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온리 더 브레이브>, 진정한 용기에 대해. 본문

영화 FILM

<온리 더 브레이브>, 진정한 용기에 대해.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8. 2. 24. 00:25

<온리 더 브레이브>, 진정한 용기에 대해.

 

2018.02.20., CGV 용산, 키노라이츠 시사회

 

실화 기반의 재난 영화다. 모든 걸 제쳐두고, 소방관에 대한 영화라서 봤다. 군경은 여러 영화들에서 주된 소재로 사용하지만 소방관을 메인 소재로 하는 영화는 그리 많지 않으니까(적어도 필자가 봤던 영화들 중에는). 키노라이츠 시사회를 신청하면서 소방관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기대했는데, 영화 보기 직전 출연진을 찾아보니 의외의 호화 라인업에 당황하기도 했다.

 

미국에는 핫샷이라는 소방대가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그 피해가 천문학적인 규모로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 방어선 구축을 위해 투입되는 최정예 엘리트 소방관이 바로 핫샷이다. 비행기를 이용해 살수를 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핫샷은 다른 지원 없이 맨몸으로 산불 한 가운데 들어가는 역할을 맡는다. 어떻게 보면 최전방 혹은 작전지역에서 근무하는 군인과 같다고 볼 수 있겠다.

 

영화는 초반부터 차곡차곡 드라마를 쌓아 올린다. 절정을 위한 준비 작업이지만 근본적으로 이 드라마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최전선에서 화마火魔와 목숨을 건 전투를 수행하는 이들도 우리의 곁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가족이라는 점이다. 그래닛 마운틴 핫샷의 대장인 에릭 마쉬(조쉬 브롤린)는 소방관으로서 어떤 사명을 가지고 있는 영웅적인 캐릭터인 반면 대부분의 주요 인물들은 조금 다르게 그려진다.

 

또 다른 주인공인 브렌든 맥도너(마일즈 텔러)는 마약 중독자였다. 주정뱅이에 전과도 있고, 그의 어머니까지 그를 포기할 정도다. 그런데 그와 만났던 여자가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브렌든은 핫샷에 지원한다.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것, 그게 그를 움직인 동기다. 약도 끊고 체력도 키워서 한 사람의 핫샷으로서 동료들에게 인정받기에 이른다. 성장 장르와 재난 장르가 혼합된 이 영화가 실화 이상의 감동을 주는 이유는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리 근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리라.

 

바로 우리네 부모님이다. 자신의 꿈과 욕망이 분명히 있음에도 부모로서 부끄러운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삶의 최전선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을을 둘러싼 숲을 보며 땔감이라 칭하는 핫샷들과 지나치게 닮아있다. 가족을 대신해 위험한 곳을 향하는 그 모습까지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부모님의 모습을 애써 외면하고 우리의 시선이 향해야하는 곳은 지금도 불과 싸우고 있는 우리나라의 소방관들이다. 적은 페이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시민과 재산의 안전을 위해, 아니 나아가 자신의 가족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The Brave가 아닐까.

 

용기는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것. 평점은 8/1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