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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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번째 영화, 인페르노 (2016)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6. 10. 20. 21:15



로버트 랭던 3부작의 마지막(이면 좋겠는) 시리즈다. 우연히 댄 브라운의 <다 빈치 코드>라는 소설을 접하고 <천사와 악마>까지 단숨에 읽어내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 외에도 <로스트 심벌>이나 <디지털 포트리스> 등 미스테리 추리 소설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댄 브라운의 <인페르노>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전에 영화로 만들어진 다른 소설들은 책으로만 접했는데 이번 작은 책을 보지 못하고 영화만 접했다. 그리고, 나는 책이 오히려 더 기대가 된다.

이전의 다른 작품들에서 로버트 랭던은 일루미나티, 장미십자회, 프리메이슨 등의 소재를 다루며 역사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인구 과잉이라는 현실적이며 설득력있는 현재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극중에서 조브리스트(벤 포스터)가 주장하는 바는 정말로 '혹하게' 한다. 그리고 그의 천재적인 재능(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까)으로 전염병을 만들어냈고, 우리의 랭던 교수(톰 행크스)는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된다.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지만, 이전의 작품들과 비교를 해보자면 <천사와 악마>나 <다 빈치 코드>에서는 기호학자인 랭던이 문제를 풀어가면서 드러나는 굉장히 정교한 상징들이 매력이었다. 기호학자라는 설정이 아니었으면 과연 풀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정교함이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나로 하여금 깜짝깜짝 놀라게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그런데 <인페르노>에서는 시작부터 수많은 은유들이 넘쳐나는데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허술하다.

기호학자인 그가 풀기에 이번 문제는 역사, 언어, 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된다. 소재들의 상징성도 굉장히 떨어진다. 예를 들어 <다 빈치 코드>에서 '성배'라는 키워드가 상징하는 것이 '여자', 그것도 예수의 연인이라는 점이 '참 기발한 상징이다'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면 <인페르노>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단테의 <지옥>과 <신곡>, 보티첼리의 <지옥의 지도>를 바탕으로 상징보다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역사, 언어, 문학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에 '로버트 랭던'이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을 놓쳤다고 느껴질 뿐이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진행은 나쁘지 않았다. 원작 소설을 읽어봐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겠지만, 영화로서 그리 못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엘리자베스 신스키(시드 바벳 크누센)과의 뜬금없는 로맨스가 몰입을 방해하는 정도. 원작을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를 접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으로 느껴진다. 여러 배우들의 연기도 탄탄해 영화만 볼 관객들에게는 아주 실망스럽지는 않을듯. 반전을 보는 것도 제법 쏠쏠하다.

반감된 카타르시스. 평점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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