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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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ILM

2번째 영화, 패신저스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1. 4. 13:59


 

새로운 행성의 개척을 위해 5,000명의 승객을 태운 우주선이 우주를 달린다. 120년의 여정에서 90년이나 일찍 남자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과 여자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이 깨어난다. 우연하게도 남녀 한 쌍이다. 둘은 사랑을 하고, 그 사랑엔 위기가 닥친다. 그리고 다시 사랑이 회복된다는, SF장르를 표방한 로맨스 영화다. 이 영화의 반전은 굉장히 초반에 나온다. 그런데 그 반전이 예고편을 통해 짐작한 영화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지라, 충격이라기보다는 배신감에 뒤통수가 얼얼한 기분이다.

 

주인공들은 90년이나 일찍 깨어났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큰 충격과 상실감에 빠진다. 본디 각자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동기가 있었고, 꿈꾸던 모습이 일시에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대한 우주선의 내부시설로 일말의 자유감을 즐기기로 한다. 이내 그들은 깨닫는다. 아무리 우주선 내부가 넓더라도, 그들은 거대한 우주 속에서 티끌만도 못한 공간만을 차지할 뿐이라는 것을. 결국 그들은 외롭고 가녀린 존재들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존재의 위로를 받을 뿐. 와이드 앵글로 우주선의 전체 모습을 강조하는 것이 꼭 절망하라고 부추기는 것 같지만, 그 가운데서 서로를 하염없이 탐닉할 뿐이다.

 

영화의 제목인 passenger는 우리말로 하면 승객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통수단에서, 승객은 가장 수동적인 존재이다. 본인의 의지로 탑승하지만 내부에서는 그 자유를 억압받는다. 영화에서도, 우주선 아발론 호에 탑승하고 있는 5,000명의 승객들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잠들어있어야 한다. ‘동면기가 그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그러나 짐과 오로라는 동면기가 망가졌기 때문에 자유를 되찾는다. 그들은 다시금 부자유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결국에는 자유를 누린다.

 

영화의 진짜 주제는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유를 포기하면 무난한 인생을 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생의 진정한 가치 혹은 아름다움은 자유에서 나온다. 아발론 안에는 바에만 갇혀있는 바텐더 안드로이드 아서(마이클 쉰)도 있고, 동면기 속에 잠들어있는 수많은 승무원들과 승객들이 있다. 이 안에서 유일하게 자유를 되찾은 두 사람은 비록 목적했던 여정의 끝을 보지 못했지만 되찾은 자유로 둘은 결국 성공한 인생을 보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자유를 좇는 방종이 만들어낸 영화. 평점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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