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11번째 영화, 컨택트 (2017) 본문
놀라운 영화다. <프리즈너스>(2013), <에너미>(2013),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등에서 스릴러 장르에 대한 뛰어난 센스를 보여줬던 드니 빌뇌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시점에서 충분히 기대할만한 작품이긴 했지만, SF라는 장르에서 이정도의 성취를 보여주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영화를 관람하는 시기가 늦어 어느 정도 다른 이들의 리뷰를 읽은 상태로 영화를 접했으나, 어떤 리뷰도 이 영화의 진면목을 잡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노파심에 이르자면 필자의 글도 그러할지 모른다.
<컨택트>의 원제는 <Arrival>이다. 영화의 줄거리를 쉽게 요약하자면 외계인이 지구에 도착하고 서로 교류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인데, 원제가 ‘도착’에 의의를 두었다면 번역된 제목은 ‘접촉’에 의미를 두었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된 제목이 영화의 함의를 보다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가장 첫 장면은 주인공 루이스(에이미 아담스)는 아이를 안는 장면이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아이를 들려주었을 때 아이가 울자 ‘Come back to me.’라는 대사와 함께 아이를 다시 안아든다. 몇몇 장면들이 지나가고, 아이가 죽는다. 루이스는 죽은 아이를 끌어안으며 ‘Come back to me.’를 연발한다. 굉장히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영화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이다. 헵타포드 문자의 특징, 루이스가 보는 환영의 의미, 엔딩시퀀스의 의미 등은 영화의 반전에 대한 내용이기에 이에 대한 해석은 덧붙이지 않겠다. 해당 장면들에 대한 해석이 필요하신 분들은 따로 연락을 주시라.
SF로 풀어낸 언어학 특강. 평점은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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