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8/02 (10)
김사장의 짧은 리뷰
, 모든 차별받는 존재들에 대한 눈부신 찬사 2018.02.26., CGV 대전 복합터미널 할리우드의 판타지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연출이다. 어떻게 글을 쓰더라도 이 위대한 영화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겠지만 감히 글을 써본다. 1960년대 어느 항공우주 연구센터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엘라이자(샐리 호킨스)와 괴물(더그 존스)의 로맨스를 다룬다. 그러나 영화는 로맨스 이상의 그 어떤 것을 다룬다. 바로 차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라는 작품이 있었다. 해당 영화는 정치적인 요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었지만, 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정치적인 요소라기보다는 당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여러 편견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보이는 차별은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에 대한 차..
, 결국 사라진 건 감독의 메시지. 2018.02.26., CGV 대전 복합터미널, 한정된 자원과 끝도 없이 증가하는 인구 때문인지 관련된 영화가 계속 나온다. 필자는 시간 때문에 못 봤던(핑계지만) 도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서 시작하는 영화다. 도 같다. 10년 후의 인구를 100억 명으로 추정하는 미래의 어느 시점, ‘산아제한법’이 발의된다. 증가하는 인구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는 이 법을 근거해 1가구당 1자녀로 통제한다. 시기를 같이 해 태어난 일곱 쌍둥이가 주인공이다. 영화는 30년이 지나 일곱 명의 카렌 셋맨(누미 라파스)에게 벌어진 일을 다룬다. 산아제한정책은 꽤나 오래된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70년대부터 “가족계획정책”을 시행했던 이력이 있고, 중국에서도 문화대혁명 이후..
, 진정한 용기에 대해. 2018.02.20., CGV 용산, 키노라이츠 시사회 실화 기반의 재난 영화다. 모든 걸 제쳐두고, 소방관에 대한 영화라서 봤다. 군경은 여러 영화들에서 주된 소재로 사용하지만 소방관을 메인 소재로 하는 영화는 그리 많지 않으니까(적어도 필자가 봤던 영화들 중에는). 키노라이츠 시사회를 신청하면서 소방관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기대했는데, 영화 보기 직전 출연진을 찾아보니 의외의 호화 라인업에 당황하기도 했다. 미국에는 ‘핫샷’이라는 소방대가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그 피해가 천문학적인 규모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 방어선 구축을 위해 투입되는 최정예 엘리트 소방관이 바로 핫샷이다. 비행기를 이용해 살수를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핫샷은 다른 지원 없이 맨몸..
, 추억은 음모론을 타고. 2018.02.14., CGV 강변 비틀즈의 동명의 곡을 제목으로 하는 영화다. 여러 버전이 영화 전반에 깔린다. Get back home. 최근에는 일루미네이션의 에서도 등장한 적 있는 노래라 비틀즈를 잘 모르는 필자에게도 익숙한 멜로디였다. 굳이 영화는 안보더라도 곡은 들어보길 추천드린다. 노래가 좋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보자면, 용감한 시민상을 수상한 택배기사 건우(강동원)가 유력 대선후보를 암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도망가는 이야기다. 억울한 누명, 강동원의 사슴같은 눈망울, 김의성의 의외의 액션은 다 곁다리다. 이 영화는 음모론에서 출발한 저질 프로파간다 찌라시다. 영화에서 건우의 이야기를 설계한 조직은 당연하게도 국가정보원이다. 어째서인지 국정원은 사건을 설계하고..
, 피다가 져버린 꽃. 2018.02.14., CGV 강변 는 흥부전이 쓰이게 된 이유와 그 유래를 소재로 한다. 굳이 따지자면 민담의 재해석인데, 글쎄, 굳이?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굳이 흥부전을 가져와 이렇게 부질없게 사용해야 했나라는 의문이다. 영화로서의 재미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는 두 가지 점에서 티켓값이 아깝지는 않은 영화다. 첫 번째 이유는 이 영화가 이제는 고인이 된 배우 김주혁의 유작이라는 점이다. 와 가 각각 히스 레져와 폴 워커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보다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됐듯 도 김주혁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필자에게는 나름 특별한 영화가 됐다. 특히 김주혁이 영화에서 연기한 조혁이라는 캐릭터는 흥부전의 흥부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연흥부(정우)를 ‘글쟁이’로서 각성..
, 이 자리에 흑인이 서기까지. 2018.02.14., CGV 강변 마블에서, 아니 어쩌면 슈퍼히어로 장르 최초의 흑인 히어로가 등장했다. 쉴드의 국장 닉 퓨리(사무엘 L. 잭슨)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흑인이 있긴 했지만 이번에는 아프로 아메리칸 조연이 아니라, 오리지널 아프리칸인 주연이다. 약간은 어색한 영어 발음과 아프리카 고유의 문화경관은 첨단 과학 시설이라는 이질적인 서구 경관과 만나 블랙 팬서라는 히어로가 가지고 있는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여느 MCU 영화와 마찬가지로, 도 미술팀의 분투가 돋보인다. 소품은 말할 것도 없고, 가상의 국가 와칸다를 스크린에 담아낸 솜씨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마치 도공이 아름다운 도자기를 빚어내듯 소홀함없이 치밀하게 구성된 와칸다는 아프리카의 유서 깊..
, 이제는 안정적인 프랜차이즈, 그러나 절반의 성공. 2018.02.12., CGV 강변 2011년, 로 처음 시작은 한국형 셜록 홈즈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아무래도 탐정 수사 장르와 듀오라는 설정이 홈즈와 왓슨을 연상할 수밖에 없기도 했다. 그러나 셜록 홈즈 프랜차이즈와는 그 궤를 달리하는 코미디와 상업성은 한국형 셜록 홈즈라는 비난 아닌 비난을 충분히 무시하고 흥행에 성공했다.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의 케미와 패러디(이번 작품에서는 의 롱테이크 장도리 액션씬을 패러디했다), 매 시리즈마다 한 명씩은 등장하는 미녀는 시리즈의 상징이 됐다. 특히 멀쩡하게 생겨서는 허세만 가득한 허당인 김민은 어쩌면 한국 영화에서는 독보적인 캐릭터일지도 모른다. 햇수로는 8년, 작품수로는 3편째 합을 맞추면서 감..
, 주제는 좋았으나. 2018.02.06., CGV 대전 가오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실사영화다. 전체적인 느낌은, 글쎄, 연상호 감독의 만화적 상상력을 담아내기에는 실사영화의 연출 능력 부족인지, 아니면 연상호 감독이 하고자 하는 영화가 단순히 실사영화와는 어울리지 않는 건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연상호 감독과 실사영화는 잘 맞는 파트너는 아니라는 거다. 필자는 에 8/1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다. 영화의 형식보다는 의미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고, 사실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치고는 스케일이 작은 편이라 CG 처리가 미숙해도 티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의 경우는 다르다. 사람이나 물체가 휙휙 날아다니는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영화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때 CG 처리가 자연스럽지 않..
, 미묘가 시기하네요. 2018.02.06., CGV 대전 가오 북핵 문제로 동아시아의 정세가 어수선한 지금, 시기가 매우 미묘한 영화가 개봉했다. 영화는 2001년 9월 11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그 사건’으로 시작한다. 실화 기반의 영화기 때문에 각본에 대해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주제와 개봉한 시기, 그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빈 라덴과 알카에다의 몰락은 전 세계가 지켜본 사실이다. 탈레반과의 전쟁에서 미국은 많은 희생을 치렀고 결국 승리했다. 조지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이라는 병크를 터뜨리면서 탈레반을 뿌리 뽑지는 못했지만, 일단 응징하는 데는 성공했으니 반뿐인 성공일지라도 미국이 가진 힘을 과시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고 하겠다. 문제는 이..
, 나무를 보려다 숲을 놓쳤다. 2018.01.22., CGV 대전 가오 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이 됐다. 1983년에 데뷔해 단 11편의 영화를 연출하고 그의 필모그래피는 끝났다. 대체로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하곤 했다. 농민들의 참혹한 현실부터(), 원양어선을 타는 막장의 사람들(), 행복을 꿈꿨던 좌익수의 이야기(), 비정규직의 애환을 담은 단편() 등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의 곪아 썩은 부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은 방산비리를 그 소재로 한다. 홍기선 본인의 화법이 그대로 드러난 영화는, 용두사미의 모양새로 엔딩 크레딧을 올렸다. 방산비리는 개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군이라는 거대하고 폐쇄적인 시스템 속에서 나타나는 권력의 전횡이다. 필자 같은 일반인으로서는 그 규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