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21번째 영화, 싱글 라이더 (2017) 본문

영화 FILM

21번째 영화, 싱글 라이더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2. 22. 18:04

21번째 영화, 싱글 라이더 (2017)

 

주인공 재훈(이병헌)은 아내 수진(공효진)과 어린 아들 진우(양유진)를 호주로 보내놓고 증권 회사에서 일하는 기러기 아빠이다. 잘나가는 직장인, 한 가정의 가장으로 그는 누가 봐도 번듯하니 성공한 사람이다. 어느 날 부실채권 사건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는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난다. 시놉시스부터 상당히 외롭다. 영화 제목도 싱글 라이더이다. 싱글 라이더의 뜻은 일인 탑승객, 즉 홀로 떠난 여행자라는 뜻이다. 과연 그는 어떤 여행을 하고 있을까.

 

배우 이민정과 결혼한 뒤로 종종 터져 나오는 스캔들에 사람들은 이병헌을 두고 사생활은 욕해도 연기로는 욕할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그 나이대의 배우들 중에서 독보적인 연기력을 자랑하고 있다는 뜻이리라. <싱글 라이더>에서도 그는 여전하다. 여전히 전에 없던 연기를 보여주고 있으며, 여전히 특유의 눈빛과 감정으로 관객을 설득한다.

 

재훈은 가족들 몰래 호주로 와 가족들을 찾는다. 아내 수진과 아들 진우를 보며 재훈은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다. 아내의 곁에는 애인인지 친구인지 알 수 없는 낯선 남자 크리스(잭 캠벨)가 있으며, 곧 한국에 온다던 수진은 오디션을 앞두고 있다. 무슨 속셈일까.

 

영화 속에서 재훈은 철저하게 고독하다. 모든 시퀀스에서 재훈은 유리되어 있으며, 홀로 수진의 주변을 맴돈다. 그런 재훈이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단 세 명뿐. 워킹 홀리데이를 왔다가 사기 당한 진아(안소희), 병원에 입원중인 크리스의 아내 스텔라, 늘 벤치에 앉아있는 할머니다. 재훈 뿐만이 아니다. 아이를 위해 이역만리 타지에서 생활하는 수진도, 아내가 병원에 있는 크리스도, 홀로 길가에 앉아있는 할머니도, 호주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진아도 모두가 외롭다.

 

이 영화에는 반전이 있다. 어쩌면 인터넷에서 원치 않은 스포일러를 당했을 수도 있지만, 그 반전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더욱 강화한다. 과연 재훈을 연기하는 배우가 이병헌이 아니었다면, 반전이 숨어있지 않았다면 <싱글 라이더>에 이만큼의 힘이 있었을까. 결국 인생은 외로운 여정이라는 주제를 재훈의 시선을 통해, 한가로운 호주의 분위기를 통해 흠뻑 담아낸다. 이 영화가 남기는 여운은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내 삶의 여정을 위해 나는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지, 진정한 행복이 혹시 지금의 내게 있는 것은 아닌지. 좋은 영화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 있냐고? 물론! 평점은 9/1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