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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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째 영화, 로건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3. 7. 12:40

25번째 영화, 로건 (2017)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한 울버린의 마지막 영화다. 사실 맨골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 <엑스맨> 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맨골드 감독은 <더 울버린>(2013)을 통해 울버린을 망쳐놓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건>은 맨골드 감독의 명예회복에 가깝다. <3:10 투 유마>(2007)에서 보여줬던 지킨다는 것과 성장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서부극에 대한 예찬으로 잔뜩 무장했다.

 

영화 속에서 인용되는 영화로 <셰인>(1956)이 있다. 특히 작중에 나오는 대사인 이 계곡에 더 이상의 총성은 없을 것이다는 문장은 마지막 장면에서 로라를 통해 반복되면서 영화의 주제의식을 환기시킨다.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마지막 싸움 이후 로건이 로라에게, ‘이런 느낌이었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로건>이 함의하는 것은 굉장히 많겠지만, 필자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이유는 <아이언맨 3>(2013)과 같다. 2000년대에 들어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는 전례없는 cg처리와 캐스팅 등을 통해 매머드 급의 스케일을 자랑하며 지금도 여전히 그 덩치를 키워나가는 중이다. 그 선두에 마블 코믹스의 <어벤저스> 브랜드가 있고, 그 뒤를 잇는 DC 코믹스의 <저스티스 리그> 브랜드가 있다. 동시에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는 흔히 단순히 히어로가 악당을 때려 부수는 영화로 오해 받는다.

 

그러나 <로건><아이언맨 3>는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에는 아직 메시지라는 측면에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사실 코믹스에서는 이전부터 그러한 시도가 있었다. 영화에서도,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시리즈에서는 정체성에 대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에서는 타락하지 않는 힘, 부패하지 않는 정의에 대한 고찰을 보여줬다. <아이언맨 3>에서는 파괴를 통해 회복했던 토니 스타크라는 인물이 또다른 파괴를 통한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로건>에서는 총성이 없는 계곡을 전달한다. <셰인>이 인용된 데에는 그 이유가 있다. <엑스맨> 브랜드는 꾸준히 차별과 싸워왔다. 소수자들이,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보는 세상에 저항하고 인정받는 과정을 그려왔다. 그것이 <로건>에 와서, 여전히 핍박받는 소수자들이 유토피아를 향해 떠나는 것을 통해서 핍박에 종식을 고하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살지 말라는 대사를 통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분쟁마저 막으려 한다. <엑스맨> 시리즈와는 별개로 봐야 하지만, 울버린 개인에 대해 이보다 완벽한 작별인사가 있을 수 있을까.

 

<로건>은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이다. 처음 <엑스맨>(2000)의 캐스팅 정보가 유출되었을 때 코믹스 팬들은 분노했다. 본디 울버린은 키가 160cm인 엄청난 단신인데 휴 잭맨은 거의 190cm에 육박하는 장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영화에서 휴 잭맨은 만족스러운 평을 받아냈고, 17년이 지난 지금 휴 잭맨이 아닌 울버린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 영화, <로건>은 배우 인생을 울버린이라는 캐릭터와 함께 한 휴 잭맨에 대한 최대한의 경의라고 할 수 있다.

 

굿 바이, 울버린. 굿 바이, 로건. 평점은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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