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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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번째 영화, 문라이트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2. 23. 02:36

23번째 영화, 문라이트 (2017)

 

1, 리틀. 소년(알렉스 R. 허버트)은 괴롭힘을 당한다. 아주 작은 소년이다. 이름이 있지만, 리틀로 통한다. 친구 케빈은 왜 당하고만 있느냐고,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라 한다. 그럼에도 소년은 묵묵부답이다. 소년은 어른 후안(메허샬레하쉬바즈 알리)을 만난다. 후안은 소년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기도 하고, 대가없는 호의를 베푼다. 아마 소년에게 있어 가장 어른스러운어른이 아니었을까.

 

2, 샤이론. 소년은 자라 학생이 된다. 이름은 샤이론(에쉬튼 샌더스). 샤이론은 여전히 또래들에게 놀림감이다. 유년시절부터 끊임없이 그는 외롭다. 여전히 친구라고는 케빈뿐. 어른 친구였던 후안은 사고로 죽고, 그의 아내(혹은 전 여자친구)인 테레사(자넬 모네)만이 그의 편이 되어준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그의 편은 없다. 샤이론은 한없는 고독을 누린다.

 

3, 블랙. 흔한 선입견에 의하면 게이 같은샤이론은 성인이 되었고 지금의 이름은 블랙이다. 일견 어린 시절 그를 도와주었던 후안과 같이 강인한 어른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혼자다. 어릴 때부터 그는 늘 외로웠다. 힘이 생겼고, 동네를 주름잡는 건달이지만 여전히 그는 외롭다. 마음 한 구석에서 그는 늘 돌아갈 곳을 찾지만, 어디에도 그를 온전히 받아주는 곳은 없다.

 

인생은 본디 외롭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샤이론은 흑인 커뮤니티에서도 소외당한다. 그의 편은 있지만 그에게 안식을 주지는 못한다. 다르다는 것. 다르다는 것이 이렇게 치명적인 약점이었던가. 격하게 흔들리는 카메라도, 종일 어둡거나 창백한 화면도 모두 샤이론의 심경을 나타내는 듯하다.

 

영화는 정체성으로 고민하며 성장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건넨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힘 당해야하고, 사랑하는 친구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할지라도, 그 친구에게 본인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되어도, 자신의 잘못이며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살아가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가 제목처럼 포근한 달빛이 되기를 바란다.

 

달빛 아래서 우리는 모두 같은 색인걸. 평점은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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