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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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81번째 영화, 범죄도시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10. 15. 16:10

[MOVIE TODAY] 81번째 영화, 범죄도시 (2017)



 

2017.10.10. 화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마동석이라는 배우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마쁜이? 마블리? 마요미?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같이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어지간한 사람들의 머리통만한 굵기의 팔뚝에 있다. 기둥같은 팔뚝과 솥뚜껑만한 손으로 날리는 액션은 그야말로 박력넘치고, 그 타격감은 아마도 국내 배우들 중 최고이지 않을까. 그러나 마동석 배우에게는 아쉽게도, 그는 팔뚝에서 나오는 액션을 빼면 B, 어쩌면 C급까지도 평가할 수 있는 배우다. 눈빛도, 감정도, 대사의 전달력도 많이 부족하다.

 

그런 의미에서 마동석 윤계상의 투톱 영화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윤계상은 그간 여러 작품들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였으나 마동석은 스크린 안에서 연기를 통해 배역의 캐릭터를 살리는 게 아니라 순전히 스크린 밖의 캐릭터를 통해 스크린 안에서 부족한 연기력을 커버하는 배우였기 때문이다. 마동석이 제대로 얼굴을 비추기 시작한 <천군>(2005)부터 <비스티 보이즈>(2008), <부당거래>(2010), <퍼펙트 게임>(2011),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이웃사람>(2012),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나쁜 녀석들>(2014), <베테랑>(2015), <함정>(2015), <38 사기동대>(2016), <굿바이 싱글>(2016), <부산행>(2016), <두 남자>(2016), 개봉 예정인 <부라더>(2017)까지, 험상궂은 얼굴에 팔뚝을 앞세운 마초 캐릭터 아니면 마블리캐릭터를 앞세운 코믹 캐릭터가 전부다.

 

영화는 걱정대로였다. 마석도(마동석)는 그냥 마동석 그 자체였다. 리얼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캐릭터를 구상할 때 마동석을 생각하고 넣은 것 같았다. 마동석의 팔뚝과 반 박자 늦는 타이밍을 그대로 갈아 넣었다. 지금까지 마동석이 연기한 그 어떤 캐릭터보다 가장 순도 높은 마동석이었다. 이에 비해 장첸(윤계상)은 윤계상이 보이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스크린 안에서의 연기 싸움은 장첸이 열 번 싸워 열 번 이겼다. 사실 마동석을 빼면 거의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윤계상의 부하 2명의 연기를 지적할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거다. 외에 황사장(조재윤)을 비롯, 장이수 역의 박지환, 독사 역의 허성태도 엄청난 카리스마를 자랑했다.

 

<범죄도시>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먼치킨 오락물이다. 주인공이 매우 강해서 다 때려 부수고 정의를 실현하는 장르다. 이쯤 되면 슈퍼히어로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감독의 연출도, 다른 주 조연들의 열연도 마동석의 팔뚝과 어눌한 대사 한 줄 앞에서는 태양 앞 반딧불이다. 이런 장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쎄, 필자에게는 감독의 게으름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좋은 장비를 들고 있다 해서 사용자가 게으르면 안 되지. 평점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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