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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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85번째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10. 25. 11:16

[MOVIE TODAY] 85번째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2017.10.15.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전설로 꼽히는 SF 고전 명작이 20년이 지나 돌아왔다. 감독은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컨택트>(2016)를 연출했던 드니 빌뇌브. 할리우드에서 주목하는 감독 중 하나다. 더욱 흥미로운 건 할리우드 최고의 촬영 감독 로저 디킨스(<007 스카이폴>(2012) )가 카메라를 잡았다는 것. 2015<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이다. 언급된 세 편의 영화를 떠올려보자. 전체적인 이미지가 그려지는가?

 

<블레이드 러너 2049>2049년의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한다. 2049년의 캘리포니아는 안개와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자연스레 발생한 안개인지 도시 활동으로 인한 스모그인지는 모르겠지만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만큼은 여태껏 봤던 영화들 중 단연 손에 꼽는다. 그런 디스토피아적 분위기 속에서 주인공 케이(라이언 고슬링)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는다.

 

우선, 화려한 액션을 기대한다면 이 영화는 재빠르게 거르는 걸 추천한다. 이 영화는 액션 영화가 아니다. 액션 장면이 없지는 않지만 액션이 주가 되는 영화는 아닌지라. N 포털에는 SF, 액션으로 올라와 있는지 모르겠다. 영화 미술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볼 것.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미장센을 경험할 수 있다.

 

,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영화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가. 이는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우리는 미래에 살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은 총 4가지다. 인간, 구세대 리플리컨트, 신세대 리플리컨트, 그리고 홀로그램 인공지능. 케이는 LAPD 소속으로 인간 밑에서 구세대 리플리컨트를 잡아들이며 인공지능과 연애하는 신세대 리플리컨트다.

 

영화를 보다 보면 그들을 구분하는 게 과연 무엇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원작인 <블레이드 러너>(1993)에서 노련한 블레이드 러너인 릭 데커드는 리플리컨트를 사냥하는 데 회의감을 느끼고 레이첼을 데리고 탈출하기도 한다. 케이도 이름은 없지만(나중에 애인 조이가 이름을 지어주긴 한다)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 조이(아나 디 아르마스)와 연애하는데 조이도 육체만 없을 뿐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현재 SF 관련 수업을 듣고 있다. 마지막 학기라 큰 부담 없이 듣고 있긴 한데, 인간과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담긴 강의와 토론을 듣고 있노라면 상당히 흥미롭다. 토론에 참여하는 학우들이 가장 많이 동의하는 부분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는 감정이다라는 명제다. 그러나 영화에서처럼 인간이 아닌 존재도 감정을 가지고 있고, 감정이란 것 자체가 사회화 과정을 거쳐 형식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필자는 동의하지 않지만.

 

<블레이드 러너 2049>SF 철학의 정수다. 전작에서 릭 데커드가 하던 고민을 그대로 끌어온다. 어쩌면 사유의 폭이 넓어졌을지도 모른다. 전작의 주체는 인간이었지만 속편의 주체는 리플리컨트라 그렇게 느껴질지도. <엑스 마키나>(2015)의 상위 호환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모든 걸 차치하고 가장 확실한 한 가지는, 이 고민은 더 이상 영화 속 무언가가 아닌 우리가 삶에서 생각해야 하는 문제라는 거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평점은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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