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109번째 영화, 씽 (2016) 본문
일루미네이션의 새로운 영화다. <슈퍼 배드> 시리즈, <미니언즈>(2015), <마이 펫의 이중생활>(2016)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디즈니, 픽사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 귀여움을 잔뜩 두르고 나왔다. <주토피아>(2016)와 비슷하면서 다른 동물들의 세계를 다루는 <씽>은 <주토피아>와는 달리 ‘예능’을 통한 삶의 지혜를 던져준다.
빚더미에 앉아있는 버스터 문(매튜 맥커너히)은 상황의 탈피를 위해 새로운 극을 준비한다. 그것은 바로 노래 콘테스트.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Kpop스타, 코리아 갓 탤런트, 보이스 오브 코리아, 기적의 오디션 등 우리나라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한없이 범람했던 적이 있다. 현실에서는 악마의 편집, 사연 팔이 등의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던 반면 영화에서는 그러한 부분이 없다는 것이 장점.
영화 초반, 잘못 쓰인 상금에 혹한 참가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스물 다섯 새끼 돼지들의 엄마인 로지타(리즈 위더스푼), 락스타를 꿈꾸는 10대 고슴도치 소녀 애쉬(스칼렛 요한슨), 갱 두목인 아버지를 둔 고릴라 조니(태론 애저튼), 수줍음 많은 코끼리 소녀 미나(토리 켈리), 흥이 넘치는 돼지 군터(닉 크롤), 허영 가득한 쥐 마이크(세스 맥팔레인)등의 동물들이 콘테스트 본선 진출자로 선발된다.
<씽>은 올드팝부터 최신 유행 팝송, 그리고 <씽>만의 오리지널 음악까지 러닝타임 내내 64곡의 음악을 담고 있다. 비틀즈의 ‘Golden Slumber’, 샘 스미스의 ‘Stay With Me’, 엘튼 존의 ‘I’m Still Standing’, 테일러 스위프트의 ‘Shake It Off’ 등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가수들의 노래가 넘쳐난다. 특히 <그녀>, <정글북>에서도 안정적인 가창력을 보여줬던 스칼렛 요한슨의 신곡도 담겨있어 영화 내내 눈과 귀가 즐겁다.
그간의 작품들에서 일루미네이션의 작품들은 스토리가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보란 듯이 그 한계를 뛰어 넘는다. 예상하지 못했던 스토리의 완성도에 넋을 잃고 보게 될 정도. 이야기의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모든 부분이 짜임새 있게 연결되며 전체적인 완성도를 탄탄하게 잡아준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나오는 <Faith>는 스티비 원더가 부르고 아리아나 그란데가 피쳐링한 곡으로, 영화 전체의 주제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들이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우리와 닮아 있어서인지, 영화가 끝나고 듣는 <Faith>는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노래 대회에서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이어지는 무대들이야말로 일루미네이션의 역사를 새로 쓰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지금 꿈꾸지 않는 자, 모두 유죄. 평점은 8/10.
'영화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영화 결산 (0) | 2016.12.31 |
---|---|
110번째 영화, 마스터 (2016) (0) | 2016.12.22 |
108번째 영화,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2016) (0) | 2016.12.15 |
107번째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2016) (0) | 2016.12.15 |
106번째 영화, 판도라 (2016) (0) | 2016.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