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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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54번째 영화, 미이라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6. 12. 00:16

[MOVIE TODAY] 54번째 영화, 미이라 (2017)

 

2017.06.10. 토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유니버설 픽쳐스에서 런칭하는 다크 유니버스의 첫 번째 영화다. 디즈니의 Marvel Cinematic Universe, 워너 브라더스의 DC Extended Universe처럼 유니버설 픽쳐스의 여러 괴물 영화들을 한 세계관에 묶는 작업이다. 원래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2014)으로 시작하려 했으나 영화가 답도 없이 망해 런칭이 늦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미이라> 역시 답이 없긴 마찬가지.

 

영화는 이집트의 부활의 기도로부터 시작한다. 이후 오프닝 시퀀스에서는 이 영화의 전부이자 주된 내용이 되는 떡밥들이 술술 풀린다. 중세 영국 십자군 기사단이 붉은 돌을 들고 관에 들어가는 것부터, 해당 무덤이 발견되면서 런던은 무덤 위에 지어진 도시라는 코멘트와 지킬 박사(러셀 크로우)의 등장, 그리고 공주 아마네트(소피아 부텔라)와 세트의 단검 이야기까지.

 

영화가 시작하고 30분 안에 영화의 진행과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단서들이 모두 풀린다. 닉 상사(톰 크루즈)가 아마네트의 무덤을 발견할 것과 세트의 단검이 중요한 물건이 될 거라는 걸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알아버리니 이후의 내용이 어떻게 진행되든 전혀 긴장감이 없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영국이 나오더라니 역시 관을 싣고 이동하던 군용 비행기는 영국에 불시착하고..

 

<미이라>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음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이모텝이 나오는 그 <미이라>(1999)와는 큰 연관이 없다. 다만 이집트의 부활 신화와 흑마술을 차용했을 뿐이다. 어둠과 계약해 각설이마냥 죽지도 않는 아마네트가 닉의 몸에 죽음의 신 세트를 강림시키려는 내용이 전부다. 이집트 신화의 신비함도, 오리엔탈리즘의 오묘함도 없다. 그저 세상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악의 힘이 있고 나 지킬 박사는 그 악들을 다 무찌를거야!’라고 선언하는 영화다.

 

차라리 브랜든 프레이저 주연의 <미이라> 시리즈처럼 대놓고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서구세계의(빻은) 오해들로 영화를 떡칠했다면 이보다는 재미있지 않았을까. 이모텝(아놀드 보슬로)은 둘째치더라도 서브 빌런이었던 스콜피온 킹(드웨인 존슨)이 아마네트보다 존재감이 강해서야. 영화를 본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아마네트보다는 아마네트를 연기한 소피아 부텔라가 더 인상적이다.

 

예로부터 이름은 대상의 본질이며 운명까지도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왔다. 그래서 조선 왕들의 왕호도 왕이 죽고 난 후에 지어졌고, 선비들은 이름, , 자 등 총 3개의 이름을 갖고 있기도 했다. 만화 <데스노트>는 이름을 알아야만 상대방을 죽일 수 있다. 다크 유니버스는 그 이름을 잘못 지었다. 차라리 유니버설 몬스터 유니버스로 지었으면 이보단 상황이 괜찮았을까. 다크 유니버스라는 이름대로 시작부터 그 전망이 암담하다.

 

잊지 못할 그 이름, 이모텝. 평점은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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