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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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째 영화, 그레이트 월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2. 15. 13:57


 

<월드 워 Z>(2013) 제작진이 또 한 번 어마어마한 장관을 연출해냈다. 필자에게 <월드 워 Z>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엄청난 수를 무기로 서로를 밟고 넘어 예루살렘 성벽을 무력화시키는 장면이다. ‘쪽수로 밀어붙이는 장면은 여러 영화에서 연출되었지만 이렇게 성벽을 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도 또다시 활용된다. 30만 마리의 괴수를 만들어내어 높디높은 만리장성을 넘는 장면이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만리장성이라는 소재와, 만리장성에 얽힌 여러 설화들 중 하나를 골라내어 영화화 시킨 이 영화가 주는 이미지는 전형적인 대륙의 스케일이다. 할리우드에도 진입한 중국의 거대 자본이 순수하게 자력으로 탄생시킨 영화다. 엄청난 양의 컴퓨터 그래픽과 중국 영화의 강점인 100% 그래픽 없는 단역은 부실한 스토리를 커버할 수 있는 장면들, 말 그대로 대륙의 스케일을 담아냈다.

 

주인공 윌리엄(맷 데이먼)의 심경변화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탈출을 꿈꾸는 발라드(윌렘 대포)의 계획은 허술하기 그지없으며, 엔딩은 <월드 워 Z>급이다. 윌리엄과 린(경첨)의 로맨스 아닌 로맨스에도 설명이 부족하고 윌리엄의 과거에 대한 설정도 전혀 보여주지 않는, 불친절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힘은 앞서 말했듯이 자본이 만들어낸 스케일이다. 스케일에 큰 힘을 주면서 다른 부분들은 상큼하게 무시하고 넘어간다. 65mm 디지털 카메라와 Screen X에 최적화된 영상을 통해 압도적인 규모의 액션을 선사하지만 그저 그 뿐이다. 2D로 보게 되면 이 영화의 약점이 너무도 쉽게 드러난다. 중국 자본의 힘으로 어찌어찌 손익 분기점은 넘길 수 있을지 몰라도, 소위 대박인 영화는 확실히 아니다.

 

한편 할리우드 대표 액션 배우인 맷 데이먼을 십분 활용하지는 못했으나 사극 판타지에서의 가능성을 보이면서 배우 자체의 필모그래피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망스러운 완성도에서 맷 데이먼의 차기작만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의미 없는 이미지들의 범람. 평점은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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