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MOVIE TODAY] 64번째 영화, 송 투 송 (2017) 본문

영화 FILM

[MOVIE TODAY] 64번째 영화, 송 투 송 (2017)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7. 7. 29. 04:46

[MOVIE TODAY] 64번째 영화, 송 투 송 (2017)

 

2017.07.27. 목요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송 투 송>. 30주차 개봉작 중 가장 괴랄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라이언 고슬링, 루니 마라, 마이클 패스벤더, 나탈리 포트만, 케이트 블란쳇 등 이름만 들어도 전세계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할 수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제법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제목만 들었을 때는 <비긴 어게인>(2014)<원스>(2007) 등의 음악+멜로 장르로 생각하기 쉽다. 착각하지 마라. 이 영화는 <리얼>에 뒤지지 않는 실험이자 예술이다.

 

<송 투 송>은 거의 대부분의 장면이 대화가 아닌 독백으로 이루어진다. 영상 위에 덧입혀진 독백은 제법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 주로 독백하는 인물은 BV(라이언 고슬링)와 페이(루니 마라). 의외로 쿡(마이클 패스벤더)와 론다(나탈리 포트만), 아만다(케이트 블란쳇)은 비중이 적었다. 그래서일까, 세 배우들과 그들이 연기하는 세 명의 캐릭터가 충분히 매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포스터도, 영화에 대한 설명도 로맨스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필자가 느낀 <송 투 송>은 절대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물론 방황하던 페이가 진정한 로맨스를 찾긴 하지만 감독은 대부분의 시간을 자아성찰에 둔다. 아만다는 BV의 주변 인물에 그치니 제외하고, BV를 비롯한 네 명의 인물은 로맨스라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욕망과 자아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한다.

 

필자는 <송 투 송>에서 <리얼>을 떠올렸다. <리얼>이 느와르를 표방한 실험적 예술이었다면 <송 투 송>은 로맨스를 표방한 실험적 예술이다. <리얼>을 떠올렸던 또 다른 이유는 촬영이다. <송 투 송>은 광각렌즈를 이용한 스테디 캠을 사용했다. <그래비티>(2013), <버드맨>(2014),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3년 연속 미국 아카데미 촬영감독상을 수상한 엠마누엘 루베즈키가 카메라를 잡았다. 루베즈키는 <송 투 송>에서 관객들에게 익숙한 기존의 영상이 아닌 새로운 영상을 뽑아냈다. 그럼에도 그의 내공이 느껴지는 영상은 괴랄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필자에게 썩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이유는 바로 불친절한 각본 때문이다. <데몰리션>(2016),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2016)처럼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는 드라마는 좋았으나 전후 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필자는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한 캐릭터의 이름이 쿡인 것을 이 글을 쓰면서 알았다. 이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이름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배우는 이미 마음 깊숙이 내면 연기를 하고 있으니, 각각의 배우들이 가지는 감정만 넘쳐나는 상태. 영상도, 영화 음악도, 미술도 수준급이었으나 테렌스 맬릭 감독 본인의 세계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는 느낌은 썩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다.

 

끝까지 자기 얘기만. 평점은 6/1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