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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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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째 영화, 프리즌 (2017) 개봉 시기가 미묘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선고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음지에서 암약하는 비선실세가 벌을 받는 영화라니. 시기상 여러 정치 풍자 콘텐츠에서 2차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글쎄, 과연 이 영화에 그만한 가치가 있나 싶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필자의 SNS에 가장 먼저 올린 글이 ‘돈 주고 보지 말라’였다면, 말 다했지 않은가. 나현 감독은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가진 각본가다. 그의 필모에서 유명한 작품으로는 (2007), (2007), (2011), (2011) 등이 있다. 은 나현 감독이 연출한 첫 장편 상업영화다. 비슷하게 올해 데뷔한 의 이주영 감독과 비교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주영 감독의 손을 ..
27번째 영화, 미녀와 야수 (2017) 디즈니 원작 애니메이션 (1991)의 실사 영화다. (2010), (2014), (2015), (2016), (2016)에 이은 애니메이션 실사이다. 애니메이션 계열에서 그 입지를 확고히 다진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마블 스튜디오를 인수한 뒤에도 영화 시장의 지배를 강렬히 원한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에서도 디즈니가 지금까지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힘을 십분 활용하여 ‘역시 디즈니’를 연발하게 한다. 이 이슈가 됐던 건 모글리 역을 맡은 닐 세티를 제외한 모든 것이 CG라는 점 때문이었다. 는 예고편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는데, 바로 1991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과 매우 유사한 연출을 보였다는 점과, 조쉬 개드가 연기한 르푸라는 캐릭터가 동성애자 캐릭터라는 점 때문..
26번째 영화, 케빈에 대하여 (2012) 강의시간에 가족애를 다루면서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영화다. 개봉 당시 군복무 중이어서 보지 못한 영화이기도 하고, 기억에 남아있는 제목도 아니어서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린 램지 감독은 사실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 아니다. 그러나, 에서 보여준 그의 연출력은 결코 가볍게 넘어갈 것이 아니다. 첫 시퀀스부터 인상적이다. 온통 붉은 색으로 뒤덮인 토마토 축제에서 즐거워하는 에바(틸다 스윈튼)를 버즈 아이 뷰로 조명하면서 동시에 긴박하고 무서운 대사를 오버랩시킨다. 앞으로 영화에서 이야기할 것들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감독은 영화 전반에 걸쳐 붉은 색을 강조한다. 붉은 색은 사랑, 열정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피를 의미한다. 감독은 토마..
25번째 영화, 로건 (2017)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한 울버린의 마지막 영화다. 사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맨골드 감독은 (2013)을 통해 울버린을 망쳐놓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 맨골드 감독의 명예회복에 가깝다. (2007)에서 보여줬던 지킨다는 것과 성장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서부극에 대한 예찬으로 잔뜩 무장했다. 영화 속에서 인용되는 영화로 (1956)이 있다. 특히 작중에 나오는 대사인 ‘이 계곡에 더 이상의 총성은 없을 것이다’는 문장은 마지막 장면에서 로라를 통해 반복되면서 영화의 주제의식을 환기시킨다.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마지막 싸움 이후 로건이 로라에게, ‘이런 느낌이었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이 함..
24번째 영화, 존 윅 - 리로드 (2017) (2015)의 속편이다. 원래 형만 한 아우 없고, 본편만 한 속편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르다. 전편보다 더 스타일 있는 액션으로 무장했다. 묵직한 타격감과 절도 있는 동작으로 감싼, 마치 이탈리안 맞춤 정장 같은 , 부디 시리즈의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음에도 키아누 리브스의 기념비적 영화가 될 것 같다. 전작에서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자신의 개를 죽이고 차를 훔쳐간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30명이 넘는 조직을 단신으로 부순다. 이번 작은 (필자가 느끼기에) 전작에 바로 이은 내용이다. 오프닝 시퀀스가 그랬고, 차를 되찾은 뒤 전편에서 깼던 시멘트 바닥을 다시 덮어버리는 부분이 그렇게 느껴졌다. 그러나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
23번째 영화, 문라이트 (2017) 1부, 리틀. 소년(알렉스 R. 허버트)은 괴롭힘을 당한다. 아주 작은 소년이다. 이름이 있지만, 리틀로 통한다. 친구 케빈은 왜 당하고만 있느냐고,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라 한다. 그럼에도 소년은 묵묵부답이다. 소년은 어른 후안(메허샬레하쉬바즈 알리)을 만난다. 후안은 소년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기도 하고, 대가없는 호의를 베푼다. 아마 소년에게 있어 가장 ‘어른스러운’ 어른이 아니었을까. 2부, 샤이론. 소년은 자라 학생이 된다. 이름은 샤이론(에쉬튼 샌더스). 샤이론은 여전히 또래들에게 놀림감이다. 유년시절부터 끊임없이 그는 외롭다. 여전히 친구라고는 케빈뿐. 어른 친구였던 후안은 사고로 죽고, 그의 아내(혹은 전 여자친구)인 테레사(자넬 모네)만이 그의 편이 ..
22번째 영화, 핵소 고지 (2017) 신념을 가진 사람은 얼마나 위대한가. 안식교도인 데스몬드 도스(앤드류 가필드)는 전쟁으로부터 조국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양심적 병역 거부자임에도 총을 들지 않아도 되는 의무병으로 자원입대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총을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료와 상관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데스몬드는 그의 신념에 철저하게 도전받는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핵소 고지에서 오키나와를 얻느냐, 잃느냐를 두고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 실존 인물인 데스몬드 토마스 도스는 핵소 고지에서 무기 없이 홀로 75명의 부상병을 구해낸 ‘영웅’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한 사람이 어떻게 세상으로부터 그의 신념을 지..
21번째 영화, 싱글 라이더 (2017) 주인공 재훈(이병헌)은 아내 수진(공효진)과 어린 아들 진우(양유진)를 호주로 보내놓고 증권 회사에서 일하는 기러기 아빠이다. 잘나가는 직장인, 한 가정의 가장으로 그는 누가 봐도 번듯하니 성공한 사람이다. 어느 날 부실채권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는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난다. 시놉시스부터 상당히 외롭다. 영화 제목도 ‘싱글 라이더’이다. 싱글 라이더의 뜻은 일인 탑승객, 즉 홀로 떠난 여행자라는 뜻이다. 과연 그는 어떤 여행을 하고 있을까. 배우 이민정과 결혼한 뒤로 종종 터져 나오는 스캔들에 사람들은 이병헌을 두고 ‘사생활은 욕해도 연기로는 욕할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그 나이대의 배우들 중에서 독보적인 연기력을 자랑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에서도 ..
20번째 영화, 루시드 드림 (2017) 제법 신선한 소재이긴 하다. 자각몽이라니. 필자가 요즘 재미있게 보는 웹툰 중에는 N 포털에서 연재하는 이 있다. 똑같이 자각몽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인데, 어째 영화는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이 총체적인 불협화음 앞에 무기력하게 방치되어있는 관객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영화는 제목과 달리 꿈보다는 부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칠 듯이 지독한 부성이다. 어찌나 독한지, 그 구린내가 스크린 밖에도 진동한다. 범인을 찾아가는 최 기자(고수)의 일은 지나치게 쉽게 풀리며, 딱 시의적절하게 나타나는 흥신소 사장(박인환) 등 모든 해프닝들과 인물들 간의 관계가 지나치게 헐겁다. 반전은 말할 것도 없다. 기어코 상반기 최악의 영화라고 자신할 수 있다. 그런 가운데 부성을 부르..
19번째 영화, 23 아이덴티티 (2017) (1999)의 샤말란 감독과 제임스 맥어보이가 만났다. 할리우드에서 가진바 능력과 잠재력을 인정받는 두 사람이 만나 만들어진 이 영화는 그야말로 샤말란의 생각을 맥어보이가 그려내는 놀라운 조합이다. 그럼에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마음 한 구석이 석연치 않다. 원제는 , 한국 개봉명은 이다. 주인공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은 23개의 인격을 가진 해리성 정체 장애 환자다. 여기서 감독은 (학계에서 입증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인격들은 단순히 몸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른 개인이며 같은 신체 안에서도 어떤 인격은 장애가 있지만 어떤 인격은 장애가 없다고 말한다. 케빈의 23개 인격 중에서 단 하나의 인격만 당뇨가 있는 것처럼. 분명히 발칙한 상상력이다..
18번째 영화, 매기스 플랜 (2015) 올해 1월 말에 국내에서 개봉한 (2015)을 드디어 봤다. 개봉 당시 꽤나 보고 싶었으나 여러 이유로 보지 못했던 영화라서 제법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봤다. 그리고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2017)의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필자는 드라마 장르를 좋아한다. 여타 다른 장르들은 ‘영화적 요소’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겪을 수도 있다’는 공감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지만 사실적으로 그려낸 드라마 장르는 그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은 대학에서 일하는 매기(그레타 거윅)이 같은 대학의 교수로 있는 존(에단 호크)와 사랑에 빠지며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존은 더 잘나가는 아내 조젯(줄리안 무어)과 이혼하고 매기와 결혼한다. 이런 부적절한 관계를 필자는 좋아..
작년에 개봉했던 (2016)과 비슷한 종류의 드라마다.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는 리(케이시 에플렉)는 형 조(카일 챈들러)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맨체스터(영국 아님)로 돌아온다. 그러나 리가 도착했을 때 조는 이미 죽어있었고,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를 떠안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필자는 드라마 장르를 좋아한다. 그것이 사실적일수록 더. ‘글루미 에플렉’으로 유명한 벤 에플렉의 동생인 케이시 에플렉은 영화 내내 ‘우울한 리’를 훌륭하게 연기해낸다. 표정에서부터 자세, 행동, 말 하나하나까지 우울하다. 그런데 리는 서투르다. 감정을 받아들이는데 서투르고, 감정을 드러내는데 서투르다. 영화는 리의 현재의 이야기 중심으로 흘러가되 그 사이에 과거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현..
고어 버빈스키 감독. 시리즈로 유명한 감독이다. 사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더라도 그의 재능에 대하여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때문일까. 고어 버빈스키 + 데인 드한이라는 조합이 필자에게 심어준 작은 기대는 ‘기대하는 영화는 구리다’라는 지론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역시는 역시 역시다. 금융 회사에서 일하는 록하트(데인 드한)은 내용을 알 수 없는 편지를 남긴 CEO를 찾기 위해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웰니스 센터를 찾는다. CEO 면회가 불가하여 다시 돌아가던 중 예기치 못한 사고로 다리가 부러지고, 웰니스 센터의 원장인 팔머 박사(제이슨 아이삭스)에게 센터에서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료를 받게 된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스릴러다. 스릴러에는 반전이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반전의 존재 여부가 아..
(2013) 제작진이 또 한 번 어마어마한 장관을 연출해냈다. 필자에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엄청난 수를 무기로 서로를 밟고 넘어 예루살렘 성벽을 무력화시키는 장면이다. ‘쪽수’로 밀어붙이는 장면은 여러 영화에서 연출되었지만 이렇게 성벽을 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도 또다시 활용된다. 약 30만 마리의 괴수를 만들어내어 높디높은 만리장성을 넘는 장면이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만리장성’이라는 소재와, 만리장성에 얽힌 여러 설화들 중 하나를 골라내어 영화화 시킨 이 영화가 주는 이미지는 전형적인 ‘대륙의 스케일’이다. 할리우드에도 진입한 중국의 거대 자본이 순수하게 자력으로 탄생시킨 영화다. 엄청난 양의 컴퓨터 그래픽과 중국 영화의 강점인 100% 그래픽 없는 단역은 부실한 스토리를 ..
약촌 오거리 사건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사건이며 작년 말 재심을 통해 1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으며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폭시킨 사건이다. 기본적으로 실화 기반의 영화이기에 반전은 없다. 무언가 특별한 반전을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듯. 이 영화는 따지자면 법정 드라마다. 주인공 준영(정우)이 대형 로펌에 들어가기 위해 한 사건을 맡게 되는데 이 사건이 사실은 부패 경찰 철기(한재우)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며, 이 사건으로 죄 없는 현우(강하늘)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는 것이다. 법정 드라마임에도 영화는 재판보다는 드라마에 치중한다. 준영이 변호사로서 살아가는 가장 큰 동기는 돈이다. 아니, 돈이었다. 그러나 현우의 재심을 준비하면서 돈이 아닌 변호사의 존재 목적, 즉 정의가 그..
지금껏 특정 배우를 위한 시그니처 액션은 수도 없이 많았다. 그 중 유명한 작품들을 언급해보자면 밀라 요보비치의 시리즈, 키아누 리브스의 시리즈, 톰 크루즈의 시리즈와 시리즈 등. 시리즈는 , 시리즈와 더불어 할리우드 정상급 액션 배우인 빈 디젤의 시그니처 액션이다. 와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껏 는 빈 디젤에게만 집중된 액션이었다는 점? (2002)는 빈 디젤의 스파이 액션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는 굳이 따지자면 갱스터 액션에 가깝기 때문에 그만큼 신선한 컨셉이었다. 해당 작품에서 빈 디젤은 화려한 스턴트 액션을 보여주었고, 흥행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2005)에는 빈 디젤이 나오지 않으니 언급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약 12년 만에 빈 디젤의 트리플 엑스가 돌아왔다. 그러나 화려한 묘..
국내 장편영화로는 (2005) 이후 상당히 오랜만에 나온 박광현 감독의 작품이다. 개봉 전 여러 언론의 찬사가 있었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봤으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은 이번에도 변함없는 진리였다. 게임 컨셉의 영화는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2009),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2009) 등이 있었다. 는 주인공이 실제 게임 속 캐릭터가 되는 내용이었고 는 아바타가 일상적 요소가 된 세상의 이야기였다. 는 그러한 설정에서는 궤를 달리 하나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게임처럼 느껴지게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누군가 사건을 설계한다’는 흔한 음모론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흔히 연예계 가십이나 여파가 큰 사건이 터졌을 때 정치권에서 무언가를 덮기 위해 그런 사건들..
놀라운 영화다. (2013), (2013), (2015) 등에서 스릴러 장르에 대한 뛰어난 센스를 보여줬던 드니 빌뇌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시점에서 충분히 기대할만한 작품이긴 했지만, SF라는 장르에서 이정도의 성취를 보여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영화를 관람하는 시기가 늦어 어느 정도 다른 이들의 리뷰를 읽은 상태로 영화를 접했으나, 어떤 리뷰도 이 영화의 진면목을 잡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노파심에 이르자면 필자의 글도 그러할지 모른다. 의 원제는 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쉽게 요약하자면 외계인이 지구에 도착하고 서로 교류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인데, 원제가 ‘도착’에 의의를 두었다면 번역된 제목은 ‘접촉’에 의미를 두었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된 제목이 영화의 함의를 보다 적절하게 반영하고 ..
인도에서 5살짜리 아이가 길을 잃었다. 우여곡절 끝에 호주로 입양이 되고, 25년이 흘렀다. 성인이 되고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해낸 그는, 그리움과 의리 사이에서 치열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결국 원래의 가족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소재에서, 현실은 때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다. 그러나 영화가 전달하는 것은 단순히 구글 어스를 통해 25년이라는 시간과, 7,600km라는 거리를 되짚어가는 드라마에 그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갈 곳을 잃은 수많은 어린 아이들과 국제 입양에 대한 깊은 고뇌다. 이 영화를 상업영화로 분류할 수 없는 이유다. 주인공 사루(데브 파텔, 아역 써니 파와르)는 인도의 시골 출신이다. 형을 따라 집을 나섰..
시리즈의 마무리다. 게임 원작 영화에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필자로서는 시리즈를 관심 있게 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타이틀에 이끌려 보게 됐다. 웬걸,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시리즈 전반에 대한 지식, 혹은 직전 작품을 보지 않으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즉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반면 은 굉장히 친절한 영화였다. 그러나 친절한 영화라는 것은 시리즈에 대한 설명이 영화 내에 있다는 것이고 이는 그만큼 작품의 설명을 위해 할애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영화의 도입부는 지난 이야기를 정리하는 시간으로 쓰인다. 이러한 부분에서 ‘원작 팬들에게는 도입부 이후 중요한 포인트의 분량이 줄어드는 것이 불만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으나 초심자에게는 일종의 튜토리얼 같은..
대한민국의 경찰과 북한의 특수부대원. ‘적’과의 동행 끝에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하고, 서로를 ‘동료’로 받아들인다.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이다.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2010)와 매우 유사하다.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은 에 (1993 개봉, 안성기, 박중훈 주연)를 섞고 와중에 (2010 개봉, 원빈, 김새론 주연)의 향기를 넣었다. 여러 흥행작들을 반복해서 풀어내봤자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기는 힘들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북한에서 위조지폐 동판을 들고 한국으로 숨어든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북한의 림철령(현빈)이 파견되고, 공조수사를 위해 강진태(유해진)가 림철령과 같이 작전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서로 의심하고 자신의 목적에만 치중하다가 시간이 흐르며 서로를 신뢰하고 뭐 그런 이야기다...
**본 리뷰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 상태에서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개봉 전부터 캐스팅 라인업으로 이미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 조인성(박태수 역), 정우성(한강식 역), 배성우(양동철 역), 김아중(임상희 역), 류준열(최두일 역), 김의성(김응수 역), 김민재(백기자 역), 오대환(송백호 역), 정인기(고위검사 역), 송영창(이학철 역), 고아성, 정원중(문희구 역), 성동일, 장명갑, 최귀화 등 이름부터 쟁쟁하거나 혹은 여러 굵은 작품들에 얼굴을 비춘 적이 있는 낯익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태수(조인성)는 검사다. 한 사건을 파던 도중 동철(배성우)의 캐스팅을 받아 권력의 핵심에 있는 강식(정우성)의 부하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작년에 개봉한 과 마찬가지로 게임 원작의 영화이다. 게임에서의 스토리 진행은 대개 커다란 사건을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되, 적재적소에 부수적인 스토리를 삽입함으로써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깊게 빠져들 수 있다. 게임 ‘어쌔신 크리드’는 2015년에 발매한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까지 총 14편의 시리즈로 구성된 게임이다. 영화에도 나온 애니머스라는 기계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가 갖가지 임무를 수행하는데 어쌔신 크리드의 장점은 ‘자유도가 높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다르다. 과거로 돌아가긴 하지만 현대가 또한 중요한 배경이 되고, 과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아귈라(마이클 패스벤더)의 기억을 현대의 칼럼 린치(마이클 패스벤더)가 그대로 따라가는 식이다. 영화..
처음엔 sns 중독과 인터넷 방송 BJ를 떠올리게 하다가 나중에는 익명성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너브’라는 사이트에서 온갖 도전 과제를 수행하고 성공하면 상금을 받는다. 참가자인 player들은 시청자인 watcher를 늘리고 보다 많은 상금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떠오르는 것이 있지 않은가? 페이스북의 김진X와 신태X, 아프리카tv의 철X를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언급한 사람들은 개중에 유명한 사람들이다. 일종의 성공으로 보는 것이 맞을까. 그러나 감독은 단순히 sns나 인터넷 방송 중독의 심각성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의 절정 파트에 다다르면 감독은 보다 명확하고 뚜렷하게 ‘익명성’에 대해 공격한다. 더불어 개인정보의 공공성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너브’라는 게임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