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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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56번째 영화, 하루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6. 30. 13:07

[MOVIE TODAY] 56번째 영화, 하루 (2017)

 

2017.06.29. 목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하루>의 소재는 고전적인 클리셰다. <소스 코드>(2011),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2016) 등 타임 루프 자체가 메인 플롯을 만드는 이야기부터 <닥터 스트레인지>(2016)처럼 일부 장면이 타임 루프를 소재로 하는 이야기까지(도르마무! 거래를 하러 왔다!), 영화와 소설, 웹툰을 가리지 않고 사용된 익숙한 소재다. 최근에는 <7번째 내가 죽던 날>(2017)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시험기간이라는 핑계로 필자는 보지 못했다.

 

아무튼 소재 자체가 신선하지 않다 보니 이야기 또한 신선하게 끌어가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저 딸의 죽음을 막으려는 아버지의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사전 정보를 전혀 접하지 않고 영화를 봤기 때문에 변요한이 출연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어떤 역할일지는 몰랐다. 하나의 교통사고에 두 명의 피해자가 있는 상황이다. 준영(김명민)과 민철(변요한), 그리고 그들의 가족을 죽였다고 주장하는 강식(유재명)까지 세 사람이 같은 시간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이야기다.

 

하루라는 제목이 붙은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모두가 짐작할 수 있다시피 반복되는 하루다. 어떤 조건을 기점으로 시간은 사고 전으로 돌아간다. 그 조건은 바로 강식의 죽음. 그걸 알아차린 준영은 강식을 살리려 하지만, 모르는 민철은 분노와 복수심에 사로잡혀 강식을 죽이려 든다. 다른 두 가지는 극장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하루>가 이야기하는 것은 용서. 준영과 민철은 과거 강식에게 죄를 지었고, 강식은 이에 대한 복수로 준영의 딸, 민철의 아내를 죽인다. 복수가 그에게 쉬운 것은 아니다. 하루가 리셋됐을 때, 강식은 자리에 누워 제발 그만이라는 말을 힘겹게 뱉어낸다. 복수와 분노에는 후회만이 따른다고 말한다. 강식의 선택에 준영과 민철은 분노한다. 원인을 알아버린 준영은 강식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여전히 억울한 민철은 강식을 죽이려 한다. 강식의 선택을 용서하는 준영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질까. 민철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나 90분의 러닝타임에서 가장 나를 슬프게 했던 말은 준영과 강식의 대화였다. 준영이 어쩔 수 없었어요. 당신이 제 상황이어도 똑같이 했을 거잖아요라고 말하자 강식은 그래. 그랬겠지. 그런데 너라면 어땠을까? 네가 내 상황이라면?’이라며 대답하는데, 한 마디 한 마디 뱉어낼 때 스크린 밖으로 전해지는 슬픔과 분노, 후회의 감정이 마음을 아리게 했다.

 

<하루>는 조선호 감독의 첫 상업 장편 연출이다. 분명 만족스런 작품은 아니다. 소재도 진부하고 플롯도 약하다. 지금까지 참여했던 작품들도, 본인의 연출작도 현재로서는 B급 감독이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더 나은 작품으로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하루>를 반복해서 보는 하루에 갇히기 전에 조선호 감독을 용서합니다. 평점은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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