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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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ILM

16번째 영화, 더 큐어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2. 15. 18:03


 

고어 버빈스키 감독.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유명한 감독이다. 사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더라도 그의 재능에 대하여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때문일까. 고어 버빈스키 + 데인 드한이라는 조합이 필자에게 심어준 작은 기대는 기대하는 영화는 구리다라는 지론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역시는 역시 역시다.

 

금융 회사에서 일하는 록하트(데인 드한)은 내용을 알 수 없는 편지를 남긴 CEO를 찾기 위해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웰니스 센터를 찾는다. CEO 면회가 불가하여 다시 돌아가던 중 예기치 못한 사고로 다리가 부러지고, 웰니스 센터의 원장인 팔머 박사(제이슨 아이삭스)에게 센터에서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료를 받게 된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스릴러다. 스릴러에는 반전이 존재한다. 그러나 문제는 반전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반전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고 짜임새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반전이 지나치게 어처구니가 없다고 해야 할까.

 

반전이 드러나기까지 감독은 여러 장치들을 통해 반전의 밑그림을 그린다. 이 부분에서는 감독의 능력이 십분 발휘된다. 이 영화가 굉장히 애매한 이유는 반전의 내용에 있다. 반전이 중요한 영화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예고편에서 짐작할 수 있는 바와는 다르게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논리성 보다는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현대인의 막연한 믿음(주로 무엇이 몸에 좋다는 사실을 맹신하는 것)을 꼬집고 있긴 하나 궤변을 논리적(인척)으로 끼워 맞추는 전개는 B급 각본의 한계를 보여준다.

 

특히 록하트는 젊고 유능한 세일즈맨이(심지어 금융 · 증권 분야에서!) 답지 않게 순수하고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무리 이야기를 전개시키기 위함이라지만 이렇게 어수룩해서야 어떻게 개미들에게 빨대를 꽂는 성공한 개미핥기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심지어 영화 초반, 웰니스 센터로 향하게 되는 계기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그는 굉장히 냉철하고 계산적인 모습을 보이는데도 말이다. 그 외에 루즈한 진행이라든지, 무언가 중요한 비밀을 감추고 있음에도 허술한 경계도 각본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데 한 몫 한다.

 

록하트 역을 맡은 데인 드한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에서 보여준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특유의 퇴폐미를 잘 살려냈다. 특히 집중할 때 그 미간에 깊게 패이는 골은 다른 배우들이 따라갈 수 없는 본인만의 시그니쳐가 됐다. 이 영화를 통해 본인의 연기에 대한 부분에서는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나 영화 자체는 필모그래피의 오점으로 남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그 끝을 뻔히 알면서도. 평점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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