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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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째 영화, 라이언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2. 7. 21:21


 

인도에서 5살짜리 아이가 길을 잃었다. 우여곡절 끝에 호주로 입양이 되고, 25년이 흘렀다. 성인이 되고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과거를 기억해낸 그는, 그리움과 의리 사이에서 치열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결국 원래의 가족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소재에서, 현실은 때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다.

 

그러나 영화가 전달하는 것은 단순히 구글 어스를 통해 25년이라는 시간과, 7,600km라는 거리를 되짚어가는 드라마에 그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것은 갈 곳을 잃은 수많은 어린 아이들과 국제 입양에 대한 깊은 고뇌다. 이 영화를 상업영화로 분류할 수 없는 이유다.

 

주인공 사루(데브 파텔, 아역 써니 파와르)는 인도의 시골 출신이다. 형을 따라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게 되는데 그 계기부터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물론 당시의 배경은 1970년대 인도이기 때문에 시대적 · 공간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길을 잃고 방황하다 그가 거치는 곳은 갈 곳 없는 고아들을 수용하는 기관이다. 그곳의 아이들은 학대를 받으며 세계 여러 나라로 팔려(..)나간다.

 

다행히도 사루는 좋은 환경의 가정으로 입양되지만, 입양되지 못하는 아이들도 존재할 것이고 불우한 환경의 가정으로 입양되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고아원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었을 고초를 생각한다면 입양 후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는 명약관화하다. 실제로 극 중에서 사루의 입양된 가정의 형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해를 하는 장애를 보인다.

 

극도의 가난과 불우한 환경에서 원하던 원하지 않던 혈육이 아닌 가정으로 입양된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 스트레스가 될 법한데, 영화의 마지막에 올라오는 자막을 보면 인도에서만 해마다 8만 여 명의 아이들이 실종된다고 한다. 덧붙여 우리나라에도 갈 곳을 잃고 거리에 버려진, 혹은 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이 많다. 2014년 미 국무부 사이트에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고아 수출국세계 5위라고 한다.

 

이 영화의 가장 압권인 장면에서 입양에 대한 감독의, 혹은 사루의 양모인 수(니콜 키드먼)의 철학이 드러난다. ‘불임이 아니다. 불쌍한 아이들에게 살아갈 기회를 주기 원했다.’라는 수의 대사는 인간이 고아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일러준다. 단순히 본인의 의를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고아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에 대해, 존재할 권리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인간에게 있어 존재할 권리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다. 평점은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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