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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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76번째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9. 19. 20:45

[MOVIE TODAY] 76번째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2017)




 

2017.09.17. 일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 <뜨거운 녀석들>(2007) 등으로 유명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신작이다. 2013년에 개봉한 <지구가 끝장나는 날>까지 포함하면 본인이 연출한 5편의 장편 중 3편을 사이먼 페그와 함께 한 감독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안셀 엘고트(대표작: <안녕, 헤이즐>(2014), <다이버전트> 시리즈)와 돌아왔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에드가 라이트의 6번째 장편 연출이며, 동시에 그의 상한가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하이스트 무비인 동시에 자동차라는, 남자가 환장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영화다. 동시에 꽃미남과 말랑말랑한 10대의 로맨스를 포함해 여성 관객까지 공략한다. 안정적이긴 하지만 식상한 콘셉트라 썩 매력적이지 않을 뻔 했으나, 단 하나의 요소가 이 영화를 신선하게 만들었다. 바로 음악이다.

 

필자는 영화 음악을 좋아한다. 그 옛날 디즈니 애니메이션부터, <어거스트 러쉬>(2007), <원스>(2007), <비긴 어게인>(2014), <러덜리스>(2015)를 포함해 노래가 주가 되는 영화부터, 작년에 개봉했던 <라라랜드>(2016)와 같은 뮤지컬 영화, 그리고 여러 영화들에 포함되는 음악들을 찾아 듣는 편이다. <베이비 드라이버>는 그런 영화들에 뒤지지 않는 청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게 굉장히 역설적인 부분인 게, 주인공 베이비(안셀 엘고트)는 어릴 적 겪은 교통사고 때문에 귀에 이명이 있는, 굳이 말하자면 청각 장애인이다. 청각 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에서 정작 관객은 청각적 즐거움을 겪을 수 있다니, 역설적 카타르시스는 제법 복잡 오묘한 감각적 경험이다.

 

동시에 영화는 시각적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는다. CG가 아닌 스턴트를 통해 완성된 액션인 만큼 사실감은 말할 것도 없고, 팝 스타 시아의 샹들리에라는 곡의 안무를 연출했던 라이언 헤핑턴을 섭외해 동선을 짰다. 라이언 헤핑턴의 노력으로 영화 속 액션은 각 장면을 이끌어가는 음악의 리듬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놀라운 리듬감을 자랑한다. 영화 속 베이비는 음악이 통제한다. 배츠(제이미 폭스)와의 첫 작업에서 준비된 가면이 원래 설정과 다른 걸 확인하고는 음악마저 다른 음악을 트는 장면이 있을 정도. 그 음악은 에드가 라이트와 라이언 헤핑턴의 합작으로 베이비만이 아니라 영화 전체를 통제하는 힘을 갖는다.

 

보통 하이스트 장르는 범죄자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범죄자에게 감정을 이입하기 쉽다. 하지만 감독이 누군가! 바로 그 에드가 라이트다. 다른 범죄자들은 뒤로 제치고, 베이비의 상황과 감정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아우르는, ‘영화자체의 본질에 무섭도록 충실한 이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감각적 카타르시스 그 이상을 선물할 것이다. 그럼에도 중반부 이후로 무섭게 떨어지는 액션의 텐션은 아쉬운 부분.

 

에드가 라이트에게 주어진 과제는, 자신과의 싸움. 평점은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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