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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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TODAY] 67번째 영화, 택시운전사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8. 15. 16:30

[MOVIE TODAY] 67번째 영화, 택시운전사 (2017)

 

2017.08.12. 목요일. 롯데시네마 라페스타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광주의 5월을 소재로 하는 영화다. 필자가 영화로 접한 518<화려한 휴가>(2007), <26>(2012) 등이었다. <화려한 휴가>는 평범한 시민들이 왜 무장을 하게 됐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였고, <26>518 26년 후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치색이 뚜렷한 영화라는 점에서 필자는 두 영화를 썩 좋아하지 않지만, 적어도 <화려한 휴가>는 시민군의 무기고 탈취 등 무장하는 과정을 (다소의 왜곡을 통해) 보여줬고, <26>은 시간적 배경을 현재로 가져와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을 보여줬다. <택시운전사>는 그 날의 광주를 보여주기 위한 고뇌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가 좋은 영화가 아닌 가장 큰 이유는 갈 곳 잃은 분노가 계엄군에 향해 있다는 점이다. 군인은 명령에 복종해야하는 존재다. 계급론적 관점에서 봤을 때 피지배층이며, 구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주체적일 수 없는, 누구보다 객체인 존재들이다. 감독은 비난의 화살을 계엄군에게 돌리고 있다. 차라리 <26>처럼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리지. 광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검문소의 병사들이나, 시위대를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병사들이 광주 시민의 대척점에 있는 전부다. 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과오를 징집당한 아들들에게 덮어씌우는가?

 

플롯 자체도 중구난방이라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핵심 플롯은 제법 단순하다. 서울의 택시기사 만섭(송강호)이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간다. 데모를 싫어하던 만섭이 광주를 직접 겪고 그들에게 공감한다. 계엄군의 군홧발 아래 광주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무언가에 대한 저항의식을 환기하고자 했던 것 같. 가뜩이나 감독의 갈 곳 잃은 분노는 택시운전사들의 영웅적 행동에 의해 더욱더 흐릿해진다. 어설프게 난입하는 서브플롯들과 뜬금없는 신파, 대상이 잘못된 분노의 표출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한 팩션왜곡으로 만들어버린다.

 

상황에 따른 다양한 쇼트들이나 대사들, 지배적인 컬러를 사용한 씬(방송국 화재, 만섭이 서울 가기 전), 주먹밥을 포함한 여러 미장센 등 영화가 가진 장점들을 계엄군 나쁜 놈들’, ‘악랄한 군인들’, ‘군인이 광주 쳐들어가서등의 대사들로 다 상쇄시키는 감독의 능력도 상당하다. 군부독재라는 시스템에 대한 저항이 아닌 현장에서 시민들을 짓밟는 계엄군에 대한 저항이라니, 근시안적이고 흑백논리에 휩싸인 감독의 역사의식이 일베충과 다를게 무언지.

 

전두환에게 뺨 맞고 계엄군에게 화풀이하네. 평점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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