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MOVIE TODAY] 40번째 영화, 보안관 (2017) 본문

영화 FILM

[MOVIE TODAY] 40번째 영화, 보안관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5. 7. 02:12

[MOVIE TODAY] 40번째 영화, 보안관 (2017)

 

<보안관><나는 왕이로소이다>(2012), <알투비: 리턴 투 베이스>(2012)의 연출부를 거쳐 <군도: 민란의 시대>(2014)의 조감독을 맡았던 김형주 감독이 연출로서는 처음으로 참여한 작품이다. 굳이 따지자면 데뷔작인 셈인데, 별로라는 느낌보다는 나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보안관>은 수사 중 실수에 의해 해고당한 경찰 대호(이성민)가 고향으로 내려가 마을의 해결사 혹은 오지라퍼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이 과거의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종진(조진웅)의 등장이다. 종진의 등장과 동시에 과거에 놓친 전력이 있는 일식(정만식)이 활동한다는 첩보와 마약이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대호는 주인공답게 수사에 착수한다. 경찰도 아닌 일반인이 수사를 벌이면서 크고 작은 사고를 치는데, 건실한 사업가인 종진이 그 대상이 되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결국 대호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만다.

 

주인공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가 위기에서 모두를 구해내는 플롯은 여러 매체에서 차용된 플롯이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 만 봐도 머글 사회와 마법사 사회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구박이나 받던 해리 포터가 볼드모트의 부활이라는 위기에서 호그와트와 마법사의 세계, 나아가 머글들의 세계를 구해냈다. <잭 리처: 네버 고 백>(2016)도 죄인으로 몰린 잭 리처(톰 크루즈)가 자신의 누명을 벗어던지는 과정을 다룬다. <신비한 동물사전>(2016)의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도 그렇다.

 

이런 플롯은 결말부에서 주인공이 주변의 따가운 눈초리를 이겨낼 때의 드라마가 더 커지기 때문에 자주 쓰인다. 주변의 차별과 핍박을 이겨내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따라 응원하게 되고 결국 그 목표를 이루어냈을 때 주인공의 설움을 함께 벗어던지는 감정은 잘 풀리지 않는 우리네 인생을 극복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내러티브는 수사물이라는 서사가 가지는 극적인 힘을 잃어버렸다. 결말부에 가도 감정의 폭이 커지지 않으니 서정도 서사도 잡지 못한 무덤덤한 영화가 됐다.

 

새옹지마일까, 힘없는 내러티브 덕분인지 때문인지 오히려 각 캐릭터의 매력은 더 잘 드러났다.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세 인물 각각의 특성과 더불어 이성민과 김성균의 듀오 케미, 이성민과 조진웅의 라이벌 케미가 이 영화 매력의 8할 이상이라고 확신한다. <내부자들>(2015)에서 톱으로 이병헌의 팔을 썰던 조우진의 연기 변신도 볼만하다.

 

감독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영웅본색>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는다. <영웅본색> 세대가 아닌 필자에게 <영웅본색>이 주는 감흥은 없지만, 이쯤 되면 감독의 욕심은 <보안관>이 기장의 <영웅본색>인 것 같다. 확실한건, <영웅본색>은 모르겠으나 이성민과 조진웅 두 주연을 통해 아재파탈의 진수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는 것.

 

과도한 오지랖이 불러온 익-스트림 기장. 평점은 6/1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