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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3) 제작진이 또 한 번 어마어마한 장관을 연출해냈다. 필자에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엄청난 수를 무기로 서로를 밟고 넘어 예루살렘 성벽을 무력화시키는 장면이다. ‘쪽수’로 밀어붙이는 장면은 여러 영화에서 연출되었지만 이렇게 성벽을 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도 또다시 활용된다. 약 30만 마리의 괴수를 만들어내어 높디높은 만리장성을 넘는 장면이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만리장성’이라는 소재와, 만리장성에 얽힌 여러 설화들 중 하나를 골라내어 영화화 시킨 이 영화가 주는 이미지는 전형적인 ‘대륙의 스케일’이다. 할리우드에도 진입한 중국의 거대 자본이 순수하게 자력으로 탄생시킨 영화다. 엄청난 양의 컴퓨터 그래픽과 중국 영화의 강점인 100% 그래픽 없는 단역은 부실한 스토리를 ..
약촌 오거리 사건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사건이며 작년 말 재심을 통해 1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으며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폭시킨 사건이다. 기본적으로 실화 기반의 영화이기에 반전은 없다. 무언가 특별한 반전을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듯. 이 영화는 따지자면 법정 드라마다. 주인공 준영(정우)이 대형 로펌에 들어가기 위해 한 사건을 맡게 되는데 이 사건이 사실은 부패 경찰 철기(한재우)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며, 이 사건으로 죄 없는 현우(강하늘)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는 것이다. 법정 드라마임에도 영화는 재판보다는 드라마에 치중한다. 준영이 변호사로서 살아가는 가장 큰 동기는 돈이다. 아니, 돈이었다. 그러나 현우의 재심을 준비하면서 돈이 아닌 변호사의 존재 목적, 즉 정의가 그..
지금껏 특정 배우를 위한 시그니처 액션은 수도 없이 많았다. 그 중 유명한 작품들을 언급해보자면 밀라 요보비치의 시리즈, 키아누 리브스의 시리즈, 톰 크루즈의 시리즈와 시리즈 등. 시리즈는 , 시리즈와 더불어 할리우드 정상급 액션 배우인 빈 디젤의 시그니처 액션이다. 와 차이점이 있다면 지금껏 는 빈 디젤에게만 집중된 액션이었다는 점? (2002)는 빈 디젤의 스파이 액션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는 굳이 따지자면 갱스터 액션에 가깝기 때문에 그만큼 신선한 컨셉이었다. 해당 작품에서 빈 디젤은 화려한 스턴트 액션을 보여주었고, 흥행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2005)에는 빈 디젤이 나오지 않으니 언급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약 12년 만에 빈 디젤의 트리플 엑스가 돌아왔다. 그러나 화려한 묘..
국내 장편영화로는 (2005) 이후 상당히 오랜만에 나온 박광현 감독의 작품이다. 개봉 전 여러 언론의 찬사가 있었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봤으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은 이번에도 변함없는 진리였다. 게임 컨셉의 영화는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2009),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2009) 등이 있었다. 는 주인공이 실제 게임 속 캐릭터가 되는 내용이었고 는 아바타가 일상적 요소가 된 세상의 이야기였다. 는 그러한 설정에서는 궤를 달리 하나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게임처럼 느껴지게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누군가 사건을 설계한다’는 흔한 음모론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흔히 연예계 가십이나 여파가 큰 사건이 터졌을 때 정치권에서 무언가를 덮기 위해 그런 사건들..
놀라운 영화다. (2013), (2013), (2015) 등에서 스릴러 장르에 대한 뛰어난 센스를 보여줬던 드니 빌뇌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시점에서 충분히 기대할만한 작품이긴 했지만, SF라는 장르에서 이정도의 성취를 보여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영화를 관람하는 시기가 늦어 어느 정도 다른 이들의 리뷰를 읽은 상태로 영화를 접했으나, 어떤 리뷰도 이 영화의 진면목을 잡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노파심에 이르자면 필자의 글도 그러할지 모른다. 의 원제는 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쉽게 요약하자면 외계인이 지구에 도착하고 서로 교류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인데, 원제가 ‘도착’에 의의를 두었다면 번역된 제목은 ‘접촉’에 의미를 두었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된 제목이 영화의 함의를 보다 적절하게 반영하고 ..
인도에서 5살짜리 아이가 길을 잃었다. 우여곡절 끝에 호주로 입양이 되고, 25년이 흘렀다. 성인이 되고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해낸 그는, 그리움과 의리 사이에서 치열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결국 원래의 가족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소재에서, 현실은 때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다. 그러나 영화가 전달하는 것은 단순히 구글 어스를 통해 25년이라는 시간과, 7,600km라는 거리를 되짚어가는 드라마에 그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갈 곳을 잃은 수많은 어린 아이들과 국제 입양에 대한 깊은 고뇌다. 이 영화를 상업영화로 분류할 수 없는 이유다. 주인공 사루(데브 파텔, 아역 써니 파와르)는 인도의 시골 출신이다. 형을 따라 집을 나섰..
시리즈의 마무리다. 게임 원작 영화에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필자로서는 시리즈를 관심 있게 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타이틀에 이끌려 보게 됐다. 웬걸,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시리즈 전반에 대한 지식, 혹은 직전 작품을 보지 않으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즉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반면 은 굉장히 친절한 영화였다. 그러나 친절한 영화라는 것은 시리즈에 대한 설명이 영화 내에 있다는 것이고 이는 그만큼 작품의 설명을 위해 할애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영화의 도입부는 지난 이야기를 정리하는 시간으로 쓰인다. 이러한 부분에서 ‘원작 팬들에게는 도입부 이후 중요한 포인트의 분량이 줄어드는 것이 불만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으나 초심자에게는 일종의 튜토리얼 같은..
대한민국의 경찰과 북한의 특수부대원. ‘적’과의 동행 끝에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하고, 서로를 ‘동료’로 받아들인다.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이다.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2010)와 매우 유사하다.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은 에 (1993 개봉, 안성기, 박중훈 주연)를 섞고 와중에 (2010 개봉, 원빈, 김새론 주연)의 향기를 넣었다. 여러 흥행작들을 반복해서 풀어내봤자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기는 힘들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북한에서 위조지폐 동판을 들고 한국으로 숨어든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북한의 림철령(현빈)이 파견되고, 공조수사를 위해 강진태(유해진)가 림철령과 같이 작전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서로 의심하고 자신의 목적에만 치중하다가 시간이 흐르며 서로를 신뢰하고 뭐 그런 이야기다...
**본 리뷰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 상태에서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개봉 전부터 캐스팅 라인업으로 이미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 조인성(박태수 역), 정우성(한강식 역), 배성우(양동철 역), 김아중(임상희 역), 류준열(최두일 역), 김의성(김응수 역), 김민재(백기자 역), 오대환(송백호 역), 정인기(고위검사 역), 송영창(이학철 역), 고아성, 정원중(문희구 역), 성동일, 장명갑, 최귀화 등 이름부터 쟁쟁하거나 혹은 여러 굵은 작품들에 얼굴을 비춘 적이 있는 낯익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태수(조인성)는 검사다. 한 사건을 파던 도중 동철(배성우)의 캐스팅을 받아 권력의 핵심에 있는 강식(정우성)의 부하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작년에 개봉한 과 마찬가지로 게임 원작의 영화이다. 게임에서의 스토리 진행은 대개 커다란 사건을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되, 적재적소에 부수적인 스토리를 삽입함으로써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깊게 빠져들 수 있다. 게임 ‘어쌔신 크리드’는 2015년에 발매한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까지 총 14편의 시리즈로 구성된 게임이다. 영화에도 나온 애니머스라는 기계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가 갖가지 임무를 수행하는데 어쌔신 크리드의 장점은 ‘자유도가 높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다르다. 과거로 돌아가긴 하지만 현대가 또한 중요한 배경이 되고, 과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아귈라(마이클 패스벤더)의 기억을 현대의 칼럼 린치(마이클 패스벤더)가 그대로 따라가는 식이다. 영화..
처음엔 sns 중독과 인터넷 방송 BJ를 떠올리게 하다가 나중에는 익명성의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너브’라는 사이트에서 온갖 도전 과제를 수행하고 성공하면 상금을 받는다. 참가자인 player들은 시청자인 watcher를 늘리고 보다 많은 상금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떠오르는 것이 있지 않은가? 페이스북의 김진X와 신태X, 아프리카tv의 철X를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언급한 사람들은 개중에 유명한 사람들이다. 일종의 성공으로 보는 것이 맞을까. 그러나 감독은 단순히 sns나 인터넷 방송 중독의 심각성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의 절정 파트에 다다르면 감독은 보다 명확하고 뚜렷하게 ‘익명성’에 대해 공격한다. 더불어 개인정보의 공공성에 대해서도.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너브’라는 게임으로 ..
로미오와 줄리엣의 근대적 해석일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는 이전에도 많았고 이후에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남녀 간의 사랑에 더불어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까지 폭 넓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가질 것이다. 맥스(브래드 피트)와 마리안(마리옹 꼬띠아르)은 스파이다. 둘은 독일 대사 암살 작전으로 카사블랑카에서 처음 만나게 되고 이내 사랑에 빠진다. 전쟁 통에서 안나라는 아이를 가진 둘의 평화로운 삶에 마리안이 독일의 스파이라는 의심이 끼어들고, 마냥 평화롭던 둘은 급격하게 위태해진다. 2시간의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가진 의 핵심은 후반 1시간이다. 전반 1시간이 둘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면, 후반 1시간은 냉전체제라는 시대적 상황이 야기한 비극을 집중적..
믿고 보는 픽사&디즈니가 돌아왔다. 전작들에 비해 “보다” 탄탄해진 다원주의와 여성주의를 들고서 돌아온 픽사&디즈니는 ‘모아나’라는 캐릭터를 통해 여전하게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꿈과 열정에 대한 신화를 늘어놓는다. 오프닝 시퀀스 전에 있는 단편부터 한껏 쏟아내는 이야기를 보노라면 이 얼마나 대단한 스토리텔러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는 (작중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남태평양 군도, 그 중에서도 사모아인(혹은 마오리족이나..)의 모습을 한껏 머금었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마우이의 목소리 역을 맡은 드웨인 존슨(프로레슬링 선수 더 락)이 사모아인이다! 덧붙여 마우이의 모습은 로드호그(블리자드 사에서 개발, 제공하는 FPS 게임의 한 캐릭터)의 ‘토아’ 스킨과도 매우 닮았다. 토아 스킨이 사모아인을 컨셉으로 했다는..
새로운 행성의 개척을 위해 5,000명의 승객을 태운 우주선이 우주를 달린다. 120년의 여정에서 90년이나 일찍 남자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과 여자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이 깨어난다. 우연하게도 남녀 한 쌍이다. 둘은 사랑을 하고, 그 사랑엔 위기가 닥친다. 그리고 다시 사랑이 회복된다는, SF장르를 표방한 로맨스 영화다. 이 영화의 반전은 굉장히 초반에 나온다. 그런데 그 반전이 예고편을 통해 짐작한 영화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지라, 충격이라기보다는 배신감에 뒤통수가 얼얼한 기분이다. 주인공들은 90년이나 일찍 깨어났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큰 충격과 상실감에 빠진다. 본디 각자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동기가 있었고, 꿈꾸던 모습이 일시에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대한 우주선의 내부시설로..
무스비. 이 영화를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그런 것일까.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을 잇는 것도 무스비’. 미츠하와 타키는 꿈(이라고 착각하는)을 꾼다. 이성과의 바디 체인지는 이전에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루었던 소재다. 제법 고전인 (1997)부터 최근에는 드라마 (2010) 등등. 그러나 에는 ‘무스비’라는 철학적이고 신화적인 힘이 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미츠하와 타키는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둘은,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망각이라는 압도적인 힘에 최선을 다해 저항한다. 소중한 사람, 잊어선 안되는 사람, 잊고 싶지 않았던 사람. 그들을 이어주는 것이 ‘무스비’다. 끈목으로 형상화된 둘의 인연의 실. 망각 앞에 무너진 기억의 편린은 시간과 공간..
2016년 영화시장은 일종의 황금세대였다. 영화 결산을 쓰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극장에서 그 영화를 보던 순간이 떠올라 설레는 영화들이 많다. BEST 5와 WORST 3를 선정했다. 자신의 순위 및 리뷰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듯. 그 외 점수별로 영화 목록을 정리했다. 결정적으로 극장에서 107편의 영화를 봤지만 한동안 바빠서 영화를 많이 보지 못했고, 정말 보고 싶던 영화들이 상영관이 거의 없다던지, 여러 이유들로 놓친 영화들도 많아 아쉬운 해였다. 원래 목표는 월 10편씩 총 120편이었으나 13편이나 미치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점. BEST 51. 라라랜드(2016.12.07 개봉) - 10점2. 유스(2016.01.07 개봉) - 9점3. 캐롤(2016.02.04 개봉) -..
(2013)로 제법 호평을 받았던 조의석 감독이 범죄 액션물로 돌아왔다. 그러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과 , , 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형 범죄 액션은 생각보다 힘겨운 도전이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개봉 첫 날 예매율 60%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그 속내는 기대 이하의 내용이라 당초 천만 관객이라는 예상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을 모티브로 한 진회장(이병헌), 진회장의 부하 박장군(김우빈), 김엄마(진경), 진회장을 잡으려는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김재명(강동원), 김재명과 같이 팀을 꾸리고 있는 신젬마(엄지원), 변호사 황명준(오달수) 등 하나같이 쟁쟁한 이름들만 넘쳐난다. 그리고 에서도 증명되는 사실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것이다. 첫째, 악당들..
일루미네이션의 새로운 영화다. 시리즈, (2015), (2016)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디즈니, 픽사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 귀여움을 잔뜩 두르고 나왔다. (2016)와 비슷하면서 다른 동물들의 세계를 다루는 은 와는 달리 ‘예능’을 통한 삶의 지혜를 던져준다. 빚더미에 앉아있는 버스터 문(매튜 맥커너히)은 상황의 탈피를 위해 새로운 극을 준비한다. 그것은 바로 노래 콘테스트.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Kpop스타, 코리아 갓 탤런트, 보이스 오브 코리아, 기적의 오디션 등 우리나라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한없이 범람했던 적이 있다. 현실에서는 악마의 편집, 사연 팔이 등의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던 반면 영화에서는 그러한 부분이 없다는 것이 장점. 영화 초반, 잘못 쓰인 상금에 혹한 참가자들이 문전성시..
흔히 ‘심장이 뛴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뛴다기보다, 무언가 설레는 일을 할 때의 감정을 빗댄 표현이다. 이 영화의 제목, ‘심장이 건너뛴 박동’은 멈춰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것을 말한다. 주인공 톰(로망 뒤리스)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10년간 피아노를 잊고 살아왔다. 그런 그가 10년 만에 우연한 기회로 다시 피아노를 마주 보게 되며 일어나는 해프닝을 다룬 영화이다. 결과적으로 톰은 꿈을 되찾기 때문에 ‘건너뛴’ 박동이라는 제목이 되었지만 우리는 어떤가? 우리가 잊고 지내온 꿈은 무엇인가? 과연 우리의 심장은 지금 뛰고 있는가? 그 어떤 말보다,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내 심장의 박동은 아직 뛰고 있는가. 평점은 7/10.
107번째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2016) 시간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로맨스다. 시간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영화는 많다. 대표적으로 시리즈나 시리즈라든지, 최근에 개봉했던 이라든지. 그런데 그런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이 영화는 굉장히 허술하고 완성도가 낮게 다가온다. 허술하게 이야기가 전개 되다보니 감정의 전달이 쉽지 않고, 결국 이야기 전체의 감동이 반감된다. 30년 후의 수현(김윤석)은 의사다. 캄보디아에서의 의료봉사 중 한 아이를 도와주고 할아버지로부터 이상한 알약을 선물 받는다. 그리고 그 알약을 통해 3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영화의 포인트다. 전체적인 설정은 기존에 존재하던 다른 영화들과 비슷하다. 과거의 선택이 현재를 바꿀 수 있는 식이다. 이야기가 절정으로 흐르면서 그러..
최근 경주 지진으로부터 우리나라는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영화 속 원전 사고의 트리거는 역시 지진이다. 하지만, 그 시작은 ‘빨리빨리’ 정신에 입각한 부실 공사와 온전하지 않은 관리 매뉴얼에 있다. 그리고 영화의 시작에서 ‘현실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 영화는 온전히 우리가 살아내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제시하는 것은 단지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우려만이 아니다. 지진으로 인해 원전이 폭발하고, 폭발사고에 대한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고, 정부는 사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하고, 언론을 압박하며, 최후의 최후에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다. 이런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일개 소시민이다. 사실 이런 아이러니도 없다. 어떤 정의감에서 출발하는 것도 아니고, ..
단언컨대, 2016년 최고의 영화다. 내가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 그리고 다른 예술과 달리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준다. 감독의 연출, 카메라 워크, 배우들의 연기, 각본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예술성과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이 영화, 는 21세기 최고의 영화라고 일컬어지는 이나 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 역사에 남을 영화로 생각해도 부족함이 없다. 이 영화는 뮤지컬이고, 재즈 음악이고, 연극이고, 소설이며, 영화인 동시에 인생이다. 꿈을 찾아 방랑하는 이들을 위한 예찬이며, 꿈을 찾지 못해 주저앉은 이들을 위한 위로이고,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하는 속삭임이다. 감독은 스크린 속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이라는 두 배우를 빌어 스크린 밖의 관객들에게 말..
톰 크루즈가 또다시 액션으로 돌아왔다. 잘생김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지만,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액션보다는 상당히 힘겨워 보인다. 다만 줄어든 액션만큼 한결 풍부해진 감성을 보여준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것일까. 50대 ‘아재’의 불꽃 액션 투혼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펙터클이 없음에도 그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첩보 액션 장르에서 시리즈로 대변되는 톰 크루즈가 쌓아온 입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즉, 이 장르 내에서는 어떠한 작품에서 어떠한 배역을 맡더라도 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본인이 잘하는 영역에서 잘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스스로의 한계에 갇혀있는 듯한 인상은 ‘박수 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게 한다.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도 진부하다. 전직..
낯선 이름,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작품이다. 포스터부터 ‘난 예술영화요’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는 영화, (2016)는 미술을 공부했던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단언컨대, 최근에 접한 영화들 중 ‘영상미’는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동화를 영화화한 만큼 매 장면마다 동화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한 색 배치가 참으로 오묘하다. 원작을 두는 영화가 아니라 마테오 가로네 감독이 직접 쓴 각본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꼭 보고 싶은 마음. 기본적으로 는 3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짜여 있다. 그리고 그 세 개의 이야기는 ‘욕망’을 다룬다. 어미가 되고자 하는 욕망, ‘여자’로 인정받기 원하는 욕망, 색(色)에 대한 욕망, 공의로운 왕으로서의 욕망 등. 이러한 욕망의 향연은 비단 자신뿐만 ..
102번째 영화, 두 남자 (2016) 살다보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일을 겪곤 한다. 누군가는 그러한 일을 꽤 자주 겪기도 한다. 내가 그랬다. 왜 시사회에 당첨이 된 건지, 그리고 하필 그 영화는 왜 이렇게 엉망인 건지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건지 정말 알 수 없는 하루였다. 그리고 당연히, 이 영화는 올해 봤던 영화들(극장에서만 99번째 영화였다) 중에서 단연 최악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영화였다. 영화의 포스터는 ‘누가 더 나쁜 놈인가.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남자’라는 카피로 제법 심각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을 어필하고 있다. 아니다. ‘얼마나 나쁜 영화인가. 개봉되지 말았어야 할 영화’로 카피를 바꿔야 한다. 아직 보지 않은 관객들을 위해서라도, 샤이니 팬들을 위해서라도 ..
101번째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2016) 조앤 K. 롤링 작가의 마법이 돌아왔다. 이마에 번개모양 흉터를 가진 그리핀도르 소년이 아닌, 동물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후플푸프 청년과 함께 새로운 마법을 보여준다. 192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은 아쉬운 점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그것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출은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맡았다. (2007)으로부터 5번째 시리즈를 맡았다. 그리고 특유의 감각으로 그려낸 마법세계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벌써부터 그가 연출을 맡은 (2018 예정)가 기대된다. 우선 시대적 배경은 1926년의 뉴욕이다. 작가는 이 시대적 배경을 통해 고아들의 인권문제를 시작으로 동물에 대한 문제, 테러에 대한 문..
간만에 본 인도 영화다. 기억에 남는 볼리우드 영화로는 (2011), (2008) 정도가 있는데 예고편을 보니 그야말로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법 한 스케일의 영화로 보이길래 냉큼 봤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내 머리 속을 지배하는 단 하나의 단어는 '혼돈'이었다. 는 전사 바후발리에 대한 대서사시이다. 총 2부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이번에 개봉한 는 출생의 비밀을 가진 주인공이 성장하여 과거의 퍼즐을 맞춰가고 비밀을 깨닫기까지의 줄거리를 다룬다. 아마 속편은 각성한 주인공이 과거의 원한을 푸는 내용이겠지. 꽤나 지적할 부분이 많은데, 우선은 아주 전형적인 스토리이다. 전형적인 만큼 안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연출의 영향을 많..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다. 그래서 보려고 시간표를 보는데 가장 가까운 상영관에서는 11시 아니면 새벽 2시더라.. 그래서 조금 멀리까지 발품을 팔아 거의 대관하다시피 보고 왔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다소 실망스러웠다. 우선 (이하 )와 비슷한 영화로는 수학천재 앨런 튜링을 소재로 한 (2015)를 떠올릴 수 있다. 나는 을 재미있게 봤는데 결정적으로 가 에 미치지 못하는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먼저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다. 에서 앨런 튜링(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게이이다. 대놓고 드러나지는 않지만 암암리에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고, 이점이 그의 약점으로 작용하며 결국 이 부분을 튜링은 극복해낸다. 반면에 영국의 식민지 출신으로 유색인종인 라마누잔(데브 파텔)이 영국에서 겪는 차별은 ..
마블 페이즈 3의 두번째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개봉했다. 그리고 여전히, 다른 마블 시리즈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페이즈'라는 거대한 흐름을 끊지 않는 선에서 캐릭터의 매력을 선보임과 동시에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한다. 페이즈라는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인피니티 스톤'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메인 빌런이 타노스라는 것이 암묵적으로 정설인 현재 타노스의 인피니트 건틀릿을 구성하는 인피니티 스톤이야말로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최초의 우주에 6개의 특이점이 있었고 이것이 빅뱅 이후에 인피니티 스톤이 되었다는 것이 mcu의 설정인데, 인피니티 스톤의 종류로는 파워, 타임, 스페이스, 마인드, 소울, 리얼리티가 있다. 그리고 현재..
로버트 랭던 3부작의 마지막(이면 좋겠는) 시리즈다. 우연히 댄 브라운의 라는 소설을 접하고 까지 단숨에 읽어내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 외에도 이나 등 미스테리 추리 소설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댄 브라운의 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전에 영화로 만들어진 다른 소설들은 책으로만 접했는데 이번 작은 책을 보지 못하고 영화만 접했다. 그리고, 나는 책이 오히려 더 기대가 된다. 이전의 다른 작품들에서 로버트 랭던은 일루미나티, 장미십자회, 프리메이슨 등의 소재를 다루며 역사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인구 과잉이라는 현실적이며 설득력있는 현재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극중에서 조브리스트(벤 포스터)가 주장하는 바는 정말로 '혹하게' 한다. 그리고 그의 천재적인 재능(에 대해서는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