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본문

영화 FILM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8. 1. 29. 18:07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2018.01.22., CGV 대전 가오

 

필요한 내용은 이미 1편과 2편에서 전부 나왔다. 남은 건 흘린 떡밥을 회수하는 것 뿐. 때문에 지난 시리즈를 안 봤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관객에게는 불친절할 수밖에 없다. 대충 정리를 하자면, 1편에서 주인공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는 낯선 곳에서 눈을 뜬다. 그곳은 미로 속. 미로를 탈출하려는 과정을 통해 뉴트(토마스 생스터), 민호(이기홍) 등의 친구들을 얻는다. 미로를 탈출하니 어떤 연구시설이다. 여기서부터 2<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의 내용이다. 위키드의 연구시설에서 탈출한 토마스는 스코치라는 곳에서 위키드에 저항하는 단체와 협력한다. 근데 이게 또 수상하다. 어떻게 벗어나긴 했는데, 민호는 위키드에 잡혔고 트리사는 위키드에 협력하게 됐다.

 

3<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여기서부터 내용이 이어진다. 기본적으로 SF 액션 장르긴 하지만, 하이틴, 로드 무비, 하이스트 무비의 장르적 성격도 가지고 있다. 확실한 사실은 1편의 매력, 이 시리즈를 사랑받게 해준 시리즈의 장점은 더 이상 없다는 거다. 소년들은 더 이상 달리지 않는다. 이제는 탈출이 아니라 습격이다. 어떤 연출, 편집을 가져와도 각본 자체에 맹점들이 생겨버리니 예전의 그 맛이 나오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장사가 잘 되는 맛집이 가게를 옮기고 나서 맛이 변해버린 느낌일까.

 

그럼에도 이 영화는 동료 간 희생과 헌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까운 동료 사이에서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내어놓는 희생과 헌신은, 나아가 전 인류에 대한 인류애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애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시각각 우리의 숨통을 노리고 덤벼오는 자연과 민초를 희생시켜 자연의 위협을 막아내려는 지배층의 오만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는 지도 밖으로 행군해야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제도와 법칙을 과감히 벗어버릴 수 있어야한다. 저 옛날 들뢰즈가 말했던 유목민들처럼, 세상의 끝에 숨겨진 문을 발견했던 트루먼처럼.

 

그러나 너무 가버리면 돌아올 수 없는걸. 평점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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