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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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53번째 영화, 악녀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6. 11. 20:46

[MOVIE TODAY] 53번째 영화, 악녀 (2017)

 

2017.06.10. 토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내가 살인범이다>(2012)를 연출한 정병길 감독의 첫 칸 진출작이다. <악녀>는 예고편부터 화려한 액션씬으로 많은 관심을 끌어 모았다. 그러나 독특한 액션 연출을 제외하고 이 영화가 가지는 장점은 무엇일까. 필자는 단호하게 오프닝 시퀀스가 이 영화의 전부라고 생각한다.

 

먼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라고 느꼈던 오프닝 시퀀스다. 감독은 이 장면을 1인칭으로 연출했다. 어안렌즈를 사용했는데, 어안렌즈는 가운데 부분을 솟아보이게 만들고 주변부를 꺼져보이게 왜곡시키는 효과가 있다. 덕분에 타격감과 속도감을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주인공의 시선에서 액션 장면을 제공하다보니 주인공의 거친 호흡이 액션의 현장감을 살리는데도 효과적이었다. 보통 액션씬은 3인칭 카메라를 이용해 둘 이상의 연기자들이 합을 맞추는 것을 촬영한다.

 

카메라가 <올드보이>(2003)의 복도 씬처럼 정적으로 움직이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의 오프닝 시퀀스처럼 동적으로 움직이든, 3인칭이 액션의 합을 보여주기에 적합할뿐더러 전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좋아 주로 3인칭을 활용한다. 그런데 1인칭에 어안렌즈를 쓰니 일반적인 액션 장면과는 다르게 보다 역동적이고 화면의 왜곡을 통한 위태로운 긴장감이 격한 액션을 보여주는데 효과적이었다.

 

그런데 이 오프닝 시퀀스가 전부라고 생각한 이유는 바로 스토리에 있다. 주인공 숙희(김옥빈)는 오프닝 시퀀스에서 조직 하나를 궤멸시키고 경찰에 잡힌다. 국정원의 권 부장(김서형)에게 선택을 받고 요인 암살을 담당하는 킬러로 교육받는다. 이정도 설정까지는 괜찮다. 한 국가의 첩보기관에서 요인 암살정도 할 수 있지. <007> 시리즈의 MI6<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IMF도 그런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니까.

 

문제는 뜬금없는 신파에 있다. 감독은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 숙희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데, 과거의 남자 중상(신하균)을 잊고 현재를 살아가는 숙희는 현재의 남자 현수(성준)와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식 당일, 권 부장은 숙희에게 요인 암살을 지시하는데 그 대상이 바로 중상이다. 이후 숙희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중상과 권 부장으로 인해 자신을 둘러싼 모든 진실을 알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의 제목이 악녀다. 숙희를 악녀로 만들기 위해 감독은 숙희의 모든 상황을 최악으로 끌고 간다. 권 부장을 통해 숙희에게 모성을 강요하고, 현수는 CCTV를 통해 숙희를 사찰한 뒤 접근하며, 중상은 숙희의 사랑을 악용한다. 결국 숙희는 모든 것을 잃고 악녀가 되는데, 글쎄. 악녀라기엔 너무 착하고 당한 일들을 생각하면 누구나 악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잔재주만 부리다가 전복된 드라마. 평점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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