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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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째 영화, 매기스 플랜 (2015)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2. 22. 00:23

18번째 영화, 매기스 플랜 (2015)

 

올해 1월 말에 국내에서 개봉한 <매기스 플랜>(2015)을 드디어 봤다. 개봉 당시 꽤나 보고 싶었으나 여러 이유로 보지 못했던 영화라서 제법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봤다. 그리고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7)의 리뷰에서도 밝혔지만, 필자는 드라마 장르를 좋아한다. 여타 다른 장르들은 영화적 요소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내가 겪을 수도 있다는 공감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지만 사실적으로 그려낸 드라마 장르는 그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매기스 플랜>은 대학에서 일하는 매기(그레타 거윅)이 같은 대학의 교수로 있는 존(에단 호크)와 사랑에 빠지며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존은 더 잘나가는 아내 조젯(줄리안 무어)과 이혼하고 매기와 결혼한다. 이런 부적절한 관계를 필자는 좋아하지 않지만, 우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용인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어쨌든 뉴욕이니까.

 

전체 서사에서 감독은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는 메시지와 더불어 여성의 자주적인 삶을 설파한다. 주인공 매기는 아이는 갖고 싶지만 결혼은 원하지 않는다. 친구였던 가이(트레비스 핌멜)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가지려다 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존은 대학 교수자리를 내려놓고 소설에 전념하는데 매기는 조젯의 아이들까지 세 아이를 돌보며 일도 하는 슈퍼맘의 삶을 산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기대 같지 않았고, 딸 릴리 말고는 기댈 존재가 없던 매기는 이혼을 다짐한다.

 

연애, 결혼, 출산, 육아, 이혼에 이르기까지 매기는 삶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순간들마다 본인의 의지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한다. 그런데 이러한 선택이나, 선택을 내리기까지의 상황들은 말 그대로 극적이지않다.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감정도 없고, 그렇다고 종일 루즈한 분위기도 아니며 마찬가지로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 거기에 있다. 극적이지 않아 오히려 더 사실처럼 느껴지는 것. 무리한 설정이 없기 때문일까?

 

극 중에서 다시는 남의 인생에 오지랖 부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매기의 말은 이 영화를 스크린 밖으로 꺼내어 우리네 삶으로 가져온다. 영화의 결말부까지 포함하면 이 영화의 각본을 쓰면서 감독이 얼마나 삶에 대한 고찰을 했는지 그 세심한 배려들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라라랜드>(2017)처럼,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지금 어디쯤인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저항하든 순응하든 삶은 흘러가기 마련이며 그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속삭이는 것만 같다.

 

추가적으로 극중 줄리안 무어처럼 우아하고 히스테릭한 여자와 그레타 거윅처럼 순수하고 믿음직한 여자 사이에서는 대부분의 남자라면 누구라도 고민할 것 같다. 그렇다고 에단 호크가 연기한 존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더불어 존의 시선을 따라 갈팡질팡 하다보면 보는 사람까지 피곤해지는 기분이다.

 

인생은 늘 생각같지 않다. 평점은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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