠는가. 소재, 컬러, 목소리 연기, 사운드트랙, 주제까지 우리가 디즈니와 픽사에 기대하는 모든 것들을 알맞게 섞어 담았다. 의외로 스토리가 많이 아쉬웠다. 영화 초반부터 지나치게 강조하는 요소들이 영화 후반에 필요한 반전의 묘미를 많이 깎아먹었다.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건 그냥 네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래.”라고 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니까. 이 영화에서 가장 높게 쳐주고 싶은 건 성우들의 더빙이다. 이건 디즈니의 전작 에서도 좋게 봤던 부분인데, 캐릭터의 설정에 맞는 민족의 ..
, 인간은 경험으로 성장한다. 고전의 리메이크는 새로운 해석과 현란한 시각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언제나 환영이다. 1996년 개봉한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는 보드게임이었다. 영화의 배경이 1969년이니 당시 시대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보드게임이라는 고증이 괜찮았다. 덕분에 주인공들은 몸으로 때워야했다. 주인공 버프가 있는 만큼 죽지야 않겠지만 가족영화로 보기엔 지나치게 개고생하는 느낌이랄까. 새해 첫 영화로 개봉한 는 고전 리메이크에 충실했다. 201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보드게임이 아닌 팩 게임으로 설정했다는 것(알렉스가 26년째 게임에 갇혀 있는데 1996년에도 그런 팩 게임이 일상적이었을까? 어릴 때 해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 팩 게임으로 설정하면서 게임 캐릭터와 NPC, 여타 게임 스..
, 한국형 판타지라는 가능성. 2017.12.23. 토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글쎄, 우선은 김용화 감독의 능력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느슨하게 짜여진 이야기와 ‘한국 영화’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신파는 주호민 원작 웹툰 「신과 함께」의 매력을 십분 살려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CG와 배우들의 열연마저 전형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지옥 판관들의 중국식 복장이라든지, 원리와 원칙을 지키지 않는 지옥, 설정된 금기들은 수도 없이 깨지는 등 조금만 뜯어보면 이 영화는 단점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의 가장 큰 단점은, 원작의 세계관과 주요 인물 몇 명만 차용한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라는 거다. 만화, 소설, 게임 등을 원작으로 각색한 영화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많았다. 마블이나 DC의..
, 핵전쟁을 막기 위한 방법은 핵보유? 2017.12.17.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의 양우석 감독이 돌아왔다. 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군부 독재에 맞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시대극이었다면, 는 북한의 핵 위협이 날로 커지고 있는 현재의 정국을 다룬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사건의 발단은 북한 내부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북한 1호, 실루엣 상으로는 김정은이 큰 부상을 입고 남한으로 내려오면서다. 영화의 디테일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곽철우(곽도원)와 엄철우(정우성)의 싹트는 브로맨스가 주를 이루니까. 그런 점에서는 과거 (2017)나 (2010)와 비슷하다. 에서 배우의 연기나 여타 액션 장면보다 더 중요한 관람 포인트는 한반도의 정세를 날카롭게 통찰하고 과감하게 뱉어..
, 그렇게 강물처럼 시간은 흐른다. 2017.12.17.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시리즈의 8번째 에피소드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에서 이어진다. 시리즈에 대한 모든 평을 뒤로 하고, SF 장르의 올드팬에게는 다소 쌉싸름할 수 있는 영화다. 전편에 이어 시리즈의 세대교체를 다루는 영화기 때문이다. 다스베이더와 스카이워커의 시대는 가고, 카일로 렌과 레아의 시대가 왔으며, 레아 공주(캐리 피셔)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는데 정확히 40년이 걸렸다. 그야말로 한 세대를 이어온 시리즈인 만큼, 시리즈의 올드팬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물론 나는 시리즈의 올드팬이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봤다. 기존에 내가 시리즈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는 굉장히 전형적이었다. 기사도, 선과 ..
[MOVIE TODAY] 88번째 영화, 마더! (2017) 2017.10.22.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집은 세계다. 적어도 마더(제니퍼 로렌스)에게 남편(하비에르 바르뎀)과 함께 사는 집은 그녀가 쌓아올린 집이다. 화재로 전소된 집을 그녀는 직접 수리한다. 그렇게 남편과 둘이서 지내는 그녀의 세계에 낯선 남자(에드 해리스)가 찾아온다. 남편의 팬이라는 그는 시인인 남편에게 영감을 준다.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죽이 지나치게 잘 맞는다. 불안하다. 다음으로 그녀의 세계를 침범한 사람은 낯선 남자의 아내(미셸 파이퍼)다. 처음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그녀의 무례는 갈수록 도를 넘는다. 결국 남편이 아끼는 보석을 깨뜨리기도 하고, 부부의 아들이 찾아와 난동을 피우다 동생이 죽기도 한다. 영화 초반부..
[MOVIE TODAY] 87번째 영화, 지오스톰 (2017) 2017.10.22.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딘 데블린. (1996), (1998), (2002), (2004), (2009), (2013) 등 재난/SF 장르의 대가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과 오래 작업했던 제작 ‧ 각본 ‧ 연출가이다. 롤랜드 에머리히와 함께 작업했던 작품은 (1990)부터 26년에 걸쳐 총 9편. 딘 데블린 본인 필모그래피의 1/3을 롤랜드 에머리히와 함께 했다. 은 ‘인위적 기후조작’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룬다. 그 배경에는 마침 시의성이 넘쳐 흐르는 기후변화가 있다. 소재와 배경 모두 괜찮다. 송로버섯까지는 아니더라도 A+급 한우 정도는 될까. 그런데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이 지나치게 고전적이다. 영화는 평면적인 인..
[MOVIE TODAY] 86번째 영화, 희생부활자 (2017) 2017.10.15.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희생부활자. RV(Resurrected Victims)라고도 한다.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뒤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존재들을 말한다. 복수를 마치면 불타서 없어진다고. 그런 흥미로울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이렇게 만들기도 어렵겠다. 곽경택 감독이 왜 이렇게 됐을까. (2001)로 화려하게 스타가 된 곽경택 감독은 이후 영 아니다 싶은 작품들만 찍어댔다. (2015)는 괜찮다고 생각해서 에 나름 기대를 하고 봤는데, 흠. 곽경택은 퇴물인가. 리뷰를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화딱지가 나 고혈압으로 사망 후 내가 희생부활자가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정부는 를 유해매체로 지정해야 한다..
[MOVIE TODAY] 85번째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2017.10.15.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전설로 꼽히는 SF 고전 명작이 20년이 지나 돌아왔다. 감독은 (2015)와 (2016)를 연출했던 드니 빌뇌브. 할리우드에서 주목하는 감독 중 하나다. 더욱 흥미로운 건 할리우드 최고의 촬영 감독 로저 디킨스((2012) 등)가 카메라를 잡았다는 것. 2015년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이다. 언급된 세 편의 영화를 떠올려보자. 전체적인 이미지가 그려지는가? 는 2049년의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한다. 2049년의 캘리포니아는 안개와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자연스레 발생한 안개인지 도시 활동으로 인한 스모그인지는 모르겠지만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만큼은 여태껏 봤..
[MOVIE TODAY] 84번째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2017) 2017.10.13. 금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이 영화에 대해서는 길게 쓰지 않겠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볼 때 분석보다는 그저 느끼길 바라니까. 필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내일 또 만나’를 봤다. 최근 봤던 영화 중 가장 슬픈 영화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후쿠쥬 에미(고마츠 나나)의 눈물과 모래시계, 그리고 마지막 10분이다. 대사도, 내레이션도 그저 슬프다. 이 짧은 글을 쓰는 순간마저도. 가급적 구글 플레이 등을 통해 구매 후 소장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리도록 슬픈 그들의 30일. 평점은 8/10.
[MOVIE TODAY] 83번째 영화, 남한산성 (2017) 2017.10.12. 목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전쟁영화다. 피가 튀고 살점이 난무하는 전쟁이 아니다. 그 시절, 남한산성의 차가운 공기만큼이나 차가운 두 신하의 전쟁이다. 호흡과 눈빛, 대사 한 줄까지 그야말로 냉전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보다 차가운 전쟁이 있을 수 있을까. 영화는 총 11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두 신하, 제2장 오직 싸움이 있을 뿐이다, 제3장 서날쇠의 조총, 제4장 나루터에서 태어난 아이, 제5장 가마니와 말고기, 제6장 삼전도의 칸, 제7장 북문전투, 제8장 적의 아가리, 제9장 보름달이 차는 날, 제10장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마지막장 삶의 길. 소설의 구성이다. 실제로 영화는 김훈 작가의 ..
[MOVIE TODAY] 82번째 영화, 아이 캔 스피크 (2017) 2017.10.12. 목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평범한 코미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 봤다. 지난 목요일, 영화를 보려고 하니 아직도 상영하더라. 그래서 봤다. 꽤 오래 걸려 있어서. 별 기대 없이 보러 갔고,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바빴다. 흔한 영화는 절대 아니다.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는 원칙주의자다. “원칙대로 하면 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구청장과 재개발 사장이 민재에게 호출했을 때, 민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원칙대로’ 건설사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런 민재에게 옥분이라는 위기가 닥친다. 구청장이 다섯 번이 바뀌는 동안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은, 민원 장인이다...
[MOVIE TODAY] 81번째 영화, 범죄도시 (2017) 2017.10.10. 화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마동석이라는 배우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마쁜이? 마블리? 마요미?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같이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어지간한 사람들의 머리통만한 굵기의 팔뚝에 있다. 기둥같은 팔뚝과 솥뚜껑만한 손으로 날리는 액션은 그야말로 ‘박력’ 넘치고, 그 타격감은 아마도 국내 배우들 중 최고이지 않을까. 그러나 마동석 배우에게는 아쉽게도, 그는 팔뚝에서 나오는 액션을 빼면 B급, 어쩌면 C급까지도 평가할 수 있는 배우다. 눈빛도, 감정도, 대사의 전달력도 많이 부족하다. 그런 의미에서 마동석 ‧ 윤계상의 투톱 영화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윤계상은 그간 여러 ..
[MOVIE TODAY] 80번째 영화, 어메이징 메리 (2017) 2017.10.06. 금요일. KU시네마테크 는 천재 소녀 메리(멕케나 그레이스)와 삼촌 프랭크(크리스 에반스), 그리고 할머니 에블린(린제이 던칸)을 둘러싼 갈등을 다룬 이야기다. 이야기의 주된 갈등은 “아이가 원하는 삶을 살게 하자”와 “인류의 발전을 위한 희생은 감수할 가치가 있다”다. 그리고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크리스 에반스와 멕케나 그레이스의 엄청난 케미. 내적 의미를 많이 가지고 있는 영화가 아니라 할 말이 많은 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대사들은 있다. 에블린이 프랭크를 찾아와서 자신이 데려간다고 말하자, 프랭크는 에블린에게 이렇게 말한다. “특별한 아이를 평범한 사람과 떨어뜨리면 콧대만 높아진다.” 하..
[MOVIE TODAY] 78번째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2017) 2017.09.29. 금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발렌타인(사무엘 L. 잭슨)으로부터 세계를 구한 킹스맨은 오늘도 평화롭게 하루를 마무리할 뻔 했으나, 에그시(태런 에저튼)가 킹스맨 오디션 탈락자인 찰리(에드워드 홀크로프트)로부터 습격을 당하게 되고, 며칠 뒤 록시(소피 쿡슨)와 아서(마이클 갬본)를 비롯 킹스맨의 모든 요원들이 의문의 미사일을 맞고 죽게 된다. 집을 비웠던 에그시와 집 주소도 없는 (쩌리) 멀린(마크 스트롱)만 빼고. ‘최후의 날 수칙’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스테이츠맨과 조우한 킹스맨은 또다시 세상을 구하기 위해 포피(줄리안 무어)의 골든 서클에 맞서게 된다. 일단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상당히 전형적이다. 첩보조직..
[MOVIE TODAY] 77번째 영화, 잃어버린 도시 Z (2017) 2017.09.26. 화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제임스 그레이.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재야의 고수’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한 감독이다. 1994년 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이후 (2007), (2008), (2013) 등을 연출했다. 는 그의 다섯 번째 장편 연출이다. 제목 때문에 착각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2013)의 후속편이 아니다. 탐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던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주인공 퍼시 포셋 소령(찰리 허냄)은 부친의 문제로 가문의 명예가 훼손된 군인이다. 이를 테면 육사 출신들이 가득한 가..
[MOVIE TODAY] 77번째 영화, 아메리칸 메이드 (2017) 2017.09.17.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1978년 미국. TWA 항공사의 우수한 파일럿 배리 씰(톰 크루즈)은 사실 쿠바 산 시가를 밀수해 뒷주머니를 차고 있는 인물이다. 어느 날 배리는 술집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CIA의 셰이퍼(돔놀 글리슨)라는 요원이다. 셰이퍼는 배리에게 민주주의의 적들을 소탕하자며, 국가를 위해 비밀공작을 하자고 말한다. 는 여차저차 어둠 속 세계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한 남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다. 실화 바탕 영화는, 특히 다른 나라의 근현대사를 다루는 영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딱히 할 말이 없다. 다만 이 영화가 실화 기반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범죄를 통해 CIA, 마약 카르텔..
[MOVIE TODAY] 76번째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2017) 2017.09.17.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2004), (2007) 등으로 유명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신작이다. 2013년에 개봉한 까지 포함하면 본인이 연출한 5편의 장편 중 3편을 사이먼 페그와 함께 한 감독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안셀 엘고트(대표작: (2014), 시리즈)와 돌아왔다. 는 에드가 라이트의 6번째 장편 연출이며, 동시에 그의 상한가다. 는 하이스트 무비인 동시에 자동차라는, 남자가 환장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영화다. 동시에 꽃미남과 말랑말랑한 10대의 로맨스를 포함해 여성 관객까지 공략한다. 안정적이긴 하지만 식상한 콘셉트라 썩 매력적이지 않을 뻔 했으나, 단 하나의 요소가 이 영화를 신선하게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