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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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번째 영화, 럭키 (2016)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6. 10. 13. 23:13


험상궂은 외모와 부족한 피지컬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으로 탄탄한 인지도를 구축한 명품조연 유해진이 주연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일단 볼만한 가치가 있다. '원톱으로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을까'하는, 조연배우들에게 누구나 가질법한 의문을 깔끔하게 누구보다 설득력있게 해결한다.

럭키는 잘나가는 킬러 형욱으로 살다가 목욕탕에서 사고로 기억을 잃고 무명배우 재성의 삶을 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기억상실증 덕분에 유해진은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이는데 그가 연기의 폭이 꽤나 넓은 배우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 될 것이다. 능글맞은 코미디 연기와 베테랑에서도 보여주었던 진지한 연기를오가면서 오프닝 시퀀스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의 매력은 단연 영화의 백미.

유해진과 조윤희의 로맨스 또한 과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수위에서 웃음을 준다. 특히나 조윤희는 <트릭>에서 <어바웃 타임>의 레이첼 맥아덤스나 <미 비포 유>의 에밀리아 클라크 급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준다. 유해진과의 호흡은 말할 것도 없고, 본인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효과적으로 어필한다. 나는 로맨스가 있는 영화마다 히로인의 사랑스러움에 빠지곤 하는데 이번에는 꽤나 오래 남을듯 하다.

로맨스가 있으면 신파도 있는 법. 얼마나 많은 영화가 과도한 감정을 쏟아붓는 신파로 끝이 좋지 않았는지, 한국 영화를 즐겨 보는 이들이라면 잘 알고 있으리라. 이런 내 예상을 보란듯이 빗나가며, 감독은 역시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선에서 신파를 전개시킨다.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 마지막 조윤희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유해진을 제외하면 이야기 전체의 균형이나 짜임새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준과 임지연의 에피소드나 메인 에피소드같은 경우 굉장히 허무하고 무게를 갖지 못한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할지도. 하지만 결국 유해진과 조윤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유해진의, 유해진에 의한, 유해진을 위한 영화. 평점은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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