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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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영화, 더 킹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1. 23. 16:18


 

**본 리뷰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 상태에서 작성하였음을 알립니다.

 

개봉 전부터 캐스팅 라인업으로 이미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 조인성(박태수 역), 정우성(한강식 역), 배성우(양동철 역), 김아중(임상희 역), 류준열(최두일 역), 김의성(김응수 역), 김민재(백기자 역), 오대환(송백호 역), 정인기(고위검사 역), 송영창(이학철 역), 고아성, 정원중(문희구 역), 성동일, 장명갑, 최귀화 등 이름부터 쟁쟁하거나 혹은 여러 굵은 작품들에 얼굴을 비춘 적이 있는 낯익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은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태수(조인성)는 검사다. 한 사건을 파던 도중 동철(배성우)의 캐스팅을 받아 권력의 핵심에 있는 강식(정우성)의 부하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태수는 강식을 도와 권력을 설계하고 한국 근현대사의 중심에서 호가호위한다. ‘부패한 권력은 낯선 소재가 아니다. 문학에서 영화에서 이전부터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소재다. <더 킹>은 여러 가지 의미로 화려한 영상을 무기로 익숙한 이야기를 꺼내들지만 결국 결과는 달콤한 정의에 대한 동어반복이다.

 

<더 킹>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인 이유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언론 및 기업들의 부패한 권력에 대한 고발을 표명하면서 그 핵심은 전혀 건드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 태수는 필요에 의해 쓰이고 팽 당하는 사냥개에 불과하며, 더 거대한 민주주의의 적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그 거대한 적은 너무도 쉽게 스러져 일제 강점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부패한 권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못한다.

 

사실 태수가 무너뜨린 상대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태수와 같은 사냥개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뒤에 버티고 있는 세력은 누구인가? 이 부분에 대해 감독은 그 어떠한 답안도, 의문도 내어놓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영화의 탈을 쓴 프로파간다에 그친다. 겉으로는 정치권과 검찰, 언론, 기업, 조직 폭력배들 간의 야합과 헌법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비선실세에 대한 신랄한 비판 같지만 실제 뉴스를 편집하여 보내주는 장면들을 보면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민주당 계보를 옹호하는 초호화 선전물에 불과한 것이다.

 

극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을 때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비열하게(?) 웃는 장면이 들어간다. 강식을 비롯한 검찰에서 당선에 실패할 것을 빌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인 만큼, 그리고 그 검찰세력이 민주주의 가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설정인 만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모습은 그야말로 사악한 마녀 같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마찬가지로 제목이 의미하는바 또한 진보계열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 즉 왕은 권력의 핵심이며 계급사회의 상징이다. 예고편에서 왕이 되고 싶었다라는 태수의 내레이션이나 너 왕 한 번 해라’, 그리고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라는 카피프레이즈에서 의미하는 것은 마치 왕인 것처럼 전횡을 일삼는 이들이 존재한다.’인데, 영화 속에서 그들은 태수와 강식을 비롯한 검찰과 협력하는 언론 등등이다. 결국 이 영화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자본주의에 기댄 천박한 프로파간다인 것이다.

 

언제나 권력의 반대에 있어야하는 예술인들이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꼴이 천박한 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낸다. 평점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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