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장의 짧은 리뷰

53번째, 곡성 본문

영화 FILM

53번째, 곡성

김사장의 짧은 리뷰 2016. 5. 14. 05:31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나흥진 감독에게 존경의 박수를. 짝짝.

이 영화의 피상적인 내용은 단순한 오컬트 무비가 되겠다. 귀신 나오고 무당 나오는. 하지만 이 영화에 내재된,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의심'이다. 이 키워드를 캐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 영화가 절대로! 재미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나흥진 감독은 곡성을 통해 시종일관 의심이라는 주제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으며 영화 속 여러 장치들과 클리셰, 배우들의 나무랄데 없는 연기는 감독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관객은 곽도원의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사고하며 호흡한다. 이 영화가 더욱 놀라운 이유다.

영화의 초반에 보여주는 누가복음 24장 37-39절의 말씀이 이 영화의 핵심을 짚는다.

37절 그들이 놀라고 무서워하여 그 보는 것을 영으로 생각하는 지라
38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두려워하며 어찌하여 마음에 의심이 일어나느냐
39절 내 손과 발을 보고 나인 줄 알라 또 나를 만져 보라 영은 살과 뼈가 없으되 너희 보는 바와 같이 나는 있느니라

영화가 시작하는 오프닝 시퀀스가 중요한 이유다.

닭이 3번 운다던지, 황정민의 굿판에 염소가 등장한다던지 하는 기독교적 클리셰도 찾아볼 수 있고 우리나라의 무속신앙의 모습이 지배적으로 나타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것이 관객을 현혹시키는 요소라는 것이다.

곡성에는 관객들이 감독의 의도에 따라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하도록 하는 장치들이 매우 많이 있으며 이는 아주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단점이라면 진짜 메시지가 신선한 소재와 자극적인 연출에 가리워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키워드를 읽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이 영화의 결말이 허무맹랑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영화를 본 사람은 이제 의심이라는 키워드로 영화를 다시 떠올리고, 아직 안본 사람은 자신있게 영화를 보러 가자. 절대 어렵지 않다.

한줄평

거짓과 진실이 드러나지 않는, 끝없이 의심하게 하는 영화. 평점은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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