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째 영화, 재심 (2017)

 

약촌 오거리 사건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사건이며 작년 말 재심을 통해 1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으며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폭시킨 사건이다. 기본적으로 실화 기반의 영화이기에 반전은 없다. 무언가 특별한 반전을 기대했던 사람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듯.

 

이 영화는 따지자면 법정 드라마다. 주인공 준영(정우)이 대형 로펌에 들어가기 위해 한 사건을 맡게 되는데 이 사건이 사실은 부패 경찰 철기(한재우)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며, 이 사건으로 죄 없는 현우(강하늘)가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는 것이다. 법정 드라마임에도 영화는 재판보다는 드라마에 치중한다.

 

준영이 변호사로서 살아가는 가장 큰 동기는 돈이다. 아니, 돈이었다. 그러나 현우의 재심을 준비하면서 돈이 아닌 변호사의 존재 목적, 즉 정의가 그의 동기가 된다. 이 과정에 있어 영화에서는 준영의 마음이 변화하는 계기와 과정을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차곡차곡 쌓아 올려가는 이야기 속에 ‘재판’이라는 극적인 요소가 빠져버리니 논리의 카타르시스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신파물로 변해버린다.

 

배우들의 열연 속에서 사법 정의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하지만 자극적인 요소를 빼다보니 심심한 맛이 됐다. 아들을 걱정하는 어미(김해숙)의 절절한 마음, 준영과 현우의 브로맨스 등이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지만 이 또한 그리 강렬하지 않다. 굉장히 전형적인 기승전결을 가진 영화라는 이미지가 강렬하다.

 

추가적으로 극 중에서 준영이 하는 대사들이 괜찮은 편이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전달 방식이 허접해서야. 평점은 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